울림없는 민족혼
2008년은 연극열전2 덕분에 모처럼만에 대학로 연극이 활성화를 이뤘는데, 한쪽에서 연극열전2가 요란한 성찬을 열 동안 다른 한쪽에선 조용히 한국연극탄생 100주년 행사를 이어가고 있었죠. 연초부터 연극열전2가 일관된 분위기를 유지한 채 그 어떤 기획 시리즈보다 파급효과가 대단해서 그 외 기획 시리즈들은 죄다 묻힌감이 있는데 한국연극탄생 100주년 기념 시리즈도 마찬가지입니다. 돌이켜 보면 한국연극탄생 100주년 기념 시리즈는 꽤 큰 포부와 야심을 갖고 엮은 기획물이었고 규모도 제법 컷죠. 연극열전2만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외면받진 않았을 겁니다.
대표적으로 한국연극협회가 주최한 [남사당의 하늘][백년언약][은세계][인간의 시간]이 바람몰이를 주도했고 여기에 국립극장,산울림소극장,고양문화재단,서울시극단,정동극장 등이 연계하여 2008년이 마무리 될 시점까지 한국연극탄생 100주년 기념을 되새기는데 목적을 두었습니다. 그런 한편으로 점진적으로 내놓은 작품을 통해 연극의 대중적인 각인을 위해 애썼죠. 물론 상업적이며 쉽고 무난했던 연극열전 기획들과 달리 100주년 기념 사업은 정극 위주의 무겁고 딱딱한 주제를 갖고 흥미보단 깊이에 중심을 두었지만 [남사당의 하늘]과 [인간의 시간]처럼 전석 1만원으로 판매하여 양질의 공연을 알리기 위해 손실을 감수한 것이나 [은세계]를 액자 구성으로 각색하여 작품이 가진 의미를 보다 쉽게 풀어내려 한 점 등의 다양한 시도는 대중적으로 다가서고자 했던 괜찮았던 시도였습니다.
그러나 최소 본전생각은 나지 않는 레퍼토리에 부담없는 가격을 제시했음에도 대부분의 작품이 가까이 하기엔 넉넉하지 못한 공연기간에 티켓오픈의 지연과 홍보부제까지 겹쳐들면서 이 행사는 더더욱 외골수로 빠지고 맙니다. 극장과 제작진, 출연진들에 쓴 신경만큼이나 홍보 방식에도 머리를 굴렸다면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진 않았을텐데요. 행사의 마지막 작품으로 선정된 [인간의 시간]은 가뜩이나 공연들이 몰리는 연말에 올려짐에도 불구하고 일체 홍보 없이 티켓오픈이 개막시기와 겨우 3주 간격을 두고 판매를 시작했으니 텅텅 빈 객석은 자초한 일이기도 해요. 이렇게 안일해서야 어디 되겠어요? 그나마 [남사당의 하늘]과 [은세계]는 미추 작품이라 저 알아서 홍보에 적극적이었지만 그런 배경막이 전혀 없던 [인간의 시간]은 극장만 겨우 잡고 쓸쓸히 방점을 찍고 있으니 연극탄생 100주년 기념에 의미를 짚기엔 역부족이군요.
연극 [인간의 시간]은 한국연극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국희곡공모 대상 당선작으로 온 가족이 독립운동에 투쟁했던 이회영 선생을 모델로 삼은 작품입니다. 작품은 크게 3가지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첫번째론 이회영 선생을 모델로 만든 독립운동가 이원형과 그 일가족의 독립운동 과정과 투옥, 심문을 통해 일제강점기 때의 항일 운동이 지닌 역사의식과 신념을 조명하고 있는 것이고 두번째론 그의 평전을 쓰는 현대의 미현을 액자 구성을 취하여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 한편 가치관이 달라진 오늘 날과 대조하여 생의 의미를 되짚어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원형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미현의 애인, 광석이 겪는 개인적인 고난과 그로 인한 정신병을 통해 인간이 가진 속물근성과 이기심이 일제강점기 때의 독립투사들이 겪은 핍박과 하나 다를 것 없는 일들이 현재에도 만행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은유하고 있죠. 미현과 이원형의 삶이 한 장면에서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한편 사이사이 광석의 아이러니한 삶을 중첩시키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뚝심있는 작품일 것이란 예상과 기대는 끝끝내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은 하고 싶은 얘기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혼잦말로 되내일 뿐 결코 어떤 감정이입도 유도하지 못한 채 허망하게 끝나버립니다. 심사위원들은 척박했던 시절, 이원형의 사실적인 독립운동 과정과 현 시대 젊은이들의 풍요로운 삶과 가치관을 대조시킨 점에 높은 점수를 준 것 같은데 다루는 방식이 너무 낡고 전형적인데다 상투적이기까지 해서 고리타분하고 매우 지루합니다. 요즘같은 시기에 이런 기획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찾을 순 있겠으나 그러기에 이 작품은 지나치게 안일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어요. 무대극으로서도 효율적이지 못하고요.
애초 미현과 이원형의 삶을 대조시킨 것이 무리였어요. 무대 좌측엔 이원형이 주로 갇혀 있는 옥중 세트가 있고 우측엔 미현의 원룸 세트가 놓여 있는데 대부분의 장면이 한 무대에서 이뤄지고 있고 대게 한쪽 이야기가 전개되면 다른 한쪽 세트는 불이 꺼져 있습니다. 미현이야 이원형의 평전을 집필하는 작가니 그녀가 글을 쓰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원형의 고문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이원형의 독립운동 과정을 모두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건 아니고 전부 그런식으로 풀어낼 수도 없다는 생각에 우두커니 세트 한쪽에서 쓸데없는 동선을 만들어내는 장면이 더 많이 집어넣었거든요. 거기다 의도와 달리 이야기가 중구난방으로 흩어져 중심이 없어요. 이원형의 일대기를 그리기엔 미현의 주변부 묘사가 필요 이상으로 많아 피상적으로 그려진 감이 있고 특히 광석의 이야기가 내내 겉돌고 있습니다. 그가 행방불명 되고 겨우 연락해서 미현을 떠나는 과정에 핵심을 부여하기엔 설득력이 떨어져요.
100분 짜리 극에 담기엔 방대한 구성이 아닌가 싶어요. 아니면 작가의 역량부족이거나요. 미현 캐릭터를 전체적으로 등장시킬 게 아니라 작중화자로서 도입부와 후반부, 그리고 중간에 한 번 정도 등장시켜 이야기를 다잡는 역할로나 존재시켰다면 이렇게 부질없는 메아리로 그치진 않았을텐데요. 그러나 그렇게 되면 작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오늘 날의 세태반영을 시도하지 못했겠죠. 이런 이야기는 한 3시간은 잡고 풀어야 하는데 100분 남짓한 시간 동안 미현을 시집 못 보내 안달 난 아빠까지 등장시키니 각 장면은 다음 장면을 위해 성급하게 마무리되고 다음 장면 역시 간신히 전달사항만 남기고 넘어가니 작가의 역량부족이거나 대본을 못 살린 연출 탓인데 뻔한 수법과 스테레오 타입의 캐릭터, 착시현상이 일어나는 암담한 대사를 보니 전 전자쪽으로 문제원인을 돌리고 싶군요.
무대극으로 올리기엔 취약점이 많은 대본이라 차라리 8.15 특집t.v단막극으로 만들었다면 시대의 아픔과 모순이 그럴듯하게 표현되지 않았을까 싶군요. 장소에 제약받지 않을 수 있으니 혹한과 남루함, 모진 고문과 총소리, 군중들의 모습과 궁핍함 등이 빠른 편집과 카메라 기교로 펼쳐진다면 연극만큼 단조롭진 않았을거에요.
- 공연 보다보면 애들 관객 못지 않게 노인 관객들의 민폐가 여러 사람 괴롭게 합니다. 애들 관객이야 잘 구슬리면 먹혀드는데 노인 관객들은 막무가내라 대책이 안서요. 중간에 몇 명 나갔는데 일행과 같이 나가려고 객석 중간에서 기다리느라 시야 방해를 하는 통에 얼마나 산만했다고요.
오랜만에 좋은 연극 봣습니다...
가격도 넘넘 좋았구여......ㅎ
스폰이 어찌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관객으로서는 참 훌륭한 가격의 훌륭한 연극였던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가득차지 않는 공연장은 홍보가 부족했던 탓일까요,...
우연히 한겨레 신문을 통해서 "한국 연극 100년 창작희곡 당선작"이라는 타이틀의 이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딱히 계획도 없었고 우연찮게 검색을 통해 더욱 끌리게
되었고 예약까지....무엇인가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제목은 "인간의 시간"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강렬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인간애, 휴머니즘
이다. 또한 과거와 현재를 잇는 구조 상 분명 "인간"과 시대를 이어주는 "시간"이라는 요소가 극의
주제임에는 틀림없지만 개인적으로 나만의 주제는 "인간의 조건"이다. 현 시대의 구조를 온몸으
로 느끼며 살아 가고 있는 단 한명의 개인으로서 '휴머니티의 조건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진정 인간다운 것인가'라는 고민을 떨쳐 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공감의 문제이다. 연극, 영화, 드라마뿐만 아니라 소설, 스포츠, 음악, 미술, 음식 등 광의와
협의의 모든 문화생활은 철처하게 개인의 호오에 기반한다. 누구나 똑같은 눈을 가지고 똑같이
느낄 수는 없는 일이다. 밑에 굉장히 지루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고 본다. 그리고 발딪고 서 있
는 현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해준 인상적인 작품이었다는 나만의 평가도 물론 가능한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과거 이원형의 삶과 현대를 이어주는 철학과 교수(나중에 팜플릿을 보고
알았다ㅡㅡ;;)의 상황이 현대의 인간 경시와 물신주의적 풍조를 대변하는 것 까진 이해하겠으나
신자유주의(작가가 밝히고 있는)까지라면....
작품은 이원형이라는 과거의 인간과 현대의 인간과의 연결, 이를 바탕으로 하는 관객과의 공감
대 형성이라는 부분에서 고민의 흔적을 보여주긴 하지만 부족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시울을 붉혀줄 만큼 치열한 "인간의 조건"에 대한 고민, 배우들의 진지하
고 열정적인 연기는 비록 누구나 좋다라고 하는 레젼드는 아닐지라도 나만의 연극으로 기억될
인상적인 것이다.
한국연극 100년 기념연극이란다,
이원형이라는 사람을 주축으로...스토리는 전개가 되고,
그 평전을 쓰는 작가의 이야기 그리고 그 주변............
한국연극100년에 있어서 이런 시대적인 연극의 의미는 뭘까..?
그들만의 축제가 아닌, 관객에게 더욱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는데
한국연극이 되길 바라면서...
솔직히 공연은 정말 너무너무너무 재미없었다..
한국 연극 100주년 기념공연으로 대극장에서 공연함에도 티켓이 만원 균일가!
창작극으로 출연진도 어마어마~~~ 엑스트라만 해도 꽤 된다.
일찍 예매해서 맨 앞에서 관람하고 눈물도 찍고 나왔다.
우리나라 연극이 이렇게 규모도 커지고 저렴하기까지 하면 얼마나 좋을까!
주간
: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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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 판매공연
인터파크 미판매공연/해외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