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완벽한 존재앞에서 너무나 미약한 존재로서의 인간, 그 자체를 섬세하게 표현한 훌륭한 연주였다

한 때 반복적으로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틀어놓고 잠을 청했다. 물론 1시간이 조금 넘는 연주를 다 들어야 했으므로 빠르게 잠드는 것이 이 음악을 듣는 목적은 아니었다. 잠을 자기 위해 마음을 준비하는 일종의 의식이었다. 이 작은 반복적인 의식이 내가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대하는 마음 자세이자, 내가 원하는 바흐 연주의 틀을 제시해 주었다. (나는 피아니스트의 개성에 작곡가의 의도가 함몰된 연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더욱이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에서는 내 취향이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렇기 때문에 종종 듣는 굴드의 연주는 내 의식과, 그 틀에서 벗어나있다.)

이번 공연에서 타로의 연주는 준비부터 새로웠다. 프로 피아니스트중에서 독주곡으로 악보를 준비하는 것은 처음 보았다. 곡을 암보하지 않는 것에 대한 편견은 없었기에 실망하지는 않았다. 처음 아리아에 물방울이 종을 치는 것 같은 맑은 소리에 감동을 받았다. 하지만 중간 중간에 미스 터치로 들을 수 도 있는 과도한 해석이 연주 중간 중간에 나왔고, 쇼팽곡의 연주로 느껴질 중간 중간에 터치와 패달 밟기는 새로움은 있었지만, 내가 원하는 연주는 아니었다.

내가 가진 바흐 연주의 틀을 만족시켜주는 연주는 아니었다. 물론 연주는 실망스럽지 않았다. 1시간이 넘는 연주 시간 내내 공간을 메우는 음악이 감정을 도취시키기도 했으며, 지루해지기 쉬운 연주곡을 전혀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힘이 있는 공연이었다.

앵콜곡 2곡은 스카를라티 소나타와, 쇼팽 왈츠를 연주했다. 솔직히 말하면 본 프로그램보다 앵콜이 더 좋다고 느꼈다. 타로의 쇼팽 왈츠를 라이브로 듣는다는 점에서 큰 감동이 있었다. (타로의 쇼팽 왈츠를 정말 좋아한다.) 1시간 30분 가까이 어떤 현실적 고민 없이 음악에 젖어들었다는 느낌이 들었고, 작은 순간순간에 오롯이 감정에 휩싸인 행복한 경험이었다.

어렵게 구한 티켓이었는데 개성적인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연주에 만족

골드베르크 전곡 연주를 처음들어 레퍼런스가 없지만 피아니스트가 만드는 예쁜 음에 감탄을...
앵콜곡 2곡도 아름다웠다
다음 내한엔 어떤 곡을 들려줄 지 기대된다.

첫 음이 울리는데 가슴이 멎는 줄...^^;

이렇게 좋은 공연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하네요!!!

LG 아트센터는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제일 좋은 환경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