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중년 관객을 타겟으로 했으면 더 좋았을 듯.

오랜만에 대학로 연극 나들이를 떠났다. 주로 젊은 남녀커플에게 초점이 맞춰진 코미디 로맨틱 연애 얘기나 코미디 연극이 주를 이루는데, 챕터투는 아내와 사별한 남자와 이혼한 여자의 사랑 얘기로 인생의 제2장을 시작하는 중년의 삶을 보여준다. 젊은이들보다는 나이가 있으신 분들로 극장이 가득 찼고, 소나기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많은 관객들이 와서 소극장을 채워주어서 연극 보는 분위기가 살아났다. 무대의 인테리어나 소품들 하나하나가 보는 즐거움을 더해줬다. 특히 소기계식 전화기와 엔틱 전화기가 예뻐서 집에 데려오고 싶었다. 벽등도 너무 에뻐서 나중에 우리집에도 설치해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두는 사랑하는 사람과 이혼이던지 사별이던지 언젠가는 이별을 하게 된다. 그게 조금 빨리 올수도 있고 늦을 수도 있을 뿐이다. 아직 나에게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지만 연극을 보면서 과연 나의 챕터투가 온다면 나의 인생은 어떻게 달라질까?를 생각해 보게된 계기가 되었다. 내 인생을 행복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본인이 찾고 노력하는 것이다. 결코 게으른자에게 행복이 저절로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이별의 �謀컥�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나 자신의 제2의 인생 시작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생각하고 용기를 안겨줄 수 있는 연극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보았던 연극과 다른 내용이어서 흥미있게 보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너무 진지하고 때론 웃음을 주어서 정말 유쾌한 시간이었다.

"챕터 투" (작:닐 사이먼 연출:주지희 출연:신덕호, 최선영, 문경태, 윤인조 제작:SY Plays 극장:소극장 알과핵 별점:★★★★☆) 최근에 본 "별난 한 쌍" 에 이은 닐 사이먼의 또 다른 작품이다. 이번에는 남녀 두 커플의 얘기이다. 아내를 사별한 죠지가 불행한 결혼생활을 끝낸 제니를 동생의 소개로 만나면서 이루어지는 사랑 얘기이다. 공감이 잘 안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닐 사이먼이 이렇게 섬세한 심리 묘사의 작품을 썼던 작가였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죠지와 제니의 방을 구분하면서 사실적으로 잘 꾸며놓은 무대와 조명, 음악이 극의 완성도를 높여 주었다.

아내를 사별 후 죠지 슈나이더는 절망에 빠지지만, 그의 운명적 상대 제니 말로네를 만나면서 그는 마음을 열게 된다.
그녀와 함께 있을때 그는 즐거움을 느낀다. 그의 챕터 투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여행도 가보고 혼자 방에도 있어보고 하면서 잊어 보려고 했던 아내가,
제니 말로네와의 즐거운 만남 속에서도 나타나는 것에 괴로워 하며,
잊기 위한 빠른 결혼 후에도, 그를 괴롭힌다.

결국 그는 그녀를 집에 놨두고 여행을 가기로 결심하고, 그곳을 떠난다.
떠나는 사이 그는 깨닭음을 얻고 집에 돌아온다.

" 예전에 이렇게 우울할때는 그냥 길을 돌아다니면 괜찮아졌어.. 그것을 잊고 있었어. "

사람이 무엇인가 큰 상황에 놓이고난후,
전으로 돌아갈수 없는 것은
전과 다르게 행동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전과 같은 행동을 하는 법을 잊어 버려서 이지 않을까.

별난커플에 이어 두번째로 본 닐 사이먼의 작품. 극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닐 사이먼''''스러움이 좋았다. 전에 본 별난커플과 다른 점이라면 조금은 더 진지하고 무거웠다는거? 그리고 별난커플에 비해 조금 한정적인 느낌이었다는거? 별난커플은 연극에 나온 내용 말고도 그들의 이야기가 계속 궁금했다면, 챕터 투는 그냥 하나의 온전한 이야기로써 종결되는 느낌이다.

이 작품도 역시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이별의 아픔을 이겨내고 새로운 사랑의 챕터를 시작하는 남녀를 그리고 있다. 이 작품엔 두 커플이 등장하지만 사실상 주인공은 죠지와 제니 커플이다. 극 중 죠지는 첫 번째 아내와 사별 후 배우인 제니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이는 닐 사이먼의 자신의 이야기를 자전적으로 그렸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모든 인물들 중 특히 죠지의 심리 묘사에 가장 중점을 두었다고 보여진다. 급격히 사랑에 빠졌다가도 또 막상 받아들이지 못하고 고뇌하는 등 변덕스러운 모습은 사랑에 크게 상처받은 사람이 아니면 표현할 수 없는 장면일 것이다. 이런 죠지를 이해하고 기다리는 제니의 모습은 천생연분, 운명, 드라마같은 사랑이 아닌, 사랑하는 사이에서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자신의 사랑에는 너무나도 중대하면서, 자극적인 표현이 난무하는 대중매체의 영향인지 언젠가부터 남의 사랑 앞에선 오락적인 시선으로 보게 되는것 같다. 닐 사이먼도 상업극을 쓰는 작가이지만, 이 작품만은 뭔가 와닿고 공감되는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자기 이야기이다 보니 단순히 오락적인 시선으로는 쓰지 못했으리라.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위트 넘치는 표현들은 참 좋았다. 이 작가의 작품을 볼 때면 TV 시트콤에서의 녹음된 관객 웃음 소리가 들려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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