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는 항상 나에게 하나의 숙제와도 같이 의미로 다가온다. 신화의 내용이 너무나 흥미롭고 다양하게 펼쳐지는 신들의 세계를 접하면서, 때로는 경외감을 느끼기도하고 때로는 인간세계를 확장해 놓은듯한 착각속에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속에 빠져들곤 한다. 아직도 그리스신화의 단편적인 내용을 접하더라도 이야기의 근원을 찾아가면 마치 거대한 산들이 버티고 있음을 확인하고 그 매력에 빠져들곤 한다. 이번에 접한 ''그리스의 여인들 안티고네''는 처음으로 연극을 통해 이야기속에 빠져들었다.
''안티고네'' 중심으로 펼쳐지는 공연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등장하는 인물의 관계를 정확하게 이해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강렬하게 펼쳐지는 극으로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오이디푸스는 왕이 되고, 4명의 자녀를 낳는다. 두 명의 아들과 공연에 등장하는 2명의 딸 ''안티고네''와 ''이스메네''가 있다. 그리고 안티고네와 약혼한 ''하이몬''이 등장한다. 오이디푸스왕이 죽고 두 아들은 왕위 다툼으로 둘 다 죽는다. 안티고네의 숙부인 ''크레온''이 이를 대신해 섭정을 시작한다. 안티고네의 숙모이자 크레온의 부인 ''에우리디케'' 그리고 예언자 ''테이레시아스''가 공연에 등장한다.
공연의 시작은 ''에우리디케''의 차분하면서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시작된다. 공연내용의 배경이 되는 내용을 약 5~8분 정도 상세하게 거침없이 설명해준다. 처음부터 집중하지 않으면 공연의 흐름을 놓칠수도 있다. 이어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연기는 마치 서로의 날카로운 검을 부딪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한마디로 불꽃튀는 접전을 펼친다. ''안티고네''는 조국의 배신자라는 이유로 길거리에 방치된 자신의 오빠 시신을 묻어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크레온''왕은 이를 금지하고 그녀를 동굴 무덤에 산 채로 감금한다. 그녀는 이에 굴복하지 않고 굶어 죽기보다는 자살을 선택한다.
등장인물의 관계를 들여다보면 그 가운데 ''근친상간''이라는 금기가 또아리를 틀고 있다. 이러한 관계에서 파생되어 나오는 여러가지 사고의 체계는 인간 스스로를 옥죄는 하나의 치명적인 도화선이 된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던져 지키고자 했던 ''안티고네''의 죽음은 기존의 체계에 대한 항거이자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출발점이 된다. 공연에서는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과 가치''는 무엇인지를 되묻고 있다.
고전적인 분위기의 무대와 의상이 아닌 간결한 무대를 배경으로 60여분의 짧은 시간동안 펼쳐지는 ''그리스의 여인들 안티고네''를 통해 극단 떼아뜨르 봄날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8월에 새롭게 올라가는 2부가 기대된다.
역대 본 안티고네 중 최고예요!
처음부터 끝까지 쉼없이 이어지는 대사들..
그리고 배우의 호흡..
그리고 연출 뭐하나 빠지는 게 없네요
또 올려줬으면 해요
고전의 묵직한 주제가 배우들의 미친 연기력을 통해 신박하게 연출되었다. 보는 내내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강렬했다.
*블로그URL - http://blog.naver.com/crowley79/221031777600
시체조차 묻어줄수없는 억울한 죽음.
그것이 명령이고 법이되는 시대.
그들은 럭셔리하고 세련된 모습속 마치 재즈바 연회장파티에서 소곤소곤 대화하는모습.
하지만 그속에서 인간의 생사를 논하며 비극으로 상주됨을 볼 수 있었다.
숨길수없는 부정을 누군가는 책임져야할 일.
긴장한듯한 대화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되풀이한다.
몰랐다는 부인은 안하고 잘못되었다는 번복질문.
서무적인 짧은 단답형 대화가 오히려 강하게 다가왔다.
고통속에 살 바에야 죽는게 났다는 결정.
정적인 움직임이 오히려 보는내내 긴장감으로 다가왔다.
각자의 심리는 얼굴표정, 의성으로 리얼하게 표현한다.
고전의 진지한 틀을벗고 마치 TV드라마틱한 연기가 숨죽여보게되었다.
무표정속에 진지한 농담.
결과를 궁금하게 만드는 몰입도가 또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음악과 나레이션이 지난과거를 더욱 상상하게 만들며,
잔잔한 통기타연주가 심리를 더욱 자극한듯하였다.
죽음도 낭만처럼 속삭이는 모습.
왕 또한 사람이기에 고독함과 쓸쓸함.
그렇게 산채로 죽었고 죽은채로 살아있는 답답함으로 남는다.
배우분들 연기가 정말 좋았습니다ㅠㅠ 발음도 다 들리고 무대와의 거리가 가까워서 세세한 숨소리 하나하나 들을수있어서 좋았던거같아용 마지막엔 저도 눈물이 계속 나오더라구요.. 좋은무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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