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헤리치의 슈만 피아노 협주곡에서는 대단한 파워에 입벌리고 쳐다볼 수 밖에 없었고,
아르헤리치와 정명훈 선생님이 함께하는 헝가리무곡의 다정함에는 웃음이 지어졌습니다.
마지막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엔 눈물지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작년 초여름, 어느 어른을 보내고 들었던 비창에서 느꼈던 것과는 또 다른 슬픔이였습니다.

아르헤리치를 다시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모처럼 찾은 공연장이었습니다.
좋아하는 곡들 이었고 또한 정명훈 씨와의 연탄도 있다고 해서 많이 기대했었는데
생각보다 음향이 좋지 않더군요.
1층 R 석에 있었으니 좀 그래도 나았는데
2층 R 석에 있었던 동생 부부는 웅웅거리는 소리에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다고 하더군요.
앞으로는 세종 문화회관에서 하는 공연은 다시 생각해봐야 겠습니다.

두 거장의 연주를 요모조모 따져서 평가하기는 전문가 이상의 수준이 아니면 쉽지가 않습니다만..
관객의 분위기는 확연히 느낄 수 있는 것이 같은 관객입니다.

이날의 관객은 솔직히 엉망이었습니다. 1부의 곡 사이에 들락날락 거리질 않나.. 2부의 차이콥스키 교향곡에서는 3악장 뒤 느닷 없는 박수와 피날레 뒤 정명훈씨가 호흡을 끝내지 않았음에도 박수부터 터져나와서 곡을 망쳤습니다.
정명훈씨는 앵콜을 즐기시는 분입니다(제가 본 공연중에서는 앵콜을 외면하신 적이 없습니다)..헌데 이날은 앵콜을 끝내 받아주지 않으셨죠... 공연 분위기가 마뜩찮았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클래식을 즐김에 있어서 딱딱한 형식만을 강조하고 악장간 박수 같은걸로 시시비비 하는걸 좋게만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연주자들이 혼신을 다해 연주하는 만큼 관객도 그만큼의 집중력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관객만이 그들을 감상하는 것이 아닙니다. 연주자들 또한 관객과 공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날의 공연은 반쪽이었다 생각합니다.

참고로 세종문회회관은 처음이었는데 예술의 전당과 비교했을때 똑같은 3층에서의 관람이라면 세종쪽이 소리가 멀고 조금 답답하게 들립니다.

아르헤리치... 정말 꿈에도 그리던 분인데 이제 한해 한해가 다르신듯 합니다.. 내년에도 뵐 수 있을지... 건강하시길 바래봅니다.

너무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나 환상적이 그녀의 카리스마있는 연주...
그녀의 연주를 볼 수 있는 관람객들은 행운이죠...
열화와 같은 박수에 무릎까지 닿을 듯하게 인사하는 그녀의 겸손함, 순수함이...아름다웠습니다.

그런데...정명훈 지휘자의 공연이 미리 공지가 되었었나요?

정말 황제와 여제의 놀라운 공연이 서프라이즈처럼 펼쳐졌습니다.
피아노 한대를 나눠가며 손가락이 교차되고 온몸으로 리듬을 맞춰가며..
어찌 안 놀랠 수가 있었나요!!
올해 서울시향 공연이 2번째였는데...
역시 매번 깜짝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정명훈 선생님 지휘하는 것만도 바쁘셨을텐데..
역시 감각을 잃지 않으셨어요!

너무 인상적였던 것은 아르헤리치와 정명훈 지휘자가 두런두런 얘기를 하며 들어가는 모습..
관중석의 박수에... 또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면서 나오는 모습..
너무나 자연스럽고 멋진 모습이 아닐수가 없습니다.
그 정도의 명성을 갖고 있는 분이...어깨에 힘이 하나도 안 들어가있는 내츄럴한 모습을 보니..
제가 더 머리숙여 겸허해지더라구요.

언제 또 이런 공연을 만날지 모르겠지만..
단 하루의 공연..
너무나 값진 공연을 볼 수 있어서 황홀 그 자체였습니다! ^^

비창교향곡 마지막 마무리에 어디선가 들려오던 '드드드드' 굴착기인지 발파기인지의소음..
세종문화회관에서 손해배상 내지는 환불처리해야하는가 아닌가 싶어요.
음악가 및 청중에대한 사과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은 별5개였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