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레인을 근 10년에 걸쳐 좋아해온 팬입니다.
공연때마다 가급적 참석해 왔습니다만, 이번만큼은 실망스러운 마음이 큽니다.
처음 공연장에 도착했을 때부터 적잖이 놀랐습니다.
케이블 정리가 안되어 있어 관객이 오갈 떄마다 발에 걸려 다치면 어쩌나,
장비가 망가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래도 장비들이 공연을 위해 필요한 조명 내지 음향장비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관객들이 저마다 듬성듬성 의자에 앉은 채 좌우에 짐을 둔 경우가 있어
앞쪽에 좋은 자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는 수 없이 뒤쪽으로 앉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점도 공연 시작 직전에 누군가가 교통정리를 해주겠거니 하고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좌석 정리 없이 그냥 공연이 시작되었고,
콘트라베이스의 음향이 심각할 만큼 먹먹하게 들려 심장을 옥죄어 왔습니다.
소리가 밖으로 뻗어나오지 못하고 다시 베이스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간 젠틀레인 공연 및 다른 수많은 재즈 공연을 즐겨 관람해온 저로서는 의아할 따름이었습니다.
이건 악기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사전에 공연장의 음향 컨디션을 면밀히 체크하지 않았다는 걸로 보였습니다.
숨막히는 베이스음과 함께 첫 연주가 끝나고,
여느 젠틀레인 공연에서와 마찬가지로 드러머 분이 말씀을 시작하시는데, 마이크가 안나오더군요.
원래도 목소리가 작은 분이시기도 하거니와, 사람들이 가득차 있어서 그런지
작은 공연장인데도 불구하고 대부분 제대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간신히 몇마디 알아들은게 이런겁니다.
"마이크가 안나오는데도 굳이 마이크를 잡고 말하고 있는 이유는 유튜브 생중계를 하고 있어서다.
이 음향장비들 전부 유튜브 촬영을 위한 것일뿐 현장에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순간 모든 것이 명확해졌습니다.
처음부터 이 공연은 공연장에 참석한 관객들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직 신규 앨범 발매를 기념하여 유튜브로 홍보하기 위하여 촬영장을 섭외했고,
섭외하고 보니 공간이 남아 몇 좌석이라도 관객을 초대하면 더 좋겠구나-
이런 판단이 아니었을까 싶더군요.
뭐 그런 의도는 아무래도 상관 없습니다.
어쨌든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좋은 것이니까요.
그렇지만 5만원이라는 비용을 받고 관객을 모집했다면
관객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는 필요했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좋아하는 밴드 연주를 감상하기 위해 몇 달 전부터 예약을 걸고,
이 날만을 기대하던 사람들에게
이건 너무 커다란 실례를 범한 것 아닐까요?
먹먹한 사운드에 가슴을 옥죄고
어떻게든 말을 알아듣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불편한 의자에 몸을 뒤척이다 보니
제가 무엇을 위해 그 자리에 앉아있었나 싶더군요.
음향 상태를 조절할 최소한의 노력도 없이
관객에게 목소리를 또렷이 전달할 적절한 수단을 마련하지도 않고
심지어 ''유튜브 촬영을 위한 공연임''을 명시적으로 밝히지도 않은 채
관객들을 촬영의 부수입 수단으로 동원한 것은
기본적인 매너의 문제라 생각합니다.
제 불만을 따끔한 질책으로 여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여전히 젠틀레인을 응원하는 팬으로서, 계속해서 보다 좋은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
기대와 설렘으로 찾은 연주 장소, 서울 경복궁 근처 통의동 오디오가이.
50여명 남짓한 애정 팬들이 옹기종기 모여 ''젠틀레인''의 연주를 감상.
코 앞에서 피아노와 콘트라베이스와 드럼이 빚어내는 재즈 연주가 실감나긴 했지만,
국내 피아노 가격의 100배즘 비싸다는 뵈젠도르퍼 피아노도 직접 보긴 했지만,
협소한 공연장에서의 연주는 이전의 공연장에서의 연주가 주는 고급진 느낌을 살리진 못했다.
''젠틀레인''연주의 매력은 이름처럼 ''부드럽게 촉촉하게 비가 내리는 느낌''인데, 어제의 연주는
악기들의 조화가 살짝 아쉬웠고 음들이 쌩으로 날아와 꽂히는 느낌이었다. 공연장이 왜 필요한지를 알게 해 준 시간이었다. 드러머 서덕원 아티스트의 연주는 2년 전이나 어제나 변함없이 물이 흐르는 것 같았다. 엄지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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