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얼마만의 오페라인지!
소리도 무대위도 풍성하고 청각적으로도 시각적으로도 호화로운 공연이었네요.
하지만 무대위의 ''한'' 이나 의자 위의 소녀들은 비유나 은유없이 너무 직접적으로
개인적으로는 너무 멋없이 표현한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나부코>는 워낙 유명한 베르디의 대표작이지만 영상이 아닌 공연을 직접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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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이 끝나고 박스 모양의 하얀 무대에 하얀 옷에 머리카락과 얼굴까지 하얗게 분칠한 히브리인들, 빨간 옷을 입은 바빌로니아인들이 등장할때마다 무대도 빨간색 박스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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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로니아의 왕 나부코가 큰 딸인 아비가일레에게 왕권을 빼앗겼다가 히브리 신을 찬양하고 다시 왕권을 되찾는 내용인데… 작은 딸 페네나와 히브리 왕의 조카 이스마엘레의 사랑과 그를 짝사랑 하는 아비가일레의 삼각관계 등 4막을 가득 채우는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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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팽이, 지구본, 한글 ‘한’, 소녀상 등 4막 동안 무언가를 의미하는 듯한 상징물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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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너무 직접적이라 불편하고 작품 전체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조화롭지 못한 것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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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대규모 합창, 압도적 규모의 무대, 역사적 이야기… 그외의 매력이 넘치는 이 작품을 이탈리아에서 온 스테파노 포다 연출에 의해 회화적으로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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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코>에서 가장 유명한 3막의 ‘히브리 포로들의 합창’을 오매불망 기다렸는데, 노래가 조용히 시작하자마자 뒷자리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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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름다운 음악에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뒷자리 아저씨의 훌쩍거리는 소리는 내 감성을 파괴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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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2막 아비가일레가 부른 <Ben io t''invenni... anch''io dischiuso(한때는 행복한 마음이었어)>는 나의 악녀 취향에 다시 한번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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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막 마지막 아버지 나부코가 떨어트린 왕관을 쓰고 바빌론의 신을 찬양하며 왕으로 추대되는 아비게일라를 느리게 흰색과 빨간색으로 대비시켜 그림처럼 마무리한 장면이 매우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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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으로부터 일부 무대장면이 불편하고 이해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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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이었고,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잘 모르는 외국인 연출의 작품이니 조금 더 너그럽게 공연을 감상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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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코>는 분명 감동적인 아름다운 오페라이다. 언제 또 무대에서 볼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으니 더욱 소중한 공연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출연진 라인업들도 아주 만족스러웠는데 연출이 정말~ 따봉따봉~ 무용수들도 진짜 멋있었고요. 이번 나부코처럼 아주 현대적이고 획기적인 오페라 연출이 계속해서 생겨나길 바랍니다.

꼭 다시 보고 싶은 나부코가 되었어요. 다시 만나기를 바라고 재밌게 즐기고 왔습니다^^

좋은 자리에서 너무 만족하게 본 오페라 공연이었어요. 다음에 돌아오면 꼭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만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