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산 김창숙은 대구사람인데 그 분에대해서 잘 모르는것 같아
이번기회에 오페라라는 장르를 통해 접하게 되었네요.
한국어로 하는 오페라, 창작 오페라라는 점에서 굉장히 신선했고
작품성도 높았답니다.

2010대구국제오페라축제 참가 작품 중 유일한 국내창작오페라인 <심산 김창숙> 대구문화예술회관 2010.10.13일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경북 성주 출신의 독립 운동가이자, 당시 우리나라 유림(儒林)의 대표로서 활동했고, 해방 후에는 성균관대학을 설립한 훌륭한 어른의 일대기를 스토리로한 오페라입니다. 심산 김창숙 선생은 1999년에 이달의 문화인으로 선정되어 당시 <나는 누구냐 - 심산 김창숙> 이란 연극으로 재탄생되어 대구문예회관 팔공홀에서 상연된 적이 있습니다. 심산 김창숙선생과 같은 훌륭한 인물을 토대로한 창작극을 보통 연극무대에서 만나기 어려운데 당시에도 참신한 소재와 교훈적인 내용으로 훌륭한 공연을 관객들에게 보여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2009년 연말에 창작극 <앉은뱅이 되어서야 옥문 나서니> 란 제목으로 역시 심산 김창숙의 일대기를 그린 연극이 성주와 대구에서 공연되었습니다.

먼저 이날 오페라 공연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심산 김창숙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심산 김창숙을 처음 알게 된 건 청년시절 대입 논술시험을 대비해서 여러논술자료들을 읽던 중 심산 김창숙 선생의 <심산유고(心山遺稿)>라는 문집 소개 글을 읽었던 것이 이분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게기가 되었고, 이후 이분의 <심산유고(心山遺稿)>는 대학시절 도서관에서 찾아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1973년에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심산 김창숙 선생의 여러 글들과 관련자료, 사진 등을 모아서 간행한 아주 크고 두꺼운 검은색 표지의 이 책은 당시 대학생이었던 저에게 알 수 없는 묘한 깊은 맘의 울림을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책속의 내용들 상당수가 한문 글들로 되어 있어 내용을 많이는 알수는 없었고 관련 사진과 생애의 소개들을 통해 이분에 대해서 이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대구경북지역의 유림이었고 훌륭한 위인인 심산 김창숙 선생의 이야기가 오늘날에 다시금 재조명 되고 오페라, 연극 등으로 상연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이날 오페라는 계명대 교수인 음악가 이영기가 대본을 맡았고, 음악은 계명대출신의 작곡가 이호준이 만들었습니다. 전반적인 이날 공연의 느낌은 심산 김창숙 선생과 당시의 독립운동 및 해방 후 시기의 불안한 사회상황에 대한 줄거리를 바탕으로 압축적인 스토리 전개를 이야기로 나타냈고, 음악은 그에 어울리게 긴박하고도 불안한 분위기 그리고 웅장하고도 의미심장한 느낌을 많이 지닌 소리를 만들었습니다. 때문에 관객들에게 심산 김창숙의 집중적인 활동에 따른 이야기와 그 시대적 배경과 이야기를 충분히 이해하고 그것을 음악적으로 감상하는 데는 좋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일제강점기하 조선의 상황을 음악으로 작곡한 이호준의 곡들은 다른 어떤 오페라에도 뒤처지지 않는 훌륭하고 창의적인 음악적 느낌과 분위기를 잘표현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초연 오페라이기 때문에 몇 가지 아쉬운 점도 발견되었습니다. 바로 극시작부터 무용단의 출연으로 인한 무용이 가미되었는데 굳이 첫 서곡 때는 막이 열리기전 음악연주만으로도 당시의 시대적 느낌과 이야기의 분위기를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인데도 무용단이 출연한 것은 장르적 혼합을 통한 부가적 효과 창출에 기여하지 못했던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한 단순한 역사적 사실의 나열적인 스토리라인은 단순함으로 인한 명료성은 있었지만 깊이감있는 이야기와 스토리는 부족한 듯 했습니다.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식의 복합적이고 내용이 있는 스토리가 엮어졌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또한 이야기의 줄거리가 심산 김창숙의 일대기를 부각시키는 부분보다는 당시대의 독립운동의 흐름과 과정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여 주인공인 심산 김창숙 선생을 부각시키는 쪽으로 이야기의 비중을 조절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심산 김창숙 선생이 일본순사들에게 잡혀가다 말고 광장에서 고문당하는 모습은 무언가 약간 상황과 맞지 않는 무대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오페라 공연의 모든 부족한 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것이 있었는데 바로 음악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호준 작곡의 곡들은 오페라 시작부터 끝까지 그리고 배우들의 아리아들에서도 작품의 분위기와 느낌, 그리고 관객들에게 심산 김창숙이란 오페라를 통해 전달해야할 의미와 깊이 있는 감정들을 충분히 잘 창의적인 음악을 통해서 만들어 내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또 심산 김창숙이란 괜찮은 소재를 사용하여 오페라로 창작한 노력과 시도는 분명히 평가를 받아야 할 듯싶습니다.

대구경북지역을 위한 이야기 발굴 그리고 관광상품연계를 위한 스토리텔링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그와 같은 이야기 창출에 많은 투자와 시도, 노력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대구경북지역의 훌륭한 역사적 인물인 심산 김창숙 선생의 이야기가 우리지역에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고조 자랑스런일인것 같습니다. 아직 첫 상연인 오페라였지만 좀 더 손질하고 약간씩 새롭게 고쳐나간다면 충분히 더 훌륭한 괜찮은 작품으로 만들어 질수 있을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특히, 학생 및 청소년 계층이 이 작품을 많이 관람토록 하여 교육적, 문화적 효과를 얻을 수 있었으면 싶었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인물인 심산 김창숙 선생의 일대기를 다룬 오페라여서 관객석이 많이 비어있었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시민들이 이와 같은 오페라는 많이들 오셔서 관람해주는 문화적 배려와 의식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훌륭한 소재의 이야기를 오페라로 만든 로얄오페라단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문화교양칼럼니스트 장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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