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품이라서 별기대없이 봤는데. 아주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그들의 삶을 마주한 모습에서 제모습을 돌아보게됩니다. 보고있지만 못보는 많은 모습을 생각하면서 마음 한 편이 무거워졌습니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궁금증으로 연극을 보게 되었습니다. 길지 않은 연극이었지만,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무거운 내용들을 마음 힘들지 않게 풀어내 주었고 또한 참신한 방법으로 풀어주어 새삼 새로운 형식의 연극을 본 것 같았습니다. 아이배우님들부터 어른배우님들까지 누구하나 빠지지 않는 연기력으로 몰입감을 더해주었고, 중간중간 위트있는 대사로 무거운 마음을 환기시켜주었습니다. 극중 작가 지수가 쓴 책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바로 서점으로 달려가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그런 공연이었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공연의 작가님께서 실제 지수가 쓴 책을 한번 써서 출간해보시면 어떨지 하는 마음도 듭니다! 출간된다면 제일 먼저 읽어보겠습니다!! 수시로 드나들던 대학로에서 오랜만에 좋은 공연보게 되어 너무 좋았습니다!! 좋은 공연 감사합니다!

밝고 분명하게 전달하는 재치! 잘 봤습니다!

언제나 삶은 지금 살고 있는 방식으로 영속화된다는 니체의 영원회귀 이론이 이렇게 쓰이다니..

기득권은 부자감세, 상속세 절감 등을 논하고 있을 때 이렇게 방치된 이들은 죽음을 맞고 있는 각자 도생의 시대를 너무나 잘 그려낸 듯..

시종일관 코믹한 분위기이지만 조금씩 가라 앉는 분위기는 결국 무거운 결론을 도출해 낸다..

잘짜여진 희곡에 꼬마 배우들을 포함한 배우 들의 열연이 어우러져 메시지와 재미를 동시에 느낀 작품..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은 2022 봄작가, 겨울무대 낭독공연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즉, 신인 작가 조은주를 발굴하는 의미가 큰 작품이라는 의미인데, 첫 작품에서 작품과 현실 사이 괴리를 인지하지 못하고 소재주의에 그치는 현실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소외된 존재의 고통을 진정성 있게 고민한 소설''을 쓴 화제의 신인 작가로 주목을 받지만, 현실에서 마주한 그 존재들은 무명작가 혹은 작가지망생으로 벗어나려고 발버둥쳤던 지옥 같은 현실을 구성하는NPC일 뿐이다. 하여 억대의 수상금은 그녀를 그곳에서 구원해준 동력이다.

작품이 작가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건, 천재로 불렸으나 친일파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경우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노름꾼 도스토예프스키, 전과자 장 주네를 봐도 작가가 꼭 훌륭한 인격을 갖춰야 하는 건 아니다. 하여 작가가 가식적이거나 혹은 희곡처럼 스스로 위선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를, 정치가에 비하면 새발의 피 정도라 굳이 비판의 대상 이유는 없다. 작가를 바라보는 대중 인식 역시 일종의 연예인 혹은 셀럽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은가.

다만 희곡작가로 첫 발을 내딛는 선언을 하면서 스스로 다짐하는 바, 앞으로 행보에 따라 유의미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더해 소설도 시나리오도 아닌 희곡 작가로 한정하면 젊은 작가의 자기비판이 꽤 큰 울림으로 다가올 여지가 있다. 국가 지원이 아니면 작품이 무대에 오르지 힘든 연극판에서 ''왜 희곡을 써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은 꽤나 질긴 고민이다. 21세기에 여전히 작동하는 블랙리스트, 지원을 받는 이상 숙명적으로 감내하지 않으면 안될, 그림자가 여전한 2023년 7월, 왜 희곡을 쓰는가, 하는 고민은 깊은 숙의가 필요하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다시 말해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있으나마나한 작가로 머물고 싶지 않다는 신인 작가의 각오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