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공사장 같아서 입구를 잘못 찾아온 줄 알았는데 규모가 크지 않아서 오히려 좋았고
재즈뿐만 아니라 R&B, 네오소울 등 여러 장르 즐기기 좋았어요.

전부 모르는 아티스트들이었는데 이나래님 공연에서 처음 취향 저격 당하고
유로피안 재즈 트리오, 잉거 마리 공연도 되게 낭만적이었어요.
더운 날씨가 갑자기 선선한 가을처럼 느껴질 정도로..

베니 그린 솔로 넋놓고 보다가 케니 배런...!! 만 80세 거장은 다르긴 다르더군요.
원래 동영상 안 남기고 눈으로 즐기는 편인데
첫 곡 For Heaven''s Sake부터 너무 좋아서 두고두고 들으려고 열심히 찍었어요.

마지막 두 분의 협연은 정말 영화 속에 들어온 것처럼 흡인력 있고
이번엔 또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까 기대하면서 빠져들었습니다.

마지막 공연만 봐도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내년에 또 찾아갈게요!

스텝분들도 친절하시고 무대와도 가까워서 좋았습니다. 음향도 괜찮았구요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실내 공연장에 따로 문이 없다보니 공연이 겹치면 소리가 다 들린다는 점이 신경쓰였네용

풀밭 야외 공연도 아니고 그렇다고 좌석을 충분히 준비한 것도 아니고 땡볕에 더럽고 더운 시멘트 바닥에 주저 앉는 것은 괜찮지만 낚시 의자보다 약간 큰 일인용 캠핑용 의자에 앉는 것은 동선에 방해가 되서 안된다고 하는데... 그럼 동선이 방해 안되는 구석은 되냐고 물었더니 그것도 역시 안된다 였습니다. 멀쩡히 보이겠지만 무릎 수술을 해서 편치 않다고 사정을 이야기해도 믿지 않았고, 다리 아픈 것은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라는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할지... 안내 하는 분과 실갱이하는 것도 싫고, 그 분도 시키는대로 하고 하루 종일 서있어야 할테니.. 긴 말 하기 싫었습니다.

제 값 주고 공연 관람하러 온 사람이 편하게 관람하도록 형편을 파악하고 돕는데 우선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통제에 집중을 하는 것이 과연 맞는지 생각을 깊이 하지 않았을 것이고, 이런 생각인 사람에게 무엇이 바른 판단인지 설득하는 것은 시간 낭비. 행복에 이르는 방법은 어리석은 자와 다투지 않는 것이니 미련없이 자리를 떴습니다.

좋아하는 케니 베이런과 베니 그린의 연주를 듣고 싶어서 공연 예매하고 갔으나 앉을 자리가 부족하고, 가지고 간 작은 캠핑용 의자는 사용을 못하게 하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무릎이 아픈데 5시간 이상 서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공연 관계자께 부탁을 해봤으나 직접 주관하는 행사가 아니였는지 권한 밖의 일이고 어쩔 수 없다고 하시니..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요. 그냥 나왔습니다.

음악을 제대로 집중해서 들을 수 있는 환경도 아니었습니다. 도심 야외 공연이니 음향이 좋을 수도 없었습니다. 음악 듣고 공연 보는 분위기가 음악 듣는 것 자체보다 중요한 공연 환경이었습니다. 섭외한 연주자, 연주와 완벽하게 따로 노는 공연장이었고, 관람객에 대한 배려도 없는 공연 진행이었습니다.

아는 분 십대 아들이 공연 관람이 너무 힘들다고 연락와서 경기도에서 영등포까지 운전해 데리러 갔다고 말씀하셨는데, 이걸 봐도 힘든 사람이 저 뿐만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60살의 베니그린과 80살의 케니베론이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관록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압도적 공연이었습니다. 잉거마리 공연때는 자기 밴드없이 한국 세션과 공연을 했는데 합이 잘맞았어요. 잉거마리가 익숙하지 않을 세션의 이름을 정확하게 발음해서 소개하는것도 인상적이었네요. 케니베론 옹의 80번째 생일도 축하합니다.

이번 공연으로 프로보크 서울에 처음 가봤는데 생각보다 아담해서 오히려 이동이나 공연 관람에 용이했던 것 같아요.
시장/큰 건물 사이에 폐공장을 개조해서 만든 공간인 지 공간의 분위기부터 빈티지해서 좋았고 역이나 버스 정류장과 가까워서 이동도 편리했네요
무엇보다 헤드라이너를 보러 간 거였지만 그 이전 낮 시간에 공연한 팀들도 모두 좋은 공연 보여주셔서 기분 좋은 주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