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의 배우가 평범하지 않은 소재를 갖고 이끌어나가는 극
낯선 세상에서 살아가고 변화해가는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것이 흥미로웠고
마지막 남은 카메라처럼 진한 여운이 남는 극

제목만 보고 '사랑 이야기구나' 했다. 시놉을 읽고는 '소모적 관계에 대한 경종이구나' 했다. 기획의도를 읽고는 '사람을, 사랑을 향한 시선이구나' 했다. 작품 자체도 궁금하긴 했지만, 작가의 사고가, 마음이, 시선이 궁금했다. '이 사람 사랑 할 줄 아는 사람이구나' ? 자의로, 타의로, 때론 필요에 의해 맺거나 이별하는 수많은 인연들. 그 어떤 이름으로든 마주하는 모든 관계 속에는 진취적, 도전적, 고무적인 사회적 성공 언어 이면에 쌍둥이인듯 달려있는 외로움, 고독, 허무, 등의 인간적인 딜레마들이 항상 함께 따라온다. 원치 않아도 경쟁하고 선택해야 하는 인간의 삶이기에 속세를 떠나기 전엔 벗어날 수 없는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고통이다. 이기적이든 이타적이든 삶의 방식은 스스로 택할 수 있지만 분명한건, 그 고통을 고뇌하고 위로하는 과정에 타인에 대한 이해가 녹아 있는가 하는 자문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꼭 필요한 덕목이지 않을까 싶다. ?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아도 괜찮은 사람이 있을까? ? 어쩌면 작가는 허상적이고 소모적인 관계 속에서도 있을 수 있는 '진실한 시선'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관계를 소중히 대할 줄 아는 마음. 따뜻하고 흐믓했다. 너무도 인간적인 그에게 나도 작은 위로의 한마디를 건네고 싶다. 비록 직접적 관계자는 아니지만,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당신이 모르는 인연이 어디에선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고.

관계망각증이라고 해서 관계를 맺고 사람들에게 기억되지 않으면 사라지는 병에 대한 연극이었어요.
그래서 사회 분위기가 바뀌어서 다들 넓고 얕은 관계를 맺는 게 당연해진 세상.
그런 세상에서 주인공들은 깊고 진실된 관계를 원했죠.
사람들에게 잊혀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남주는 혼자 남고 싶지 않아서 여주를 살리려 하지만 여주는 차라리 사라질 것을 바라죠.
관계망각증이라는 사회적 현상을 딥하게 다루기보단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 관계를 담아서 어렵지 않은 내용이었어요.
대신 그만큼 슬프고 안타까운...
세 사람 모두 관계망각증에 대한 두려움 그 자체에 매몰되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삶, 눈앞의 사람에 더 집중하려고 하는 사람들이었어요.
중간중간 멀티가 분위기를 풀어주면서 편안한 구간이 있어요.

독특한 세상관 세계관으로 창의적이고 연인과의 사랑을 접목하여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생각을 하게 하는 연극공연이네요.두연인의 연기가 때론 슬프기도 하지만 중간중간 은영의 애교로 관객의 웃음을 자아냈고, 기자역 배우분의 발랄하면서 밝고 당당한 연기가 인상깊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