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엔 대학로 연극 거리에서 주로 공연을 보아왔는데,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소극장 공유>라는 곳에서 <연극, 생각을 잇-다>라는 테마로 릴레이 연극이 진행중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중 <사막 위에 시든 꽃이 필 때>라는 작품을 접하게 되었고, 스케쥴이 토요일밖에 맞지 않아서 그 날 관람을 하게 되었습니다.

연극을 관람한 후, 벅찬 감동과 동시에 아쉬움이 마음에 퍼졌습니다.
"왜 이 작품을 진작 보러 오지 않았을까... 오늘이 마지막이라니..."라는 아쉬움이었죠.
이미 그 시점에 다음날 막공은 티켓 판매가 끝난 상태였거든요.

원작은 에밀 졸라의 <테레즈 라캥>으로, 이를 한국 배경으로 현지화하여 각색하였더군요.
어쩌면 굳이 한국으로 바꾸지 않고 원작 배경 그대로 각색했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한국 관객들을 대상으로 인간의 파멸과 절망 그 자체에 포커스를 맞추기 위해, 정서 상 추가적인 이해가 필요한 요소들을 최대한 배제하기 위한 것과 동시에, 좀 더 인물들을 구분하고 몰입하기 좋기 위한 선택이었던 것도 같습니다. 아무래도 테레즈나 카미유 같은 외국인보다는 민아 나 병수 같은 한국인이 더 몰입되기도 할 테니 말이죠.


민아의 행동이나 상황만을 놓고 보면 와닿지 않을 선택도, 민아의 심경을 전하는 나레이션을 통해 그녀가 느끼는 소외감과 절망이 더 와닿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 소극장이 지하에 위치한 관계로 가끔씩 전철이 지나갈 때 마다 미세한 울림이 있었는데 그 마저도 민아의 불안한 심리를 반영하듯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의도된 연출이 아니었겠지만 말이죠.


언젠가 극단 공백에서 또 다른 작품이 공개된다면 놓치지 않고 보러 가고 싶어지네요...

"사막 위에 시든 꽃이 필 때" (원작:에밀 졸라-테레즈 라캥 각색,연출:정광환 음향녹음:전종현, 장민혁 출연:박루아, 윤석준, 안현, 장민혁, 김승희, 이은진, 심재근 제작:극단 공백 극장:소극장 공유 별점:★★★☆☆) 제4회 소극장 공유 페스티벌 연극, 생각을 잇-다 두 번째 작품이다. 작년에 "화양연화" 를 봤었던 극단 공백 공연이다. 원작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자연주의 소설가 에밀 졸라가 1867년에 펴낸 소설이다. 2013년도에 영화로도 만들어 졌고, 박찬욱 감독님 영화 "박쥐" 의 모티브가 된 걸로도 유명하다. 굳이 한국식으로 바꿔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조금 든다. 역시 주인공 민아(테레즈 라캥) 역의 박루아 배우님의 연기가 좋았다.

시작부터 끝까지 격력한 감정선이 돋보이는 열연의.작품이었습니다. 자신들의 욕망에 미쳐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아주좋았습니다.

연극을 보고, 인간의 욕망과 탐욕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욕심이 있지만, 그 행동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무언가를 손에 넣고 싶은 욕망이 있지만 막상 손에 넣으면 금방 실증이 나면서 비극이 시작되는 것 같아요.

연극은 너무 좋았습니다. 배우들 연기도 좋았고, 극을 한국식으로 잘 변환한 것 같습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연극 제목이 좀 길어요. 사막 위에 시든 꽃이 필 때. 시놉시스를 보고 이 제목을 다시 봤을 때 머리속에서 물음표가 떴어요. 잘 매치가 안 되더라구요. 인간의 본성과 시든 꽃이 피는 게 무슨 관계인가 싶어서요. 이 제목의 뜻을 파헤쳐 보자는 마음으로 관극을 시작했던 것 같아요. 연극 장소는 소극장 공유로 처음 방문해 보는 곳이었어요. 다른 극과는 다르게 밖에서 표를 나눠 주더라구요. 왜 그런가 했더니 안쪽 공간이 꽤 협소하더라구요. 들어서자마자 지하로 가는 계단이 있고 그 공간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무대예요. 이 점은 알고 가셔도 좋을 것 같아요. 공연장의 느낌과 공연 자체의 느낌이 소극장에서 하는 연극 그 자체더라구요. 제법 오랜만에 느껴 보는 신선함이었어요. 신선함도 좋지만 조금의 아쉬움도 있었어요. 극중 배경은 부잣집인데 사실 무대 연출로는 잘 느껴지 않더라구요. 극중 배우가 언급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 같아요. 그래도 극을 쭉 보니 무대 연출의 최대치인 것 같더라구요. 앞서 언급한 점은 감안하고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무대 연출은 아쉬웠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굉장히 좋았어요. 소극장에서 하는 연극치고는 7명의 배우가 등장해서 꽤 많이 등장하는 편이라 퀄리티가 조금 올라갔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이 극의 좋은 점이 극이 끝난 후 관객과의 대화를 짧은 시간 진행한다는 점이었어요. 사실 해석이 좀 필요한 극이라 이런 시간이 있는 게 좋았던 것 같아요. 짧게 하는 연극이라 아쉽지만 그래도 꽤 좋았던 연극 같아요. 즐겁게 몰입해서 잘 본 연극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