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때부터 어머니의 권유로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는 일리야 슈무클러 피아니스트는 특유의 명랑한 연주가 돋보이는 피아니스트였습니다. 이번 무대에서는 바흐의 <토카타 D장조>,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3번 A장조>, 리스트의 <시적이고 종교적인 선율, 장송곡>, 드뷔시의 <영상 1집 L.110>,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의 곡을 들려주셨어요. 바흐, 슈베르트, 리스트, 드뷔시의 클래식을 연이어서 한 분의 연주로 들으니까 작곡가만의 분위기가 더욱 라이브하게 느껴졌어요. 강렬하면서 경쾌한 주제와 발랄한 트레몰로의 바흐 음악과 뒤이어 부드러운 슈베르트 소나타의 목가적인 아름다운 선율이 대비되어 들리더라구요. 리스트의 장송곡은 역시 리스트 곡 답게 굉장히 화려하게 열정적인 곡이었어요. 2부의 첫 곡이었던 드뷔시의 영상1집은 불투명한 화성으로 이루어진 곡이지만 묘하게 인상주의를 떠올리게 하는 움직임이 살아있는 느낌의 곡이었어요. 드뷔시의 이름이 클로드인 것도 자꾸 모네의 그림이 떠오르게 만들더라구요.ㅎㅎ 마지막 곡이었던 모데스트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은 처음 들어 본 작곡가였는데요, 러시아제국의 화가 빅토르 히트만과 친구였다고 해요. 톨스토이, 스타소프 등의 예술가와 동시대였던 그는 갑작스런 하트만의 작품 전시회를 보면서 이 곡을 작곡했다고 하는데, 총 열가지의 주제로 되어 있는 곡이었어요. 러시아풍의 주제 선율이 음악을 이끌었던 곡이었으며 시각적인 작품을 음악으로 표현한 작곡가의 시선으로 따라가볼 수 있었던 곡이었습니다. 일리야 슈무클러님의 열정적인 무대에 이어 앵콜 연주도 2곡이나 해주셨구요, 피아노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에너지가 강하고 정열적인 연주를 해주셔서 2시간 가까이 지루하지 않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좋은 연주 감사했어요.

사실 클래식 피아노 연주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어서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친구따라 해당콘서트를 관람하러가게 됐습니다. 예술의전당을 간지가 오래되어서 오랜만에 가보니 정말 크더라고요. 친구 덕분에 헤매지 않고 갈 수 있었습니다. 콘서트홀 주변에 음악분수가 있다고 했는데 11월이라 음악분수는 그날 움직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11월이란 시기에 비해 날씨가 따스해서 차한잔 들고 앉아서 쉬기에 좋았습니다. 콘서트홀은 세 군데로 나뉘어 있었는데 이번 게자안다콩쿠르위너 콘서트는 가운데 가장큰 곳에서 하더라고요. 홀 주변에 다른 클래식 공연 팜플렛이 가득 꽂혀 있었는데 그냥 보기에도 시선을 끄는 보고 싶은 공연이 많아서 몇개 챙겼습니다. 게자안다콩쿠르위너 콘서트는 약 1시간30분정도라고 들었는데 오직 피아노 한 대만 있어서인지 소리가 잘 들렸습니다. 순서를 확인해봤는데 익숙한 음악가의 이름도 있고 전혀 모르는 음악가의 이름도 있었습니다. 새로운 클래식 피아노 곡을 알고 싶다면 이 콘서트가 정말 도움이 돌거라 생각합니다. 전 모든게 다 처음이라 신기하더라고요. 연주자가 악보를 보지 않고 저렇게 긴 시간 연주를 하나니. 인터뷰 자료를 보니 하루에 최소4시간에서 10시간까지 연습하신다고 하더라고요. 전문가는 다르구나 싶었습니다. 관객이 많았는데, 연주가 끝나고 박수가 끊이지 않자 두 번이나 앵콜 피아노 연주를 해주셨어요. 돌아가는 지하철 시간이 빠듯해서 사인을 받지는 못했는데, 사인줄도 어마어마 했습니다. 좋은 경험해서 무척 기쁘고 클래식 피아노 연주회가 정말 관객에게 친절하다는 것을 느낀 계기가 됐습니다.

1부와 2부를 통틀어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정교한 테크닉과 깊이 있는 감정 표현이 어우러져 감탄하며 몰입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곡인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은 압도적이었고 다시 한 번 꼭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연 후 열린 사인회도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본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앵콜, 무대매너까지 완벽한 공연이었어요! 다음에 또 한국 오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