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예술센터, 8시, 로미오 지구 착륙기



먼저 남산예술센터는 공연장이 대학로연극 무대와는 많이 달르더군요.
무대를 둘러싸고 관객석이 계단형으로 올라서있어 위쪽 좌석일수록 내려다보게되는 형태였습니다.
무대크기도 매우 커서 각종 회상씬이 등장할 때 원근감을 사용하여 표현이 용이했습니다.



공연장에 들어서자 수십명의 배우(라고 해야할까 배우지망생분들이라고 해야할까)분들이 넓은 무대를 왁자지껄 채우고있었어요.

다들 이건 뭐지? 연출이야 뭐야 수군대던 중 장진감독님이 등장하셨어요. 키도 크시고 호남형에 멋지시더군요~

다들 잘 하리라 믿는다는 말과함께 대시길이 모자라 이렇게 무대위에서 대기할 수 밖에없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ㅋㅋㅋ 아. 이것은 연출도 뭣도 아니었던 것이죠.



장진의 영화를 좋아하고, 그래서 영화 이전에 장진감독이 연출했던 수많은 연극들을 보지못했다는것이 늘 아쉬웠는데 그래서 이 기회는 설레고 들뜨고 기대됐습니다다. 표값도 9천원이라 부담없이 예매할 수 있어서 더 좋았죠.


간단한 줄거리는, 달동네에 유에프오가 떨어집니다다. 진짜 유에프오가 떨어진건 처음이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원래 재개발예정이었던 이 동네에는 날벼락인셈이죠

재개발이 무산될 위기에서 주민들은 대모를 하고 윗분들은 지들 사정만 챙기고. 알고보니 우주선엔 로미오라는 외계인도 있었고. 이 와중에 이 우주선을 처음 발견한 동네주민은 어릴 적 부모님을 여의고 부모님이 저 먼 별에 가신거라 믿어왔던 우주연구가 김박사라는 주인공이 있습니다.

이 우주선의 등장엔 결국 사회적문제, 김박사의 어릴적부터 쭉 품어온 별에대한 순수와 열정이
함께 녹아져 있었던 거죠.
어느 이야기든 사람의 꿈을 이야기 합니다. 그건 사람과 뗄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지겨우면서도 수긍하게 되는 것이 누군가가 가졌던 꿈에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연기하는 분들이 서울예대 연기전공하시는 분들인듯 했는데 몰입도가 떨어지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완벽히 감정이입 될 정도는 아니었지만..다들 열연하신만큼 좋은 연기였습니다.
이제껏 본 연극 중 가장 큰 규모였고, 무대가 넓다보니 유에프오도 등장하고, 등장인물도 많고 그래서 설정에 의한 재밌는 요소가 더 많았습니다.

처음 이 연극을 예매할 땐 그거 장진감독의 신작이라는 타이틀에 끌렸지만
그 이상으로 재밌게 잘 봤어요.

장진감독의 팬이라 신문에서 보고 바로 달려갔습니다.
동아리 기념극이라 등장인물이 60명에 달했다는..
다소 산만했던 느낌도 지울 수는 없었지만
독특한 소재로 볼만했습니다.

장진감독님께서 동막골 이후 8년만에 쓰식 희곡이시라기에 일요일 오전 기대 충만하게 서울예대 극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분명 희곡인데!!
저는 주정뱅이 황씨 아저씨와 윤씨할머니의 이야기에 울다 웃어버렸더라죠.

이 극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남은 마지막 재개발지역에 UFO가 불시착 한다라는 모티브로 시작된 서민SF라는 장르의 연극..
연극 시작 전 이러한 대강의 줄거리를 읽었는데...
읽고나서 이 연극... 무슨내용일까? 더 궁금해졌어요.. 내용이 어떻게 흘러갈지..더 모르겠고..

무대에는 극 시작 전임에도 불구하고 배우들께서 하나 둘씩 나오시더니 어느 순간에는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이 나오신듯 무대가 꽉 찼습니다. 오히려 관객인것 마냥 저희를 보며.. 혹은 자신들끼리 웃고 떠들고 있었습니다. 모습이 하루이틀 그래온게 아닌 듯 싶었는데, 알고보니 대기실이 없다고..;;
연극은 분명 이 연극의 주인공이고 실마리이며 제목에도 이름이 '꽝' 박혀있는 로미오를 감독님께서 소개하며 시작했더랍니다. (주인공인데 얼굴도 별로 안나오고 대사도 없다며..소개를)

어딘가 어수룩한 박사 김주중씨 그리고 그의 딸 미미.. 나름 주인공 외계인 로미오..를 주축으로
달동네 사람들과 대통령님외 그 측근들은 두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저희에게 눈물과 웃음을 주었더랍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UFO인데 집값 떨어진다고 시위하는 달동네 사람들..
그동안 판자촌 재개발이 되어 사람 살만한 집 한채 갖는게 유일할 희망이었기에...
어서 UFO를 내보낼 생각만 하는데.. 그 와중에 감동도 있고.. 급 반전된 웃음도 있고..
장진 감독님 다운 순간 순간 위트에는 그냥 맘 놓고 웃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극에 쓰인 음악이 마음에 들어서 OST는 없는지.. 궁금할 뿐이네요..

삼촌과 이야기하는 어린 주중은 왠지 장진감독님 어릴적에 그러시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서도 한가지에만 몰두하는 그런 모습이 장진감독님과 적잖히 닮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냥 제 식의 감상이랄까요? 작가를 극중 인물에 투영시키는 재미를 쏠쏠히 보고 있거든요.
스포는 없습니다. 거의 없을꺼예요.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연극이었습니다. 다시보면 또 다른 느낌일 것 같아요.

어쩌면 장진감독님의 극이라면 무작정 좋다하는 1人이 쓴 후기였습니다.
그럼 이만..

런타임 150분이라서 바짝 긴장하고 갔는데 재밌었어요~

시간이 그렇게 긴 줄 모르고 봤습니다. ^^

대한민국에 UFO가 떨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신선했습니다.

무대를 꽉 꽉 매우는 많은 배우들의 열정도 좋았구요

~♬

재밌게 웃었고
즐겁게 나왔습니다
대통령에대한 표현은 사실 잘 안 와닿은 것 같구요 마지막 장면은 제겐 조금 뜬금없었는데,
정부비판을 그저 유행삼아 가볍게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조금 안타까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관객을 위해 유머러스하고 쉽게 표현하다보니 그렇게 전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이 연극은 우리에게 큰 소리로 웃을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주는
기분좋은 연극입니다. 추 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