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국악을 친숙히 알리기위해 만들어진 한국적 뮤지컬 <시야> ㅡ"♥



요새 갔던 소극장의 뮤지컬을 만나다가, 충정로 가야극장와 같은 대극장에서의 공연은 오랜만이었다. 같이 갔던 언니도 대극장은 오랜만인지라 설레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우선 팜플렛을 들고 읽어보기 시작했다. 연출자, 음악감독, 시놉시스와 출연자, 그외 내용들. 간단히 설명하자면 <시야>는 동양적인, 즉 한국적 뮤지컬이었다. 마지막에 '시야'가 나와 소개했던 것처럼 우리 국악을 알리고, 사람들에게 친숙히 다가가고자는 의의로 만들어진 뮤지컬이었던 것이다. 스토리부터 춤, 노래까지 다분히 한국적인 국악으로 준비된 <시야>는 오랜만에 신선함을 느꼈다. 단순히 재미, 감동, 음악만이 아닌 우리의 것을 보여주고자 만든 것이어서 또 다른 신명을 느꼈다고나 할까?

간단히 소개글을 배껴보자면, '신들의 숨겨진 사랑이야기 시야(MUSICAL Siya) 지금까지 이런 뮤지컬은 없었다!! 국내 최초의 오리지널 한국 뮤지컬!! 비밀 속에 감춰진 신화가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풀려난다.' 라고 한다. 이말 그대로인 것 같다. 직접 보시게 되는 분들은 알겠지만, 요즘 뮤지컬들 중에는 이러한 뮤지컬은 없다고 생각된다. 밑의 사진에서 무대를 보시면 알겠지만, 양쪽으로 우리 악기가 놓여져있다. 북부터 태평소, 가야금, 꽹과리 등- 기본적인 음악은 깔리지만, 1시간 반정도 가까이 내내 양쪽에 2명씩 총 4분이 쭈욱 연주를 하신다. 한 분은 목소리 역할까지 하시는 분도 계신다. 어디 이런 뮤지컬이 있으랴. 뮤지컬 내내 즉석에서 바로바로 연주를 하면서, 그 음악에 맞춰 배우들은 연기하고 노래하고 춤을 추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시놉시스를 보자.

신들만이 존재했던 수 천년 전, 신들의 세계에서는 사랑이란 감정이 없었다. 어느날 세계를 다스리는 최고의 신 상천은 병에 걸리게 된다. 상천의 신하 상상은 상천의 병을 고치기 위해 춤과 노래로 상처를 치유하고 사랑을 전하는 가객집단의 신들을 찾아 나선다. 한편, 가객집단의 사랑의 신 시야는 자신을 찾아온 상상의 부탁으로 남동생 파아란을 남겨 두고 춤의 신 수이와 함께 상천을 찾는다. 처음 만난 상천과 시야는 서로의 춤과 노래로 교감하며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시야를 연모했던 파아란은 질투에 휩싸여 상천을 향한 저주의 제를 올리고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상상은 그에게 고독의 형벌을 내린다. 시야는 이 사실을 알고 죄책감에 휩싸여 상천을 저주하고 상천과 상상은 시야에게 1만년 동안 빛을 보지 못하는 암흑의 형벌을 내리고 괴로워 하는데...

뮤지컬을 보면서 내내 이상하게 생각했던 점이 첫째, '시야'는 바람둥녀인가? -_-; 웃기게도 남동생인 파아란과 사랑의 노래를 나누다가, 상상의 부탁으로 상천을 만나자마자 시야는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파아란이 벌을 받자 급 상천에 대한 마음을 접고 파아란과 같은 길을 걷는다. 둘째, '수이'는 정확하게 어떤 감정으로 행하는 행동인가? 라는 것이었다. 수이는 파아란을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단순히 시야를 부러워하고 시기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결국은 시야와 파아란이 잘 되도록 도와주는데 그녀의 감정은 일정하지 않다는 것. 그 의문점은 보는 내내 스토리의 흐름을 방해하게 만들기도 했다. 신들의 사랑이라서 그런가? 개연성이 없어보이는 부분이 있었다.

제일 처음 시작에 '파아란'이 무대에서 내려와 관객들에게 악수를 청했다. 나도 반짝이는 눈으로 이쪽으로 오지 않나 열심히 쳐다봤지만, 올 기세가 안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내 앞으로 쭈욱 걸어와서 나에게 인사하고 손을 내미는데 그 순간 너무 기뻐서 활짝 웃으며 나도 인사하고 악수를 청했다. 가까이서 봤을때 정말 예쁘셨다. 남자역인 남장여자분이셨지만 그 예쁜 얼굴은 가리지 못했다. 음색도 참 좋아 듣는 내내 귀가 즐거웠다. ^^

오랜만에 완성도 높은 공연이라 보는 내내 즐거웠다. 우리의 국악에는 다른 음악에는 없는 신명남이 있어 나도 모르게 '얼씨구~' 라는 소리가 목밖으로 나올뻔했다. 국악이 낯선 소재는 아니지만, 뮤지컬로는 없을만한 그런 소재라 신선하고 즐거웠다. 그리고 이 뮤지컬을 보면서 3~4년전에 봤던 nonverbal festival에서 했었던 한국적 포퍼먼스 '최소리 아리랑'이 생각났다. 그때도 참 즐겁고 신명나게 즐겼던 것 같은데 말이지. - 이 뮤지컬이 널리널리 퍼저 우리의 국악의 알림이 되는 뮤지컬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