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공연을 보고난 직후 나는, 우리는 또다시 참사를 마주하게 됐다.
우리에게 이전의 참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유효한지 여실히 느끼면서.
지긋지긋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권하고 싶은 공연.

''''기''''씨 형제들, 하지만 성격은 제각각.
나는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기록하며 어떤 것을 기념했을까?
공감하면서도 무섭고 두려웠다. 내 주위의 존재들이 사라질까봐.. 혹은 내가 사라진 후 남겨질 사람들 때문에.. 이런 가슴 아픈 파티.. 두 번은 사양하고 싶다...

세월호에 관한, 사고에 관한 극은 보고서 분명히 마음이 안 좋을 건데 왜 보러가는걸까?하는 생각을 하며 극장으로 발길을 향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망각하고 있어서 그렇제 우리에게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사실을 집요하게 파헤치다보면 살기 불안해지고 제삶에서 시선이 벗어나 집중할 수가 없다보니, 마음 한켠에 항상 사고가 나서 죽더라도 할 수 없지라며 자신의 삶의 종점을 회피하며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주제의 이야기는 다소 음울하고 타인과 나누기에는 제가 못나보이기에 굳이 들춰내서 이야기해본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새로웠어요. 아 이런 것도 무대에 이렇게 올릴 수 있구나 싶어서.

2014년부터 지금까지 세월호참사와 그 이후 발생했던 사건/사고들의 일련의 사실들의 기술인데도 참 많이 마음이 아픈 공연이었고, 아마 사실인 걸 알아서 마음이 더 안 좋았던 거 같아요. 현실의 문제에 헐리우드 영화결말처럼 깨끗한 맺음이 있기를 바라지만, 그렇게 사회가 굴러가진 않겠죠.

그래도 이런 고민을 함께 했어서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에 파티에 참여해줘서 고맙다는 김보경 배우의 말에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미친듯이 춤인지 몸부림인지 이후에 난 후 곧 울음이 터질듯한 얼굴로 감사하다고 말하는 모습에 절절한 진심이 느껴졌어요 그때는 제가 미처 말을 못했는데 리뷰로나마 이야기하고 싶어요 제가 더 감사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시국에 이런 공연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신세계 분들 다들 존경하고 감사합니다

관객 참여형 연극을 처음 접해봤습니다. 저는 관객인데도 ‘관람‘이 아니라 행위자로 존재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연극을 보러 온 게 아니라 함께 기념회를 열고 기억을 도모하는 것 같았습니다.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극단 신세계의 색깔이 잘 드러난 연극이에요. 화장실도 쾌적해서 좋았습니다. 이 연극을 보고 바로 다음 날 또 다른 참사가 일어나 착잡하고 씁쓸한 마음입니다. 모든 것을 기억하며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