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이 순삭한 이유가 뭘까 궁금하다 내 친구가 낀 늙깍이 여덟 배우님들의 땀이 베인 작품이라서일까? 10살때부터 간직힐 꿈을 키워온 연출가님의 업력이였을까? 암튼 지금까지 본 연극중 손에 꼽히는 극을 선물해준 모든분께 감사하고 수고하셨다 전하고싶다

오랜만에 지인을 통해 대학로에서 ‘천국보다 난장’ 연극을 관람하게 되었다.
배우들을 통해 다양한 여성으로의 삶을 표현하고 있었다.
전문 배우들은 아니었지만 연극을 통해 그들의 열정을 볼 수 있었다.
자신을 찾고자 무대 위에 선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또한 나 자신을 나의 삶을 뒤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B2S 단원의 앞으로의 무대도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다시 보게 해주세요.!

우리는 지금 어떤 존재로 각인되어 살아가고 있나. 여성으로서, 한 가정의 주부로서, 누군가의 아내로서, 엄마로서, 딸로서, 여학생으로서, 혹은 남성으로서 지정된 역할에 충실할 것을 강요받지는 않았나. 사회적 시선으로 인해 진정한 '나'를 잃지는 않았나. 무대는 삽시간에 극단 B의 연습실과 카페 물을 드나든다. 때로는 무대의 배우들이 정말 역사 속 인물이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기도 하고, 어쩌다 현실이 파고든 작은 균열로 순식간에 연극 속 배경과 연습실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기도 한다. 여러 차례 진행되는 배경의 변화와 인물의 변화 속에서 우리는 열다섯 명의 이야기와 갈등을 마주한다. 때로는 무척이나 뜨겁고 어쩔 땐 가슴이 절절해질 정도로 눅눅하다. 여성인권과 페미니즘이라는 주제 안에서도 갈라지는 의견들은 부지기수지만, 그들은 결국 진정한 '나다움'을 찾기 위한 여정으로 하나 된다. 천국에 가기엔 너무 뜨겁지만 '나'를 잃지 않는 이곳이 그들에겐 천국이다. 여전히 난장판이어도 그들만의 아주 작은 우주다. 연극을 보는 내내 수차례 배우들과 눈을 마주했다. 나 혼자만의 착각일 지도 모르겠으나, 분명히 느꼈다. 우리는 두 눈을 마주했고, 그 순간순간마다 우리의 우주가 서로 충돌했음을. 그들의 눈에서 느껴진 순수한 열정과 즐거움에 현실을 사느라 잠시 잊었던 과거가 떠올랐다. 나도 이들처럼 정말 순수하게 즐겁고 행복했던 것들이 있었다. 포기하려 했던 작은 꿈이 있었다. 진정한 '나'를 찾고 '나답게' 살고자 했던 열다섯 명의 인물들과, 무대 위에서 살아있음을 느꼈을 아홉 명의 배우들에게 무한한 박수와 연대를 보낸다. 이들이 존재함으로써 누군가는 큰 용기를 얻었을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이미 늦었다 생각한 꿈을 다시 불피웠을 것이리라. 이들의 아름다운 도전이 영원할 수 있기를. 너무 어리석거나 아님 너무 매혹당했거나.

우리들의 일상을 잘 녹여낸 연극. 편하지 않은 주제지만 연기력이 뛰어나 편하게 관람했다. 나의 삶을 돌아보고 인생 제 2막에서의 정체성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게 만드는 연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