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뮤지컬이라는 특성에 맞추어 아주 잘 만들어진 작품이었습니다.
허나 그 특성때문인지 배우들의 연기가 미흡한 나머지 극에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듯한 느낌도 있었지요. 하지만 여러가지로 아주 흥겨운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관객들의 추임새는 공연을 보는 또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국악이라는 것이 참 좋더군요.^^

이벤트에 당첨되어 오늘 저녁 공연에 다녀왔습니다(정말 감사합니다!).
국악을 좋아하고, 또 국악뮤지컬이라는 장르는 저로선 처음 접하는 것이라서 기대를 하고 공연장에 갔습니다.
전 사실 국악뮤지컬이 마치 영화 '쉘부르의 우산'처럼 전체가 노래로 되어있는 작품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보다는 연극적인 요소가 훨씬 많이 가미된 공연입니다.
물론 창을 하는 장면도 많이 등장하지만 연극과 거의 반반의 비중인 것 같아요.
무대가 앞뒤로 꽤 넓어서 맨 뒷쪽에서는 해금, 대금, 가야금 등의 국악기와 첼로, 작은 타악기 등을 연주하고, 그 앞에서 배우들이 공연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무대가 마치 생선접시처럼 가운데는 가장 낮고 양쪽 끝으로 갈수록 완만하게 올라가는 형태라서, 어떻게 보면 한옥의 지붕을 형상화한 것 같기도 하고 극의 분위기와도 잘 맞아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작품에서는 흔히 보지 못했던 독특한 구성이나 연출도 종종 등장하는데, 예를 들면, 한 무대 위에 두 명의 진채선이 동시에 등장하는 것이라던지, 극이 시작될 때의 장면들이 극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등장한다던지 하는 것 등에서요.
반전이 있다거나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기보다는 다소 평이하고 호흡이 긴 작품이긴 하지만, 이 외에도 연출에 공을 많이 들인 흔적들이 여기저기 보이는 것 같아요.

다만,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면 공연소개에서 강조되었던 '조선 최초의 여성 명창'이란 부분이 극중에서는 거의 드러나지 않고, 여성 명창으로서의 활약상이나 고뇌도 비중있게 다루어지지는 않다는 점입니다.
배우들의 연기에서도 다소 미흡하고 어색한 부분들이 많이 보이고요.
(그리고 공연이 시작되고 한참 지나서도 정말 많은 관객들을 들여보내고, 중간중간 계속 나가는 관객들을 제지하지 않는 점이 다소 불만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