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인의 방문을 보고있자니 시작부터 어떤스산한분위기...
우울해졌습니다
처음에는
"부인 우리는 야만인이 아닙니다
우리의손에 피를 묻히기보다는 차라리 가난하게 살겠습니다"
라던 마을사람들이
"돈 없이는 춤 출수없다"는 마음으로 마을사람 모두가 서서히 변해가는
부조리한 상황을 보면서 우리마음안에있는 두가지 양면성에 공감할수 있었습니다
연출방식이나 무대흐름 대사들이 무척 흡입력이 있었습니다
많은생각을 하게 만든 공연이었으나 순간 잠깐 졸았던것은 어떤이유였을까요
아무 표정없이 눈빛만으로 노부인 클라라 연기는 복수를 향한어떤집념은
충분히 전달 되었습니다
인간의 본성을 드러낸 수작이었습니다

이 작품의 시놉을 읽고 나서 느꼈던 그 강렬한 느낌이 나로 하여금 공연 예매와 관람으로 이끌었다. 옛부터 인간성이란 등 따숩고 배 부른 - 즉 먹고 살만했을 때에야 비로소 그 존재감을 드러내왔음을 거론하기란 얼마나 새삼스러운 일인지, 이 작품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랑했고, 마음처럼 몸도 섞었고, 그래서 여자는 아이를 임신했지만 당면한 현실을 책임지고 보다 나은 미래를 함께 모색해야 했던 남자는 비정하게 돌아선다. 여자의 아이가 자신의 자식이 아니라며 외면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소송을 건 여인을 상대로 증인을 매수하는 비열한 짓도 서슴지 않았다. 그녀와 잤다고 거짓 증언하는 두 명의 사내 때문에 여인은 파렴치한 창녀로 몰려 더없이 치욕스런 오명을 뒤집어 쓴채 비참하게 도시 밖으로 쫓겨난다. 그녀는 남자에게 모욕받은 대로 진짜 창녀가 되었고, 훗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부유를 소유한 부자가 되어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와 한맺힌 복수를 시작한다. 얼굴에 점 하나 찍고 나타나지만 않았을 뿐이지, 이것은 아침/일일 드라마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막장 스토리가 아닌가?!



이 작품의 원작이 스위스의 극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에 의해 쓰여졌다는게 믿기지 않을 만큼 고루하고 통속적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인간의 비열함과 몰염치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결같았음을 보여주는 반증이 아닐지. 이같은 극적인 - 까놓고 말하면 개막장 - 드라마 덕분인지 객석에는 40대 이상 중년층 관객도 제법 많이 보였다. (TV드라마로 내공을 쌓은 아주머니들에겐 인이 박힌 스토리이니 이해도 공감도 참 용이했을 것 같다. ) 생각해 보면 적지 않은 비극이 소위 말하는 ''막장''이다. 저 멀리 고대 그리스 비극에서부터 영국의 윌리엄 셰익스피어를 거쳐 근대 노르웨이의 헨릭 입센까지, 우리가 고전이라 칭하며 널리 읽고 있는 많은 작품들이 요즘 TV를 수놓는 막장드라마의 전신 혹은 마르지 않는 창작의 원천이라 해도 과히 틀리지는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게, 지금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같은 규제기관의 감시에 걸려 도저히 전파를 탈 수 없을 것만 같은 이야기들이 그 옛날 옛적에 이미 텍스트화 되었던 까닭이다. (똑같은 막장인데 어떤 것은 고전이자 세계명작으로 칭송받고, 어떤 것은 개막장이라고 쌍욕을 먹는 이유는 각자 알아서 생각해보자. )





단 한 건의 살인, 시체 하나의 대가 - 천억의 희사를 대가로 교환되는 정의와 양심



그녀의 복수는 정당한가, 부당한가?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인 시민들은 정의로운가, 비열한가? 사실 이 작품이 갖고 있는 다양한 가치의 충돌은 흑백으로 이분하여 똑 떨어지게 갈라놓을 수 있을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다. 노부인의 복수는 사적 처벌을 엄금하고 이를 국가 공권력이 집행하도록 하고 있는 현대 법치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동이지만, 우리는 심정적으로 그녀의 마음을 이해한다. 반대로 노부인의 제안에 대처하는 시민들의 자세는 묻고 따질 것도 없이 명백하게 위선이지만, 그들의 비참한 처지를 생각할 때 마냥 비난하기만은 어렵다. 속된 말로 내가 그처럼 곤궁한 처지였다면, 과연 온전히 정의롭고 사리에 밝으며 분별력있게 사고할 수 있었을까? 결국 노부인의 복수는 정당하면서도 부당하고, 정의로우면서도 불의이다. 시민들의 행동은 위선적이고 비열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그 불쌍한 처지만은 동정할 수밖에 없다. 윤리와 도덕, 법과 정의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 그릇됨이 명명백백하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인간적 정리(正理) 차원에서 볼 때 함부로 재단하여 정죄하기 어렵다는 데에 이 작품의 핵심적 맥락이 닿아 있다.



덕분에 관객은 등장인물 각각의 입장을 두루 살피며 끊임없이 고민해야 했다. 이는 판단하여 흑백과 시비를 가리고 단죄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복잡다단한 인간의 마음과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충돌하는 양 극단의 가치들이 의미하는 바와 그 실체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함이다. 그것들이 수렴되는 하나의 지점이 어디인지, 그곳에서 모아지는 통찰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깨닫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고민과 깨달음이 없다면 이 작품은 TV드라마와 별반 다를 바 없는, 그저 그런 막장드라마에 다름 아니게 된다.



솔직히 나는 이 작품을 다 보고 난 지금도 어떤 결론에 도달하진 못했다.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이자 문제의 원흉은 젊은 시절 노부인을 야멸차게 버렸던 남자이지만, 그의 잘잘못과는 별개로 - 물론 윤리·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그의 죄는 명백하다! - 이를 직접 처단하고자 하는 노부인의 복수 방식은 인간의 치부를 너무나 적나라하게 까발리고 드러내 보여주는 까닭에 지켜보는 동안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었다. ''과연 저 상황 저 입장에 있었더라면 나는 어떻게 행동했을까?''라는 자문이 끊임없이 나를 괴롭혔던 것. 그녀는 극속에서 개인적으로 복수를 하고 있었지만 극밖에선 인간의 한계와 치부가 만천하에 까발려지는 동시에 문명인의 긍지로 믿어졌던 ''인간성''이란 것의 실체가 가차없이 난도질 당하고 있었다. 노부인의 말처럼 정녕 인간성이란 등 따숩고 배 부른 인간들, 먹고 살만한 여유있는 자들에게만 악세사리처럼 달았다 말았다 하는 것에 불과한 것일까? 인간이 잃어버려선 안될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했던 그것이 먹고 살 걱정할 일 없는 배부른 이들의 소일거리만도 못한 존재임을 받아들이기란 몹시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연극 [노부인의 방문]은 그런 이야기가 새삼스럽다는듯 참 천연덕스럽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새삼스러운 진실이 내겐 새삼스럽지가 않아서 견디기 힘들었다. 정녕 이것이 인간이고 세상인가..?





리뷰를 마치며 - 동어 반복, 그 참을 수 없는 지루함



흥미로운 이야기였고 이를 무대에서 밀도있게 구현해낸 배우들의 힘도 좋았다. 하지만 이 작품의 내러티브에 필요한 것보다 더 긴 시간을 잡아먹었던 까닭에 러닝타임이 지루하게 느껴졌다. 그 지루함의 가장 큰 원인은 동일한 대사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데에 있다. 했던 이야기를 반복적인 대사를 통해 - 마치 돌림노래하듯 - 자꾸 들려주었던 건 대체 무슨 까닭이었을까? 통상적으로 반복은 강조를 위한 것인데, 과연 그 대사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그렇게까지 해서 강조했어야 하는 것인지, 그 정도로 강조하지 않았다면 관객들이 인식하지 못했을 것인지 나로선 이해하기 어려웠다. (강조가 아닌 다른 데에 - 가령 미학적인 측면에? - 목적이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거기까진 짐작 못하겠다.) 무슨 말인지 알아먹었는데도 자꾸 똑같은 말을 계속하니까 종국에는 지겨워지고 말았다. 러닝타임은 90분이었지만 내가 체감한 시간은 150분 이상이었다.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자의 뒷모습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는 문학작품도, 영화도, 그리고 공연도 마찬가지다. 창작자 입장에선 자신의 작품을 잘라내는게 생살을 도려내는 것만 같은 고통이고 아픔이겠지만, 그 생살조차 과감히 떼어내지 않는다면 안되는 경우와 때가 있다. 만약 내가 느낀 지루함이 공연을 관람한 관객 전반에 걸쳐 느껴진 감정이라면 그 반복적 대사들은 가차없이 잘라버렸어야 할 생살이다. 어떤 이야기나 소재가 흥미롭지 않을 순 있다. 하지만 지리멸렬해선 안된다. 더군다나 이야기 자체는 흥미로웠는데 공연이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그건 관객으로서 참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것이 작품의 본질에 갖는 관심과 흥미를 줄어들게 하진 않았지만, 공연으로서의 매력을 어느 정도 반감시켰다는 게 유감스럽지만 내 솔직한 감상이다. (다만 이는 ''아쉬움'' 정도일뿐 작품 자체에 대한 실망은 절대 아님을 유념할것.)



너무 늦게 관람해서 막공 전날 관람한지라, 리뷰가 올라가는 시점엔 이미 공연 끝났다. 여러모로 흥미로운 작품이라 관람을 권하고 싶은데, 아쉬운대로 다른 극단의 무대가 다음 달에 시작되니 이것으로 보는 건 어떨까? End.

서서히........ 그리고 반복되는 사람들이 압력 ..........
결코 아름답지 않은 비극적인 희생.
어둡고 암울한 인간들의 내면세계.
노부인이 원한 댓가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다.
군중의 이익과 욕심에 희생되는 개인의 이야기 인듯 싶다.

뒤렌마트 연극 다웠어요
좋았습니다
기대 이상이었어요
굿굿굿

무대위에는 의자만 나열되어 배우들이 등장한다.

독일의 작은 도시

그 도시의 유지들이 모여 부자가 된 한 여인이 방문한다고 난리다.

경제적으로 힘든 시민들은

그 여인이 고향을 구원해 주리라는 희망에 기득차 있다.

여인은 모든 시민에게 부를 제공을 약속한다.

단 하나의 조건부로

그녀 자신의 옛 애인이었던 한 남자를 죽여 그 시체를 넘겨주면

천 억을 제공하고 시를 살리겠다고 한다.

사람들은 겉으로는 끔직한 제안을 거절하지만

속으로는 돈의 유혹에 혹한다.

누군가가 그래 주기를 그래서 모두가 그돈을 가질 수 만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여인은 느긋하게 기다리고

애인이였던 남자는 옥죄어오는 살해의 압박에 시달리고

탈출을 시도해보지만

가족들마져 등을 돌리기 시작한다.

빠져나갈 길이 없음을 안 남자는 스스로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시민들은 군중대회를 열어 남자를 죽음의 덫에 가두어 버린다.

마침내 여인은 뜻대로

옛 애인의 시체를 관에 넣어 도시를 떠난다.

과언 그 여인이 바라던 바는 무엇이였을까.?

옛 애인의 죽음이 과연 그 여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죽음이면 다 였을까.?

특별한 인연이 있고 뜨겁게 사랑했다 했다. 그 남자는

어린나이에 그 남자의 아이를 낳고 병으로 죽어버린 아이

그로인해 그런길로 들어서 돈이되는 일이라면 뭐든지하고 몇 번의 결혼으로 많은 돈도 모았다고 한다.

옛 애인을 복수 하려고 고향을 방문하여 일을 벌이는 그녀

그녀의 짐념이 대단하다고나 할까.?

인간의 본성이 무너져 버리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시적인 대사, 반복적인 대사들, 감성적인 음악 배우들의 유연한 움직임

배우들의 절제된 동작

표정없는 모습들

또한 재미를 더해주는 공연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