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중3 때였던듯싶네요.
92년도 공연실황이었으니...
에어서플라이 공연실황을 보겠다고 토요일날 일찌감치 집에 들어갔었습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팝음악을 즐겨듣던터라...)
마침 집에는 아무도 없었고...^^
기대중에 정말 엉엉 울면서 콘서트를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감동을 받은 콘서트는 그 나이엔 달리 없었던듯싶네요.
한사람 한사람 정성스레 손을 잡아주는 그 러셀 히치콕의 배려와 그레이엄 러셀과의 호흡...
정말이지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그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공연 초반부터 역시나 심장의 벌렁거림과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하며...
역시 그 어렷을적 앳된 기억과 같이 이 이상 저에게 감동적인 콘서트는 현재로선 부재한 듯합니다.

열정적으로 공연에 심취하던 그레이엄 러셀은 무대 모서리에서 뒤로 넘어질 위험까지 겪었고, 러셀 히치콕은 마이크로 즐거운 제스쳐까지 취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관중석으로 내려와 사람들과 사진도 찍어주고 악수도 해주고 바로 옆에서 그들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그들이 어디까지 왔는지...어디에서 노래를 부르고있는지 찾느라 잠시도 엉덩이를 좌석에 붙이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자체만으로 저에게 어마어마한 추억이 될듯했는데...
세상에 러셀 히치콕이 노래를 부르며 무대로 올라가기전 악수를 청하는 저를 갑자기 휙~잡아채 꼬옥~끌어안아주기까지 했습니다.(아주 포오오옥 파묻혀버렸었다. 주위의 탄성만 들릴 뿐 순간 러셀 히치콕이 노래를 불렀는지 안불렀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합니다...정신이 쏘오오옥 빠져버려서..)

이 감동 모두 함께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이지 항상 갖게되는 바램이네요!
월요일 그 험악한 출근길에서도 에어서플라이의 음악을 다시 들으며 그 순간이 자꾸 떠올라서 혼자 비실비실 웃고있었습니다...^^

2004년 한해를 마무리하며 저에겐 평생 잊지못할 큰 선물이었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