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하던 DV8의 공연을 봤다. 유튜브로 코스트 오브 리빙(?)을 봐서 멋진 팀이란 것은 알고 있었지만, 기대를 충족시킨 공연인 것 같다. 예술은 현재와 닿아 있어야 한다. 지면에 두 발 딛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있어 DV8은 집념 있게 작업한 것 같다. 끊임 없이 움직이는 무용수의 춤과 대사는 잘 통제되고 컨트롤 되어 있었다. 춤이 의미와 상반된 느낌을 줄 때도, 함축적일 때도 있었다. 정말 멋진 무용수들이다. 자막을 보느라 충분히 무용수만을 보지는 못한 것이 아쉽다.
보고 나서 여운과 함께 많은 생각을 했다. 이 공연의 요점은 내가 내 주변에서 겪고 듣는 일들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은 머리를 아프게 만들지만, 그렇게 생각해 보라고 질문하는 공연이었으니까, 성공이지. 나는 어떤 것으로 어떻게 말을 할 수 있을까?

몸의 천재성에
주제의 무게감이 더해져서
한시간 이십분동안 빠져들어서 봤습니다

(자막을 수시로 올려다보느라 그게 좀 불편했지만요ㅎㅎ)

이분들 이런 공연 하고 다니셔도 안전은 괜찮은거죠?? 제가 다 걱정될 정도로
강렬한 문제제기를 하는 ''문제작''이었습니다~

피지컬 씨어터 Can we talk about this?는 베일 사이로 무슬림 여자의 나신이 보이는 단편영화를 만들었다가 이슬람교를 모독했다는 이유로 처참히 죽음을 맞은 네덜란드 영화감독 테오 반 고흐가, 암살자의 칼에 찔리면서 남겼던 마지막 말로 알려져 있다.

축어적 연극 형태의 작품으로, 서구 민주주의 사회에서 명백히 드러나고 있는 언론의 자유, 다문화주의, 그리고 이슬람과 관련된 문제들을 파헤치고 있다.

유투브의 수많은 동영상으로 접해온 DV8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너무나 훌륭한 퀄리티의 공연을 가지고 왔다. 그들의 행위가 공연의 영역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메시지를 절실하게 외치던 현장에서의 모습들이 이곳 한국의 무대위에서도 행해지고 그들이 말하고 있는 언어들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
견고한 퀄리티의 움직임을 행하는 무용수임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 대사들. 음악없이 오롯이 대사의 리듬감에 맞춰 모든 안무를 해내는 모습들. 말을 할때의 제스쳐나 상황에 맞게 연구된 움직임들. 모든것이 감동이었다. 아쉬운것은 나의 안타까운 영어실력뿐..눈을 뗄수없는 움직임과 의미깊은 텍스트를 같이 볼려고 하니 힘들었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