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오이디푸스왕을 만나고
올해는 오레스테스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골목길의 연극~
기다렸던 만큼 열정이 가득한 무대가 참 좋았다.
다음 연극은 언제가 될지...
마지막공연이라 아쉬웠지만
새로운 신화를 또 알게 되어서 뿌듯하다~

역시 골목길다웠다.
아가멤논과 오레스테스로 이어지는 복수와 살육의 끈이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었다.
65분이라는 짧은 시간으로 농축하기엔 거대한 서사였지만, 배우들의 열연이 잘 뒷받침해 주었다.

김주완 배우는 정말 명불허전!

90분이라고 되있었는데 실제 러닝타임은 65분밖에 안됐어요.
극장 로비에도 러닝타임 65분이라고 안내되어 있구요.

근데 그리스신화를 얘기하기엔 너무 짧은 시간 인 것 같아요.

제가 알기론 오레스테스가 아버지의 복수를 하겠다고 처음 찾아왔을 때
복수의 신으로 낙인찍혀 추방당하는걸로 알고 있었는데
연극에서는 이미 나라를 떠나온지 십수년만에 복수하겠다고 찾아오네요^^;

짧은 러닝타임 덕에 복수를 하겠다고 마음 먹고 바로 실행에 옮기고..
또 바로 성공합니다.
오레스테스의 고뇌와 운명을 조금 더 자세히 보여주면 좋았을 것을요.
그리고 엘렉트라 컴플렉스를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는만큼 조금 더 비중을 실어주었어도
좋았을 것 같아요.
한 나라의 왕비가 아닌 어머니의 입장에서 봤을 땐 오레스테스 엄마가
딸을 잃은 슬픔에 왕을 죽인것은 공감됐어요.

무대도 좋았고, 음악도 너무 좋았고..
컷트머리의 엘렉트라도 신선했고 엘렉트라가 죽은 언니 역으로 분했을때도 인상깊었습니다.
완전히 암전되기 전에는 배우들이 안움직여서 중간에 깨는 것도 없었는데..
보고나와서 뭔가 조금 아쉽습니다.

다른 연극들에 비해 깔끔하긴 했지만 극단 골목길에 대한 기대를 너무 많이해서인지
약간 실망한 연극이었습니다.

청년 오레스테스에 나오는 모든이들이,하나씩 아픔을 가지고 있는 것같습니다.
에렉스타랑 오레스테스가 만났을 때, 나에게 기쁨의 눈물을 주었고,,,
오레스테스의 마지막 자결 전에 독백은 저를 슬픔의 눈물을 흘리게했습니다.
공연후기를 올리기 보다는 직접 연극을 보시면,,,
제가 왜 기쁨의 눈물과 슬픔의 눈물을 흘렸는지 알 것입니다.
모든 배우들에게 박수를 한번 더 보내고싶네여.

배우들의 열연, 스토리의 탄탄함, 연출의 완성도.
이 모두가 인상적인 연극이었다.
희랍비극답게 인간의 원초적인 이야기를 다뤘으나 셰익스피어의 비극같은 세련미는 없다.
관객이 많지 않은 것이 아까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