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한만큼 멋진 공연이었어요 ^^

C석에서 봤지만 전혀 아무런 불편 없이 잘 즐기다 왔습니다.

기대했던 리카르도 무티가 교체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예매를 취소할까 고민했었다.
로린 마젤이라는, 나에게는 생소한 지휘자를 못믿어서라기 보다는
지휘자와 곡이 동시에 바뀌면서 풀 세팅되었던 완벽한 음식에 재가 뿌려진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별 기대를 하지 않고 간 무대에서,
사실 모차르트 곡은 그냥 가볍게 들었던 것 같다. 별 감흥 없이.

하지만 두 번째 막이 오르고 브람스의 곡이 흐르면서
3층 맨 꼭대기 끝 자리에서 공연장 전체를 볼 수 있었던 나는,
공연장 전체가 곡과 함께 moving하는 것을 느꼈다.

왜 음악을 ''흐른다''라고 표현하는지,
왜 공연은 CD가 아니라 직접 와서 들어야 하는지,
지휘자의 역량이 어떻게 발휘될 수 있는지,
모든 것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마지막에 모든 연주자들이 하나에 초점을 두고 공연장을 흔들어 놓을 때,
브람스의 음악은 나를 관통하고 전신을 자극하는 듯 했다.

두 번의 커튼 콜 또한 색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온 듯 하여,
나는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꼭 공연장에 와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을 즐겁게 들어야겠다 생각했다.

앞에 선건 지휘자, 나머진 연주자.
작은건 바이올린, 중간은 첼로, 큰건 콘드라베이스.

오케스트라에 대해 요렇게 뿐이 모르는 무식한 사람이지만, 이번 공연으로 뿌듯함과 감동을 받았습니다.
귀가 호강한다고 하죠..
비록 제일 저렴한 자리에 앉아서 연주를 감상했지만, 어느 자리에 앉든 상관 없이 2번의 앵콜이 나오는 아주 멋진 공연 이였어요.
덕분에 4월에 있는 다른 공연도 참석하게 됐어요.

노인장이 힘없어보이더만 지휘봉 잡고 휘드를땐 활력이 철철 넘치더군요

점차적으로 분위기를 높여주는 선곡도 그렇고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