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분들의 연기가 정말 일절이네요!!!

원래 좋아하는 극단 연희단거리패였고
그중에서도 정말 연기 잘하는 배우가 나오셨고
이오네스코 원작이 .. 연기력이 좋다면 얼마든지 무궁무진하게 좋은 작품이 나올 만 했기 때문에
기대를 했는데

연출이 이상했다.
일단 원작에서 꼭 살려야할(내 생각에. 하지만 그게 중심인 것은 맞다) 점들이 살지 않았고
괜히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해서
프랑스 부조리극이 그냥 시시한 대학로 코메디 연극처럼 되어버렸다.

배우들이 연기를 참 열심히 했는데 아까웠다.

''수업'' 이란 작품을 몇년 전 노을 극단과 이번 연희단에서 보게 되었는데요.

언제나 그렇듯 연희단의 작품들은 배우들에게서 전해지는 강렬한 그 무언가가 있습니다.

연출적인 면에서는 개인적으로 노을에서 했던 수업이 더 좋았지만,

연희단 만의 수업에서도 충분히 그 매력을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소통의 부재, 그것의 폭력성.

우린 지금 얼마나 소통하고 있나요?

어쩌면 저만의 선입견이 많이 작용한 감상평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실망스러웠습니다.

이오네스코의 [수업]이라는 희곡 자체가 가지고 있는 본질이 잘 표현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물론 희곡의 해석은 열려있는 것이고 연극이 꼭 희곡에 종속될 필요는 없지만 희곡이 가지고 있는

핵심까지 저해할 정도라면 조금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저는 케릭터 해석 자체가 와 닿지 않습니다.

[수업]에서 나오는 교수는 젊은이가 아니라 매우 늙어버린 노인입니다.

그것은 단지 케릭터 배경 설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희곡의 부조리의 한 축을 이룬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교수는 육체적으로 늙고, 왜소하고, 약하고, 무능하고, 성적으로 불능이고,

매력이 없는 인물이어야만 그 후 그의 모든 성적 무력감과 비굴함, 지적 강간, 궤변, 폭력,

모순 등이 대비되면서 갈등과 변태와 폭력을 이룬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연극에서 교수의 케릭터는 일단 외모적으로 매력적이고 생기있고 마초적이며

물리적이고 폭력적이었습니다.

특히 극 중간중간에 주먹으로 학생을 윽박지르는 부분이 있는데 그건 작은 요소지만 희극 전체를

오도하는 행위라고 느껴졌습니다. 심지어 뒤로 갈수록 직접 육체적인 폭력까지 행사하더군요...

[수업]은 히스테리, 광기 ,부조리의 연극인데 그것이 지나치게 물리적 분노나 폭력 쪽으로

시각화 된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에 하의 탈의 같은 경우도 그런 시각적이고 직접적인 표현이

너무 적나라해서 희곡을 읽었을 때 제가 느꼈던 무어라 딱 꼬집어 말할 수 없지만

신경을 타고 집요하게 파고드는 역겨움 (마치 입 깊숙한 곳의 치통같은)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이 연극은 기본적으로 대사로서 관객을 강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사보다는 시각적 퍼포먼스와 육체적 화려함이 [수업]이 가지고 있는 가증적이고 자위적이고

자폐적인 폭력성을 덮어버렸습니다. 자폐적인 압박감을 주기 보다는 마지막에서 오히려 분출의 쾌감을

주려고 하셨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수업]에서의 욕정이나 살인이 과연 분출의 쾌감, 오르가즘 일까요?

오히려 자폐적인 발기 불능의 헛된 자위행위가 아닐까요?

여제자도 뒤로 갈수록 너무 과도했습니다. 그녀의 지적, 심리적 구조 체계가 궤변과 부조리로 인해

무너져야 하는데 그 보다는 단순히 성적인 폭력 앞에서 무너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다만 하녀의 경우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 같은데 [수업]의 하녀는 결벽증적이고 엄하고 딱딱하고

전능한 느낌으로 극 전체의 무게 축을 이루고 있는데 이 연극의 오이디푸스 어머니같은 하녀는

의외의 설정이라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하녀의 케릭터 역시 극 전체의 균형에는 맞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반전의 의외성이

재미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수업]의 희곡을 너무나 재미있게 읽어서 제 스스로 너무 구체적이고

개인적인 설정에 빠졌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연기자분들의 열연에 박수를 보냅니다. ^^

아무런 말이 필요가 없습니다.
공연을 마치고 나와서는... 제친구랑 둘이서 아무말도 하지않고
말하지 않아도 서로 무슨 감정을 느꼈는지 알 정도였으니까요.

그냥..우아..최고...역시 연희단거리패 수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