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들의 연기도 좋았고
조연들의 감초 연기도 재미있었어요
노래도 만족 ^^
가격대비 만족스런 작품이었네요

지난 공연은 보지 못했지만, 음악이 너무 좋아서 정말 많이 기대했던 로미오와 줄리엣.
처음 공연 시작과 동시에 아쉬웠던 점은....
음악반주 소리가 너무 커서 배우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곡도 있었지만, 한두곡도 아니고, 가사를 알아 들을 수가 없어서 너무 답답하더군요. 그것 때문에 공연을 더 재미있게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잘 보고 왔습니다.

제가 토요일 낮공을 봤는데도 사인회가 있더라구요.
막공인 저녁공연 끝나고도 사인회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배우분들 무척 힘들것 같더라구요
그래도 배우분들 웃으면서 포즈도 취해 주시고 친절 하게 해 주시더라구요.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배우분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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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은 셀 수 없을 정도로 숱하게 변환되고 변형된 작품이지만 서울예술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뮤지컬을 시도한 [로미오와 줄리엣]이거든요. 국내 창작 뮤지컬은 소재발굴에 있어 외국작품을 도입하는 것에 소극적인 편이죠. 이렇게 원작 도움 없이 오로지 순수 창작물이 대세인 나라도 없을 겁니다. 그나마 몇 년 전부터 무비컬과 주크박스 뮤지컬이 유행하고 있어 폭이 넓어졌지만 또 그걸 너무 자주 써먹어서 문제죠.

유난히 순수100% 창작 오리지날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뮤지컬이 많은 국내 창작뮤지컬 분야는 열에 아홉은 창작뮤지컬이니까, 혹은 창작뮤지컬이 다 그렇지 하는 내괘와 한탄과 안쓰러움으로 바라보게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배우나 스텝에 대한 의리 때문에 보긴 봤지만 결과물이 떨떠름하지만 의욕적으로 만든 창작물일 게 뻔한데다 노력한 흔적이 한두군데 보이는 것도 아니라서 보고 나서 야박하게 군다는 게 웬지 못된 송아지 된 기분만 들게 하거든요. 그런 작품 볼 때마다 참 답답했어요. 주변에 찾아보면 괜찮은 원작은 쉽게 구할 수 있잖아요. 혹시 판권문제가 걸린다면 이 역시 크게 문제될 게 없죠. 판권 문제 없는 소스 좋은 고전도 흔하니까요. 이웃나라만 해도 작품 소재는 세계화인데 왜 우리나라만 저 고생을 하며 원작도 없이 창작에 목을 메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튼튼한 원작에 기댄 뒤 남은 체력으로 안무와 음악 등 기술적인 요소에 신경쓴다면 남부럽지 않을 완성품에 대한 기대가 조금 더 크지 않겠어요?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런 면에서 매우 도전적인 시도였습니다. 다른 나라 작품에 개의치 않고 원작 자체를 별다른 각색 과정 없이 뮤지컬적인 요소에만 치중하여 우리 식대로 재창조한 경우였으니까요. 이런 식의 작업 결과라면 어느 나라에서 올려져도 보편적인 정서를 이끌어내기가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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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도 말한바 있지만 전 [로미오와 줄리엣]이야기에는 질릴 만큼 질린 상태입니다.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마지막으로 흥미진진하게 봤던 [로미오와 줄리엣]이야기는 바즈 루어만 감독의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이었어요. 처음엔 정말 재밌게 봤던 내용이었죠. 원작도 원작이지만 프랑코 제피릴리 감독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너무도 걸작이었어요. 이 영화를 수 십번 돌려보고 나니까 다른 [로미오와 줄리엣]은 들어오지도 않더군요. 편한 작품이라면 장르가 어떻건 받아들이기가 수월하겠는데 이 작품은 워낙 격하고 드라마틱한 상황이 줄을 이어서 결코 만만한 작품이 아니었어요. 구성 자체에 질려버린 것도 있지만 정서적으로 견디기 힘든 요소 때문에 온갖 변형물에 관대할 수가 없었던거에요. 그럼에도 이 작품을 토대로 만들어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나 발레 등을 챙겨봤는데 그 이유는 이번 서울예술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게 된 이유와 같이 희소성에 가치를 두었기 때문입니다.

서울예술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초연 당시의 유명세에 비하면 턱없이 적게 올라간 작품이라 보기 아주 귀한 뮤지컬 중 하나였습니다. 정부 산하 단체에서 만든 작품이다 보니 일반 기획사처럼 자유롭게 올리기가 힘들었던 거죠. 이 작품 말고도 올릴 게 많은거죠.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 예술을 널리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에 충실하기 위해 부지런히 기획 추진을 하다보니 지난 공연 재공연 시도가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닐 겁니다. 2002년 초연한 이 작품의 이번 공연은 국내 공연으론 3번째 무대고 중국 공연까지 합하면 도합 4번째 무대입니다. 4번의 공연은 각각 단기 공연이었어요. 2주를 넘긴 적이 없었죠. 이번 LG아트센터 공연도 9일 일정에 11회차 공연인데 그나마 주말이 두번 껴서 날짜 잡는 부담이 덜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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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이 흔한 이야기를 어떻게 꾸며내느냐인데 소문대로 괜찮은 작품이었습니다. 인터미션 포함해서 145분 가량 진행되는데 결코 늘어지거나 지루하지 않습니다. 저 같이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면 못 견디게 지겨운 관객에게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풍부하게 전개되는 뮤지컬 요소 덕택에 흥미진진했습니다. 이야기 구성은 정통으로 밀고나갑니다. 원작 그대로에요. 이야기를 뒤틀지도 않았고 시대 배경을 바꾸거나 모호하게 설정한 것도 아닌 셰익스피어 시대 분위기를 내고 있죠. 그렇다고 고증에 중점을 둔 건 아니고요. 셰익스피어 시대 분위기를 풍기는 선에서 의상과 세트에 창의력을 더했기 때문에 시대를 의식하다 도리어 유치해지고 어설퍼지는 함정은 피할 수 있었다는 거죠.

굉장히 정적이고 아름답게 살리려고 노력한 뮤지컬입니다. 광기를 드러내기 보단 최대한 예쁘고 정겨우며 유쾌하고 동화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요. 여태껏 본 [로미오와 줄리엣]중 가장 건전한 작품이었습니다. 어쩜 칼 싸움도 그렇게 아기자기하게 하는지, 알록달록한 의상을 비롯하여 아름답고 슬픈 장면만 나오면 고릿적 '가요톱10'식의 발레하는 무용수가 배경으로 등장한다거나, 애틋함을 의도하기 위해 과다한 메아리가 곁들여진 노래도 나옵니다. 때론 이 예쁘고 건전하며 아름답게 만드려는 의욕이 지나쳐 몇몇 장면은 놀이동산 전용 극장 뮤지컬 분위기도 나는데 다행이 전체를 들쑤셔 놓을 정도는 아닙니다. 그래도 튀긴 튑니다. 특히 로미오와 친구들이 신나게 단체군무를 보여주 장면이.

작품 분위기가 아늑하고 광기를 자제해서 그렇지 전체적으로 봤을 때 꽤 퓨전입니다. 음악도 다양한 장르가 뒤섞여 있고 의상도 옛날 의상을 의도했을 뿐 국적불명에 시대 모호한 옷들 투성이거든요. 유머구사도 세태를 따라가려는 흔적이 엿보이죠. 다만 이게 크게 드러나지 않는 건 이 작품의 컨셉이 어렸을 때 한 번쯤 접해봤음직한 어린이 용 동화로 각색된 [로미오와 줄리엣]의 뮤지컬 버전 같기 때문입니다. 정해놓은 큰 틀에서 시대를 의식한 장르 변주로 버무린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어요.

구성도 어린이 용 동화로 각색된 두껍고 무거운 컬러 양장본의 예쁜 삽화를 한 장씩 넘겨 보는 느낌입니다. 암전도 많고 노래도 많은데 노래 한곡 끝나면 암전으로 다음 장면 전환이 된다고 보면 되요. 뻔질나게 암전이 많음에도 자연스러운 흐름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이 작품이 제대로 된 [로미오와 줄리엣]을 의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구성에 무리가 없는 선에서 장면장면을 발췌해서 듣기 좋은 선율을 얹은 것입니다. 덕분에 각 장면에 삽입된 노래와 안무가 묻히지 않으면서도 개별적인 장점을 얻을 수 있었고 노래와 안무 분배 때문에 느슨해져 버린 전개를 보완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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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영과 장현덕의 연기와 노래는 무난합니다. 임혜영은 요즘 확 뜬 배우인데 저는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처음 봤었죠. 그때 유미리 캐스팅이 신인 배우라 불안했는데 의외로 매끄러워서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 뒤 [그리스]에 캐스팅 된 거 보고 다른 건 몰라도 임혜영 나오는 날은 적어도 샌디는 불안하지 않겠구나 라고 생각했죠. 이렇게 몰아치기로 캐스팅 명단에서 볼 줄은 몰랐는데 괜찮았어요. 유명한 초연 캐스팅인 민영기,조정은을 잊지 못하는 관객이 많은데 아무래도 그들이 강렬하겠죠. 몇 번 올라가지도 않은 공연에서 계속 주인공을 했으니까요. 임혜영은 조정은의 우아하고 고상한 느낌보단 쾌활한 줄리엣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작품 3편이 비슷한 시기에 겹치다보니 [마이 페어 레이디]만큼의 캐릭터 해석할 시간은 부족했을겁니다. [지킬 앤 하이드]연습하기도 바쁠거고요. 욕심 많은 배우네요.

장현덕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이어 또 한번 로미오 역을 맡았는데 이 사람, 되게 귀엽네요. 동작이 너무 커서 처음엔 방정맞아 보였는데 의도적인건지 연출자의 지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덧 그런 수선스러운 로미오의 모습에 질풍노도 사춘기 소년의 열정이 느껴져 보기 좋았어요. 순수하고 맑아 보여서 때묻지 않은 로미오 캐릭터에 사실성을 부여해줍니다.

'음악극'이라는 생뚱맞은 단어를 붙인 [로미오와 줄리엣]은 음악은 들을만했지만 '음악극'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빈약한 MR반주를 틀어주는 게 흠입니다. 하지만 안무와 음악 등 기술적인 요소와 이야기 전개가 자연스럽게 섞였다는 점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이에요. 어디 내놔도 손색 없겠어요.

배우들은 볼만 했습니다.

사실 내용은... 기대한것보다 너무 스토리가 가벼워서

지루한 면도 없지 않았지만.

노래는 다들 잘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