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에 좀 늦었다. 다행히 그래도 들여보내줘서 너무나 감사한 마음으로 본 연극이다. 등장인물들이 다 젊다. 그래서 그런지 나중에 연극이 끝나고 나서 관람객들을 보니 관람객들 또한 모두 젊은 분들이다. 그리고 왠지 멋진 외모를 가지고 있는 연예인 지망생인 필이 나는 분들도 몇 분 보였다. 그래서 대학 교수님이 연출을 하였던지 아니면 연극영화과 사람들끼리 의기투합하여 이 연극을 만들지는 않았을까하면서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다.






사진의 정중앙에 앉아있는 남자분이 이 연극의 남주인것 같다. 이분이 연극의 시작부터 끝까지 한 장면도 빠짐없이 출연하였다. 그리고 이미 죽은 남주의 여동생이 이야기를 나올 때 괜시리 슬펐다. 이미 현재는 죽고 없는 여동생이지만 남주가 과거를 회상할 때 죽은 여동생이 현재 살아있는 것처럼 등장하여 오빠와 오순도순에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등장하는데, 그 다정한 목소리의 여동생이 극 속에서는 이미 죽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기를 바라며 소박한 삶을 꿈꾸었던 한 여인이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실로 인해 마음이 아펐다.






일본의 사람이 쓴 작품을 원작으로 했는지,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다 일본식이름이었다. 남자주인공은 현재 집에서 지내고 경제적인 능력이 없으며 옛 여친의 집에 들러붙어 사는 백수이다. 허나 다행이 건달은 아니다. 옛여친을 때리거나 괴롭히지는 않는다. 단지 옛여친으로부터 사람 대우를 못하고 계속 구박을 당하지만 꿋꿋하게 버티고 옛여친의 집에서 기숙한다. 마치 애완견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루종일 집에서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여친이 오면 고리를 흔들지는 않지만 반가운 얼굴을 맞이한다. 허나 여동생이 왔을 때 여동생에게 돈을 구걸하고 그돈으로 편의점에서 먹을 것을 사오는 못난 오빠이다. 이 남주와 이웃집 배달원이 서로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 말장난같은 것들이 많이 나와 지루하듯 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게끔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이 있어서 신기하였다. 한 장소에서 동일한 인물이 계속 나와서 지루할 듯 싶기도 한데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이 연극의 묘미인 것 같다.







이 연극이 제목은 아이러니한 것 같다. 말은 위대한 생활의 발견이지만 우리의 일상정이고 평범한 생활에서 그 속의 기쁨들이 숨겨져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봤다. 누군가 이야기했다. 가장 힘든 것이 평범한 삶이라고. 평범하게 아무런 위기나 시련을 겪지 않고 순탄하게 자라나 남들이 다 결혼하는 시기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키우고 등등 이런 평범한 듯 보이는 일들이 어쩌면 우리의 삶에서 가장 힘든 일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평범함을 지키는 일이 결코 쉬운일이 아닌 것이다. 연극의 마지막 부분에 불이 다 커지고 다시 환해지면서 등장이물들이 모두 등장하여 상에 둥그렇게 앉아 남주가 소중하게 여기는 카메라를 판 돈으로 산 게살통조림을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세상의 근심 슬픔 모두 잊고 서로 어우려져 음식을 나누어 먹는 모습 그 자체가 마냥 행복해보였다. 그래, 행복이란 결코 멀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 속에 내일은 오늘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 것이란 그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아닐까 싶다.




+ 이 연극에서 굳이 비판할 점을 찝으라면 등장배우들이 아직 어리고 연극 경험이 많지 않아서인지 발음이 살짝 꼬힐 때가 많았고, 그리고 발음이 정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ㅋ

왜 3일 밖에 안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공연!!!!
너무너무너무 재밌다!!!!!

정말로 재미있었고, 저 자신의 삶에도 반성을 생각해본 연극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