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325 한결아트홀 객석에서 꽤나 묘한 느낌으로 흐느끼며 울었다. 연극을 보며 이렇게 울어본건 오랜만의 일이다, 행복한 사건같은 일이다.

중국에서 태어난, 조선땅을 밟아본 적은 없으나 조선인의 피가 흐르는, 일본 국적의, 시인이자 인간 윤동주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 그리고 그가 남긴 시의 아름다움에 반하고 말았다. <서시>와 한마음이 되기에 70분이란 시간은 충분했다.

어제밤의 감동의 99%는, 배우 박인화의 몫이다. 내가 아는 모든 찬사를 다 보내고도 모자랄만큼, 간호사 요꼬가 되어 시를 읊고 노래하고 연기하고 무대에 서 있었다. 그녀는 매일 저녁 무대에 오를 때마다, 저렇게 진심을 다해 윤동주를 동경하고 자신을 자책하며 우는 거겠지? 무대에서 언제나 진심인 모습이 아름다운, 박인화 배우, 응원합니다.

...오래전 부산에서 "팻브릿지" 작품으로 (a love song,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봉봉봉, 타 극단의 타인의삶 등등)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음속으로 열렬히 응원하던 배우를, 레퍼토리가 많은 연희단 무대에서 만나는 느낌도 늘상 새롭다. 그리고 언제나 고맙다.

이채경 연출의 작품으로는 <챗온러브> <산채로말린> <샘>에 이어 네번째인데 가장 군더더기 없이 자연스럽고 무겁지 않아서 좋았다.

한번 더 <서시>를 보고싶다, 일정많은 요즘이지만 하루를 더 내어볼까?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