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작:해롤드 핀터 연출:이우천 출연:김종구, 강진휘, 정우준, 전채희, 김장동, 송은석 주최:한국연극연출가협회 극장: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별점:★★☆☆☆) 한국연극연출가협회 에서 주관하는 아시아의 대만, 일본 연출가들이 한국의 배우들과 함께 공연하는 프로젝트이다. 올해는 영국의 작가로 베케트, 이오네스코와 더불어 부조리극의 대표 희곡작가로 손꼽히는 해롤드 핀터의 작품으로 공연을 올린다. 다른 부조리극 작가에 비해 자주 무대에 올려지지 않아서, 이번 기회에 해롤드 핀터의 작품을 제대로 볼 수 있어서 좋을것 같다. 첫 작품은 1965년에 발표된 "귀향" 이다. 영국의 어느 한적한 마을에서 동생을 비롯하여 두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맥스의 집에 큰 아들이 6년만에 미국에서 고향집으로 돌아 오면서 벌어지는 얘기이다. 역시 이해되지 않는 상황과 대사들이 난해한 부조리극임을 상기시켜 준다. 그러나, 배우분들의 집중력 있는 연기가 내용에 비해서 지루함을 덜어 준다.

이 작품은 한 가족의 부조리한 삶을 통해 세상에 팽배해 있는 오만과 편견이 인간성을 얼마나 어떻게 파괴하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인류가 지켜온 기존의 질서와 도덕성마저 본능과 욕망에 의해 제어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현대성을 함의하고 있는 듯 하다. 기본기가 충실한 배우님들의 열정적인 연기와 무대의 간결성, 그리고 소품의 상징성 등이 돋보인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