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레 연극이 대세 무슨 장르일까...
라는 호기심과 기대를 가지고 연극을 보러갔습니다^^

연극은 주인공 카바레 여가수가 시체로 발견되면서 카바레 여가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여러 사람의 시각을 통해서 여가수의 삶을 바라보는 형식으로 꾸며졌는데요^^

비디오 영상을 통한 여러 가지 시도도 지금까지 다른 연극에서는 볼 수 없는 부분이어서 새롭기도 하고, 조금은 리얼리티를 만들어준 부분이었던거 같아요.. 그리고 배우분들의 노래가 중간중간 나오는데, 카바레 여가수의 마음을 담은 듯한 여가수의 트로트를 부르는 장면은 꾀나 인상적으로 남았답니다.

여러 시도도 좋았고, 다양한 무대기법을 통해서 하나의 연극안에 다양한 시도를 보였다는 점은 우선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그리고 우리의 삶이 단순히 나를 위한 삶이 아니라 서로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지고, 그들을 통해서 비추어지고 평가받고 있다는걸 각 배우들이 여가수를 바라보는 다른 시각으로 나타내서 표현하려고 했다는 점이 신선하기도 하고 높은 평가를 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이런 이야기가 지금 우리가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또 많이 생각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더 와닿기도 하고, 소재면에서도 훌륭했던거같아요..;;

하지만 아쉬운점이 있었는데요. 너무 다양함을 많이 보여주려는 노력 때문인지.. 극의 흐름이 자주 끊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몰입을 하기에는 너무 많은 걸 보여주려는 노력이 오히려 독이 되었던거 같아요... 그리고 여가수를 보는 입장 또한 다양함을 넘어서 복잡한 느낌을 받아서 오히려 메세지 전달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은 더 간결한 스토리로 끌고 간다거나 조금 밝은 요소의 스토리를 넣었다면 전체적인 분위기가 조금은 더 살아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래도 새로운 시도와 새로운 느낌의 연극을 보게 돼서 즐거운 하루였어요^^

저는 연극을 볼 때 그 연극의 내용과 기법에 특히 치중해서 봅니다. 다른 분들도 그러하시겠지만 말이죠..^^.. 연극의 내용은 사실, 옴니버스라고 하기에도 뭣하고, 어디로 귀결되는 것 없이 산만한 구석이 조금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추수? 추자? 미에? 에레나? 어느 이름으로 불러야하는 지 모르는 주인공 여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여자가 주인공일까, 과연? 하고 생각하게 만들 정도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 또한 다루고 있습니다. 여자의 이름이 여러개 인 것 부터가 뭔가 이 이야기가 단순히 하나, 한명에 관한 것은 아니겠구나 싶었습니다. 작가, 철이를 그리워하는 여자, 파란색을 좋아하는 여자, 수영강사, 등등.. 사실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겠고, 어떤 관계인지도 모르겠고, 어느 것이 과거의 일이고 어느 것이 현재의 일인지, 혹은 같은 시대에벌어지고 있는 일인지 조차 헷갈립니다.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평범하고 조금은 못난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지요. 중간중간 스텝들이 소품을 정리하는 시간에 곰곰히 생각할 필요가 있는 연극입니다. 처음과 끝을 동일하게 진행하여 이야기를 잘 마무리 지었지만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조금 더 확실히 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들게 합니다.

기법의 측면에서 본다면 정말 새롭고 신선하고.. 만족 그 자체입니다! 관객과 가까운 위치에서 소통하는 소극장 연극인데, 거기에 조금 더하여 줌 카메라, 캬바레 조명, 무대, 뽕짝스러운 노래등이 어우러져 완전히 연극에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화려한 의상과 화려한 조명.. 그 밑에서 노래하는 운명을 가진 여자.. 그 여자의 이상하게 서글픈 인생.. 그 여자를 붙들고 울부짖는, 서글픈 인생을 사는 다른 인물들.. 줌 카메라로 정신없이 춤을 추는 그들을 찍고, 그 뒤의 그들을 찍는 화면을 또 찍고.. 하여 마치 엘리베이터 안의 마주보는 거울 안의 자신의 모습을 보듯 무한히 연결되는 춤사위를 보게 합니다. 정말 인상적이더군요.

사실 연극에서 뚜렷한 교훈이나 감동, 이야기를 찾는 것보다, 보면서의 막연한 느낌을 가슴에 담아놓고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삶, 다른 사람의 삶, 인간으로서의 삶, 혹은 여자로서의 삶.. 을 돌아보는 것이 괜찮을 것 같아요.


사실 지금 모두 사는 것이 어렵잖아요.. 어딘가 모자르고 어딘가 슬프고 힘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안도하게 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몬스터라는 제목의 뜻은 거의 마지막에 나오지요. 괴수가 튀어나와 뭔가 짓밟는 괴물 연극을 기대하고 오시면 안되겠습니다..^^..ㅋㅋ 사실 사람은 누구나 괴물같다고 생각하는 저는 작가의 말이 이해가 되는 듯 했어요. 자신 안에 꼭 한 사람의 인격, 한 사람의 삶만 담아놓고 사는 사람이 있을까요? 저는 하루하루 살아가며 늘 자신이 바뀌는 것을 느껴요. 개명을 해야할까 생각한 적도 있을 정도지요..후..

말이 길어졌네요..;; 이 연극 꼭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