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형식의

모노드라마!

애들 장난도 아니고 웬 스크린에
브람스 음악이 '비'에 관련된거라고해서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비내리는 동영상을 영사하는 센스는 누구의 연출아이디어인지
정말 아주 대단했다. 칭찬해주고싶었다.
이왕이면 하나로 밀고나가시지 세가지 다른장면을 편집도없이
파워포인트 넘기듯 하니 보는사람으로서는 참 재미있었다.

또한 '브람스~' 책을 읽고 '브람스~' 자체를 기대하고 갔던 나는
박정자씨가 평가내리고 판단하는 브람스의 음악과 사강에 대한 이야기만 듣고와야해서
정말이지 만족스럽지 않을수가 없었다. 이럴거면 제목에 저렇게 하질 말던가.
나는 브람스의 음악도 사강의 책도 내가 느끼는대로 판단하고 싶었으나
박정자씨가 모두 판단하시고 그 평가 결과를 열심히 읽어주셔서
문제를 풀기도전에 답지를 봐버린 허무한 기분은 정말 최고였다.
그 짧은시간동안 내가 왜 여기에 있는것인가를 수백만번 고민하게 해주신
정말 지금가지와는 전혀 다른 색다른 연극.

브람스의 음악을 바로 옆에서 들을 수 있던 것은 좋았지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라는 제목이 무색하게 원작(사강)을

연극한게 아니라 사강의 인생을 박정자식으로 독백하며

브람스는 음악으로만 등장하는 독백극이네요.

1시간 20분정도의 러닝타임에서 브람스의 음악이 반 이상

사강의 인생과 (약간의) 브람스의 인생을 독백하는 내용이

반정도 됩니다. 클래식을 싫어하시거나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 하세요를

안읽으셨거나 박정자를 모르시는 분들은 비추천입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시계의 태엽을 거꾸로 돌려보세요.
사랑은 없는거에요...

영원한 사랑은 존재 하지 않지만,
사랑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의 모습을
아름다운 선율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오랜만에 옛친구와 좋은 공연을 보았습니다. 브람스의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사강의 책의 해설과 아울러 박정자님의 연륜이 있는 이야기.. 그윽하게 삶과 사랑을 생각해볼수 있었습니다. 커피와 쿠키도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