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살딸과 벼르고 별러서 가봤는데...

제가 과문해서 그런지, 현대음악에 무지해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요...

참 연주잘 하시고 실제 연주하신 분들의 다른 공연 동영상을 찾아보게 되는 계기가 된 점은 좋지만...

보통 폐막이라면 정수만 모아놓았을 것 같아 일부러 선택했는데...

소프라노분도 정말 감성도 풍부하시고 연기력도 좋으시고, 첼로하시는 분도 정열을 다해서 하신 건

다 알겠지만....

저와 남편, 아이에게는 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저는 5월에 하는 바로크음악 이런 것부터 천천히 접근해보고 싶군요....

작년 봄, 통영 국제음악제에 대한 정보를 정하고서부터 통영음악제의 공연 관람을 꿈꾸었다.
수험생맘의 부담을 털어버리고 제일 먼저 한 것이 통영 음악제 티켓을 미리 예매한 거였고.
음악제의 마지막 사흘 동안 세 개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제일 좋아하는 피아니스트 백건우 독주회, 스테이시 켄트 밴드의 재즈 콘서트,통영 페스티발 오케스트라의 휘날레 공연까지 각기 다른 성찬을 맛본 느낌이었다.
마지막 날 휘날레 공연 전반부, 특히 진은숙의 <사이렌의 침묵>은 이미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도 한 번 접했던 것이었는데 협연자인 마리솔 몬탈보의 목소리가 덧입혀져 귀가 아닌 온몸이 저릿저릿한 감동을 맛볼 수 있었다.
서울시향 정명훈 음악감독의 후임으로도 이름이 오르내렸던 에셴바흐의 바르토크 협주곡은 이 축제의 휘날레곡으로 안성맞춤이었고.
아름다운 항구도시 통영에서 이 봄날, 꿈 같은 사흘이었다.

현대음악은 난해하고 지루하다는 제 편견이 깨졌네요

우선 제 생에 첫 오케스테라 공연이었어요.
음....뭐랄까~ 처음이라 그런가 너무 어려워서 잠깐 졸기도 했지만!!
언제 이런 피날레 공연을 보겠어요~ㅎㅎ 정말 좋았습니다.

감기몸살로 너무 아파 대구에서 통영까지 그 먼길을 어떻게 갈까
비까지 오는데 너무 고민하고 망설였는데 ....
정말 에센바흐는 내게 행복한 시간을 선물해 줬다.
물을 마시고 사탕을 3개나 물고 감상한 보람이 있는 멋진 무대였다.
이상 엔더스의 연주를 너무 좋아해 깊은 울림의 첼로 연주를 듣고 싶었는데
만토바니의 협주곡이 너무 현대적이라 그럴 수 없어 아쉬움을 줬지만...
진은숙의 사이렌의 침묵도 너무 멋진 무대였다.
소프라노의 소리와 오케스트라의 완벽한 호흡은 에센바흐이기에 가능했을테고
세계가 인정하고 베를린필이 연주한 진은숙의 곡이기에 더 환상적인 무대를 만들었을 것이다.
바로톡의 음악....
모두 쉽게 들을 수 없는 곡들을 대할 수 있어 좋았고
에센바흐의 세밀하면서도 섬세한 멋진 지휘까지 볼 수 있어 더욱 행복한 시간이었다.
돌아오는 길이 너무도 험난했지만.....
통영국제음악제의 폐막을 멋지게 장식한 현대음악과 에센바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