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 국립극장의 명작을 한 자리에 볼 수 있는 제4회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이 오는 9월 1일부터 두 달간 펼쳐진다.

국립극장 주최로 총 9개국이 참여하는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의 2010년 주제는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세 편의 국립극장 참가공연 포함 총 26편의 국내 작품과 8편의 해외초청작이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극장 60주년을 맞아 국립발레단, 오페라단, 합창단 등과 시립단체들이 초청무대에 서며, 헝가리, 슬로바키아, 태국 등 그간 쉽게 만나볼 수 없었던 나라의 작품이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주목할 만한 해외초청작
올해 공식 초청된 해외작품은 총 8편. 평소 국내 관객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무대라 매해 페스티벌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크라프의 마지막 테이프>
현대 실험극의 거장인 로버트 윌슨이 연출과 함께 직접 연기하는 <크라프의 마지막 테이프>는 쉽게 접할 수 없는 기회라 더욱 이목이 집중된다.

사무엘 베케트의 작품인 <크라프의 마지막 테이프>는 한 명의 배우가 수년 간 테이프에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와 함께 대화를 진행하는 1인극이다. 로버트 윌슨은 이 작품의 연출, 디자인은 물론, 2000년 <햄릿, 모놀로그> 이후 10년 만에 배우로 무대에 선다. 움직임, 조명, 세분화된 소리가 통제된 무대 위에 흥미롭게 구성된다.

헝가리 빅신하즈극장 <오델로>
113년 전통의 빅신하즈극장이 선보일 <오델로>의 시대는 현재다. 오늘날 전쟁 상황실, 일선 부대의 병영 등으로 바뀐 배경으로 등장한 젊은 백인 장군 오델로가 신선하다. 신속하게 변하는 가변 무대, 다각적 조명과 심플한 음악이 더욱 긴박하고 역동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일본 교겐극장 <트래디셔널 교겐>
노, 분라쿠, 가부키 등과 함께 일본의 4대 연희로 꼽히는 교겐은 ‘웃음의 무대’이다. 일상의 소재를 통해 유발하는 웃음은 성별과 나이를 막론하고 즐길 수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묶인 손으로 우스꽝스럽게 술을 훔쳐 마시는 과정이 유쾌한 ‘모시바리(막대기 묶음)’와 인간과 거대한 버섯들의 싸움을 통해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 주는 ‘쿠사비라(버섯)’ 등 세 편의 작품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어진다.

슬로바키아 마틴챔버극장 <탱고>
슬로바키아 연극의 황금기를 이룬 마틴챔버극장의 대표 레퍼토리인 <탱고>는 이상을 찾기 위해 고뇌하는 현대인들을 향한다. 전후 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세대간 갈등을 부조리하게 그린 블랙 코미디. 섬세한 해석, 독특한 연기를 주목해 보자.

이 밖에 국내공식초청작으로 선보이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어부사시사>는 가야금 명인이자 예술감독 황병기가 “관현악단 사상 최대 규모와 예술적 완성도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하였으며, 국립발레단의 <왕자 호동>은 초연 이후 20년 만인 지난 해 새롭게 선보여 관객의 호평을 받은 창작 발레이다. 씨어터올림픽 개막작이자 본 페스티벌의 특별공연으로 참가하는 이윤택 작, 연출의 <바보각시>를 비롯 셰익스피어 원어연극제, 서울아트마켓 등의 특별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국립극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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