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역할을 맡은 배우 한대규(그룹 디셈버의 멤버 DK)는 “내가 가장 힘들고 애먹은 장면으로 경매 신이 있다. 바 위로 올라가서 거기에 있는 여자 손님들이 나를 경매로 사는 신이다. 좋아하는 여자를 도와주는 건데 바 위에서 춤을 춘다. 내려와서 자리를 뜰 때 여자가 이름을 묻는다. 약간 느끼하게 ‘앤디’를 말하고 사라진다”고 말했다.

앤디를 연기한 배우가 어려움을 토로할 만큼 앤디는 빈틈이 없다. 그의 행적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살펴보면 그 완벽한 면모는 더욱 빛을 발한다. 그는 우연히 몸을 부딪쳐 가방을 떨어뜨리고 간 촌스러운 시골 처녀와의 짧은 대면을 결코 잊지 않는다. 그녀의 가방을 챙겨 두는 섬세함까지 보인다. 그녀와 다시 바 ‘코요테어글리’에서 재회한 그는 때마침 가지고 있던 가방을 돌려준다. 집으로 향하는 그녀의 뒤를 따라가는 대범함도 있다.

물론 중간에 연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오해와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둘에게도 이별의 위기는 온다. 에이프릴은 어느 날 앤디의 집에 함께 들어가는 젊은 여자를 목격하고는 배신감에 빠진다.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다는 오해를 한 그녀는 잠시 슬픔에 빠지지만, 진실을 알고 나면 역시 앤디다 싶어진다. 그 여자는 앤디가 팔기 위해 내놓은 집을 보러 온 손님이었다. 혼자 사는 여자친구의 힘이 돼 주기 위해 집을 팔기로 한 것이다.

에이프릴이 그에게 푹 빠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시골에서 뉴욕에 갓 입성한 그녀에게 정통 뉴욕커가 내뿜는 완벽한 매력은 가히 치명적이다. 그녀에게 쏟는 감정표현은 솔직하면서도 로맨틱하고, 변함없이 열렬하다. 우연해서 더 로맨틱한 첫 만남에서부터 결국 그가 여자친구를 가수로 데뷔시킨 기획사의 큰손이었다는 결말에 이르기까지 그의 캐릭터는 흠 잡을 데가 없다. 한 마디로 에릭은 여성 관객에게는 감탄을, 남성 관객에게는 지탄을 받는 캐릭터다. 완벽한 남자를 이상형으로 꿈꾸는 여성관객의 오해는 더 깊어지고, 같이 온 연인에게는 부러움과 질투로 인한 말다툼을 불러온다.

공주님의 스토리에는 백마 탄 왕자가 필요하다. 백마 탄 왕자는 시대에 따라 배경과 성격을 달리하며 등장해 왔다. 코요테 어글리의 앤디는 왕국이 아닌 뉴욕을 배경으로, 망토 대신 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칼싸움 대신 바 위에서 춤을 췄을 뿐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만나고 싶은 동화 속 왕자님이 분명하다.

여성관객을 사로잡을 멋진 남자 앤디가 등장하는 뮤지컬 ‘코요테 어글리’는 7월 8일부터 8월 15일까지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