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가 김철리와 극작가 장성희가 연극 ‘달빛 속으로 가다’로 12년 만에 재회한다. 작품은 1999년 ‘2000년 새로운 예술의 해 희곡 공모’에 선정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8일간의 짧은 공연 이후 1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연극 ‘달빛 속으로 가다’는 극작가 장성희가 1990년대 말에 쓴 작품이다. 극작가 장성희가 직접 겪은 주변인의 ‘의문사’를 바탕으로 쓰였다. 무거울 수 있는 ‘삶과 죽음’이라는 소재를 침묵, 느림, 웃음 등을 담아 보여준다. 1980~90년대 한국에 대한 이미지와 현대사회의 모습을 재조명한다.

작품은 깊은 산중의 암자 ‘영불암’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영불암’은 고시공부를 하다 실성한 청년 관식과 엄보살이 머물고 있다. 어느 날, 제사 준비로 바쁜 이곳에 자살한 시체를 지게에 진 중년 남자가 찾아온다. 그 외에도 늙은 시어머니와 며느리, 산에서 발을 삔 중년 의사와 그를 부축하는 중년 남자, 사업이 망해 공공근로를 하러 온 사람들이 모여든다. 달이 중천에 뜨면 죽음과 관련된 자신의 사연들을 꺼내놓기 시작한다.

이번 공연은 서울시극단 단원 전원이 출연한다. 극의 흐름을 이끌어 가는 엄보살 역과 노파 역에는 객원배우인 남기애와 김현이 함께해 작품에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연극 ‘달빛 속으로 가다’는 9월 21일(금)부터 10월 7일(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