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아트센터와 문지문화원이 함께 기획한 <두산인문극장 2014>가 3월 24일부터 7월 5일까지 공연과 함께 국내외 석학들의 강연 및 영화 상영을 진행한다.

인간과 자연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탐색하기 위해 천문학, 생물학, 사회학, 인류학 등 여러 학문을 한 자리에 불러 모은다는 취지로 기획된 두산인문극장은 2013년에 이어 올 해 두번째. 올해는 믿음이 가능하지 않는 시대를 뜻하는 불신시대를 테마 아래 '우리는 사랑할 수 있는가' '우리는 지속할 수 있는가' 우리는 함께할 수 있는가' 등 세 개의 질문을 던지며 총 15개의 공연과 강연, 영화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영역에서 회의, 의심, 불신의 사례를 살펴볼 예정이다.

특히 중심 주제인 '불신시대' 아래 던져진 세 개의 질문에 따른 세 편의 공연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첫 번째 질문인 '우리는 사랑할 수 있는가'에서는 미국 TV드라마 골드 케이스의 작가 지나 지온프리도의 작품인 연극 <베키 쇼>가 박근형 연출로 3월 22일부터 3월 27일까지 Space111에서 펼쳐진다. 베키 쇼는 19세기 영국문학 허영의 시장에 등장하는 야망에 찬 여주인공을 모티브로 만든 인물로 작품 속 인물들을 혼돈에 빠트리고 관계를 뒤흔드는 인물이다. 관련 강연으로는 3월 31일 오, 나의 친구들이여 친구란 없다, 4월 14일 사랑에 관한 질문들이, 영화는 4월 7일 계보와 그림자가 상연된다.

5월 7일부터 5월 31일까지 '우리는 지속할 수 있는가' 질문에는 <엔론>을 만날 수 있다. 미국 7대 기업이었던 엔론의 실제 금융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2009년 영국 초연 후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며, 연출을 맡았던 루퍼드 굴드는 이 작품으로 2009년 이브닝 스탠다드 연출상을 수상한 바 있다. 연극 <노부인의 방문> 등의 이수인이 국내 연출을 맡았으며 유연수, 김영필 등이 출연한다. 관련 강연으로는 4월 28일 '아파트 게임과 중산의 삶', 5월 12일 '자본주의,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5월 19일 '민주주의와 그 불만' 등을 선보이며 소피 파인즈 감독의 영화 <지첵의 기묘한 이데올로기 강의>가 5월 19일 상영 예정이다.

'우리는 함께 할 수 있는가'의 질문엔 3?11 동일본 대지진과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다룬 연극 <배수의 고도>가 함께 한다. 6월 10일부터 7월 5일까지 공연하는 <배수의 고도>에서 배수란 절대 절명의 위기에 오히려 강을 등지고 온 힘을 다해 싸운다는 중국 사기에 나오는 전략에서 비롯된 말로 현재 일본의 상황을 비유하고 있다. 2011년 초연 시 극단 트래쉬마스터스(TRASHMASTERS)의 대표인 나카츠루 아키히토가 작, 연출을 맡아 일본 연극계의 화제가 된 작품으로 이번 공연은 2013년 <알리바이 연대기>로 동아연극상 작품상, 희곡상을 수상한 김재엽이 연출을 맡는다. 강연은 5월 26일 '소외되는 인간, 소내되는 인간, 소내하는 인간', 6월 2일 '대화의 예술, 예술의 대화'가, 6월 9일 '언어, 공동체, 삶의 형식' 등이 올라가며, 영화는 6월 9일 브라질 신예 클레버 필류 감독의 데뷔작 <이웃의 소리>가 상연된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두산아트센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