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사랑하는
거리의 마술사로 분한 김유정국

이번에는 < 매직컬 - 러브 이즈 매직 >에서 거리의 마술사로 나선다. 마술사가 뮤지컬에서 마술사로 분하여 역할을 한 적은 아주 미비한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전격적으로 마술사 김유정국을 내세워 매직컬 주인공으로 무대에 선다. 매직쇼에 비해서 마술사의 비중이 적겠지만 그 안에 녹여져 있는 마술의 범위는 클 수 밖에 없고, 김유정국은 단연코 커 보인다.
“연출선생님이 매직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뮤지컬을 만들면 재미있겠다고 생각을 하셨다고 해요. 저와 매직에 대해서 상의를 하시다가 마술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 배우에게 마술을 배워주는 것보다는 마술사가 출연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셔서 출연하게 되었어요.”
단순한 동기에서 시작한 뮤지컬 무대이지만 마술사로서, 김유정국 본인으로서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능력을 테스트하는 부분도 있지만 배운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고, 마술사로서 처음 서 보는 뮤지컬 무대이기 때문에 선례를 잘 남겨야 한다는 부담감과 의무감을 가지고 있다.

김유정국은 거리의 마술사로 분한다. 감성과 희망이 메마른 곳에 희망과 사랑을 싹트게 하기 위해 노력을 한다. 사람들이 점차로 변해가는 스토리로 이어진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 오면서 사랑과 희망을 가지게 되는 사람들로 바뀌게 된다. 거기에 마술사로 역할을 맡는다. 환상의 세계의 사람도 아니고 현실에 있는 사람도 아닌 그 중간 단계에 있는 사람이다. ‘마술피리’는 마술피리라는 도구로 마술을 부리지만 정국이라는 인물은 아무 도구도 가지지 않고 마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마술도 하고, 노래도 하고, 연기도 하고 춤을 추는 마술사가 되는 것이다.

“노래든 연기든 기본 베이스는 마술과 다르지 않다라는 것을 인정은 하는데 이것을 어떻게 융화를 시킬지 그것이 문제인 것 같아요. 선생님들의 말씀을 잘 듣고는 있는데 제가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마술을 할 때와 마술을 하지 않을 때의 제 모습이 다르데요. 그것이 연기와 접목이 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그런데 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냥 지금은 열심히 하고 있어요.”
< 매직컬 - 러브 이즈 매직 >는 다양한 마술들이 등장한다. 일루션 마술도 있고, 스케일이 큰 것도 있지만 아기자기한 마술도 많다. 사랑 이야기이기 때문에 한 사람을 사랑하면서 그 감정을 사랑으로 표현하게 되는 아기자기한 마술 말이다. 사랑의 감정을 마술사이기 때문에 마술로 보여주거나 전달하게 된다. 김유정국은 무엇보다도 정서를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기존의 마술쇼들은 그 쇼의 한계가 마술사의 역량에 달려 있어요. 마술사가 역량이 되면 쇼도 크고, 역량이 안되면 쇼도 그만큼 작아지죠. 제가 큰 마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뮤지컬이라는 것이 그렇잖아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내어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처럼 똑같다고 생각해요. 배우인 동시에 마술감독으로서 마술이라는 것이 다른 전문적인 분야들과 어떻게 결합하고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는지가 저도 궁금해요.”
김유정국은 들 떠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처음 서 보는 무대에 자신의 전부인 마술이라는 부분이 뮤지컬을 만나 어떻게 녹아져 한계를 넘어 훨씬 커다란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는지가 궁금할 것이다. 그가 매직컬을 하면서 제일 큰 매력으로 손 꼽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또 하나, 마술사로서 뮤지컬 배우를 하는 것은 처음이지만 지금까지 김유정국이 우리에게 보여주었던 매직쇼 무대가 크게 다르지 않아서인지 몰라도 그는 뮤지컬 배우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김유정국은 마술사로서 또 다른 부담과 의무를 가지게 된다고 한다.
“처음이잖아요. 여기서 제가 못해버리면 다음부터 뮤지컬에 마술사와 같이 작업을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거든요. 마술사가 잘하면 다른 뮤지컬 하시는 분들도 ‘마술사가 배우로서의 역량을 가지고 있구나’라고 생각하시고 마술사가 마술을 보여줄 수 있는 자기의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겠지만 제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한동안은 ‘마술과 뮤지컬은 멀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렇지 않게 하기 위해서 다른 마술사분들에게 죄송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처음이기 때문에 부담되는 것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좋은 선례를 남기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김유정국. 그는 마술사. 마술사들은 그들의 쇼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김유정국은 스토리가 있는 자신만의 매직쇼 에피소드들이 많은 마술사이다. 자신이 작가는 아니지만 시나리오 작업도 하고 있다. 나중에 커서 개인 쇼를 할 때 기존에 있었던 마술사들이 하던 공연 형식을 가지고 공연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한다.
“아직 어리잖아요. 젊다고 하기에도 어린 친구가 다른 사람을 쫓아가기에 급급하기 보다는 실험정신 같은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많은 쪽으로 뚫어보고 싶고요.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과연 현대인의 정서에 어떤 공감대를 줄 수 있는지가 궁금하거든요. 아직까지는 제가 욕심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은 걸 해보고 싶어요.”

< 매직컬 - 러브 이즈 매직 >를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여러가지를 배우게 된다고 한다. 예를 들자면 마술사들은 무대 위에서 혼자 보여주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사람들이 올라오더라도 다른 사람들을 보이게 하지 않는다고 한다. 마술사 혼자 보이게끔 하는데 배우는 그게 아니란다.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이 양념이 되어야 누군가가 돋보일 수 있고, 혹은 배우가 무대에서 어떤 모습으로나마 무대에 있다면 전체적인 그림이 완성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호흡과 여러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 내는 시너지 효과가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고 한다. 배우들에게는 당연한 것인지는 몰라도 김유정국에게는 모든 것이 새롭다.

“우리나라에서 마술이 이마만큼 잘 녹아있는 것은 없을 것 같아요. 제가 혼자서 마술을 할 때에도 뮤지컬과 같은 작업방식을 해왔었고, 이번 작품에 지금까지 그렇게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선택해 주신 것 같아요. 그래서 최대한 극 안에서 대사를 하다가 감정이 복받쳐서 노래가 나오고, 움직이다가 복받쳐서 춤이 나오는 것처럼 저도 그 안에서 모든 것들을 승화가 되어 마술이 되는 과정들을 열심히 임하고 있어요. 많은 분들이 도와 주시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아마 한동안 이만큼이나 마술이 정확하게 스며있다는 작품이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마술은 판타지이다. 극이 판타지가 아닌 이상 일루션이 쓰여진다면 튀어버리기가 일쑤이다. 그래서 극 안에 최대한 녹여내고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마술은 밖으로 끄집어 내어 극적인 효과를 많이 내고 있는 작품이 될 거라고 말한다. 마술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뮤지컬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싶어하는 그의 소망이 그대로 녹아 있는 작품인 듯 하다.
배우들도 프로답게 마술을 배우고 있다. 함께 한다는 개념이 이번에도 녹여져 있는 것이다. 스텝들과 끊임없는 회의와 논의를 통해 각 분야의 감독들은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로 상황들을 풀어내고 있다.

“한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매직컬에 제가 참여한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이는 일이예요. 그래서 사명감도 있고요. 그리고 써주시기만 한다면 언제라도 무대에 서고 싶어요. 마술사로서 능력이 된다면 이런 매력적인 작업을 놓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속임수라고 생각하면 속임수이고, 기적이라고 생각하면 기적이죠.’라고 말하는 김유정국은 다른 뮤지컬을 관람하시는 것처럼 봐주셨으면 한다고 한다. 그렇게 보시게 된다면 신기함을 넘은 그 무엇인가를 보실 수 있으실 거라고 한다. 환상에서 환상으로 보기를 원하는 김유정국은 공연이 있을 12월을 기대하고 있다. 눈이 내리는 것조차 기적이고 마술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그런 뮤지컬을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가 보다.
“최선을 다해서 최고의 무대와 최고의 마술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최고의 공연은 제가 배우라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요(웃음) 저만 잘하면 될 것 같아요.” 그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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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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