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한 때, 적막감이 감도는 평범한 주택가 골목. 오며 가며 이웃사촌으로 지내는 네 명의 억척 주부들 앞에 누군가 버려놓은 쌀통이 눈에 띈다. 생활에 찌들어 여유가 없어진 이 여인들에게 쌀통은 ‘내가 책임지지만 않으면 되는’ 쓰레기일 뿐.

하지만 쌀통 안에서 말라비틀어진 아이의 손가락과 발이 나오면서 그들의 실소 나던 일상이 엽기 코믹 공포로 방향을 틀기 시작한다. 과연 이들의 선택은 무엇일까?

지난해 신춘문예 단막극제에서 공연돼 주목을 받았던 <그녀들만 아는 공소시효>가 장막극 <이웃집 쌀통>으로 새롭게 돌아왔다. 한적한 주택가 골목길, 버려진 쌀통 안에서 아이 손가락을 발견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일상의 공포’라는 맥락으로 코믹하지만 한편 소름 돋게 전달하고 있다.

<그녀들만의 공소시효>로 2010년 한국희곡작가협회 신춘문예 희곡부분에 당선된 김란이 작가와 선욱현 연출이 의기투합했으며 김곽경희, 우승림, 우진식, 김소영 등 대학로 베테랑 여배우들이 그로테스트한 주부들로 변신한다.

원래 단막극이었던 이번 작품은 네 여자들의 캐릭터와 현실을 보여주기 위한 ‘퀴즈쇼’ 에피소드를 추가하며 장막극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선욱현 연출은 “네 명의 주부들이 가진 불안, 속물근성과 이기심이 어떻게 이번 사건을 치닫게 하는 지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각박한 우리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쓴 웃음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연극 <이웃집 쌀통>은 3월 18일부터 5월 15일까지 대학로문화공간 이단에서 공연된다.

 
"내 집앞에 쓰레기 버린 인간은 꼭 찾겠어"

 
"구청에서 여는 퀴즈대회에 참가하면 상금이 있대"


"돈을 딱딱 나누자고"

 
억척 아줌마들의 웃기고도 살벌한 싸움.

 
이쪽에서도 한 바탕 난리.

 
"남의 집 앞에다 왜 쌀통은 슬쩍 버리시나?" "나 아니거든"

 
"아줌마가 새벽에 이 쌀통 사거리에 버리는 거 내가 봤어요."

 
결국 쌀통을 뒤집자 예상치 못한 무언가를 발견한다.


이들의 선택은?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