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집시 음악과 발칸풍 포크 음악의 향기를 선보이는 미국 인디밴드 베이루트가 첫 내한공연 무대를 시작한다. 트럼펫, 플뤼겔호른, 우쿨렐레를 연주하는 잭 콘던과 함께 프렌치호른, 트롬본, 피아노, 베이스를 연주하는 여섯 명의 멤버가 뭉친 프로젝트 밴드, 베이루트. 완벽한 어쿠스틱, 흠결 없는 선곡으로 알려진 베이루트의 리더, 잭 콘던을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먼저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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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 플뤼겔호른, 우쿨렐레 등 다양한 악기를 연주한다.
트럼펫을 가장 먼저 시작했고, 피아노, 아코디언에 매료됐다. 어릴 때부터 악기들과 함께 곡을 만들고 연주를 해왔기 때문에 신디사이저 같은 악기를 쓰는 것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그래서 전자음악의 요소를 적게 사용하는 것 같다.

“발칸포크, 발칸반도에서 영향을 받은 음악”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데.
서구의 많은 매체들이 아직도 내 음악을 집시 음악이라거나 발칸 음악이라고 얘기 하지만 사실 많은 저널리스트들이 게으른 탓이라고 생각을 한다. 어렸을 때 난 기타-베이스-드럼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미국 록을 하고 싶지 않았다. 아트하우스(예술영화극장)에서 팝콘을 팔면서 프랑스, 이태리 영화들을 많이 봤다. 그러다가 발칸에 관한 영화들을 보면서 영화에 나오는 음악들의 브라스(관악기) 편곡에 매료됐었다.

트럼펫을 연주하면서 그것을 발전시켰고, 내 음악에 접목시켰다. 19세 때 발표한 데뷔 앨범에서 발칸 음악에 받은 영향은 분명하겠지만 그 이후로 사운드와 편곡 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처음부터 나는 독창적인 장르를 만들고 싶어 했고, 독창적인 부분들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

2011년 발매한 ‘The Rip Tide’의 변화가 궁금하다.
처음으로 곡을 쓰기 시작한 것이 15세 때이고, 첫 앨범이 나온 것이 19세 때였다.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처음으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지난 앨범을 만드는 동안 음악적으로 많이 성장을 거듭했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생긴 경험들이 담긴 앨범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번에는 좀 더 기본으로 돌아가서 그간 천천히 발전해 온 것들을 만들고자 했다.

새로운 정착이라고 생각해도 되겠다.
그렇다. 새 앨범 제목인 Rip Tide(조류)는 브라질 해변에서 내가 실제로 경험한 것인데, 지난 몇 년간의 생활도 그런 큰 조류에 휩쓸려 오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했다. 난 항상 슈트케이스와 함께 살아 왔고, 이제는 브루클린에서의 정착한 생활이 평화롭게 느껴진다. ‘The Rip Tide’는 그 방랑에 대한 작별과도 같은 것이다.

다른 사람의 음악과 앨범에서 영감을 얻는가?
최신음악에 영향을 받지 않는 편이었지만 지금 너무나 많은, 그리고 훌륭한 뮤지션들에 둘려 싸여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서 오는 영향을 거부하기는 어렵다. 내셔널(The National)과 아케이드 파이어(Arcade Fire)는 무척 좋은 친구들이다. 그들은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줬는데 앨범과 예술을 만드는 방법, 그리고 투어 중의 삶 같은 것들이다.

한국 첫 내한공연이다. 과거처럼 새로운 곳에서 발견한 악기와 음악들이 영향을 줄까?
이번 앨범에서 음악적인 정착지를 찾은 것 같다. 그러니까 충동적으로 영향을 받는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을 듯 하다. (웃음) 난 이제 많이 성장한 것 같은 느낌이다.

한국 음식을 먹어 본 적이 있는가?
뉴욕의 이웃에는 한국 친구들이 많다. 여름이 오면 그들과 함께 불고기를 먹었고, 그들이 만들어 준 김치전도 먹었다.

한국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노래 부르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국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아이디어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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