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는 분은 가서 봐도 괜찮구요

단순한 재미를 보기 위해서는

다른연극을 보시는게 나으실듯

맥베드를 예전에 중앙대에서 하는 연극으로

봤었어요 그때보고 이야기와 흐름을 알고있어서

보는데 불편함은 없었지만

대사나 표현 방식이 모르고 보면 재미가 떨어질거 같았어요

하지만 우수작품이라고 하는만큼

표현력은 대단했던거 같아요

맥베드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어서 이번엔 내용파악 위해서 공연관람을 했는데,

어렵더라구요.

하지만 어느정도, 무엇을 다루려고 했는지는 알것 같더군요.

어쨋든 90분동안 잘보았습니다.

좋았어요

형식의 무의미함과 떠다니는 혼백들, 촛불, 이것은 책상과 의자다, 그리고 멕베스.

조명이 거의 꺼진 무대 위에서 혼백들이 등장한다. 멕베스의 이름을 부른다. 낮고 혹은 길고, 또 혹은 거의 쉰듯한 목소리로. 혼백들은 촛불을 들고 있다. 그들이 몸짓을 휘저을 때마다 바닥에 촛농이 떨어진다.

혼백들의 꿈과 예언으로 맥베스는 자신의 운명을 알아차린다. 그것은 왕을 죽이고 스스로 왕이 되는 것. 하지만 그는 나약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센 담력을 가진 아내의 힘으로 그는 왕을 죽인다. 그러나 살인을 하고난 뒤 모든 것을 이룬 맥베스는 그가 죽인 전왕의 환영을 보거나 꿈들로 인해 잠에 들지 못한다.

텅 빈 객석을 관객들에게 거리낌 없이 내놓아 놓은 것을 보았을 때, 나는 하나의 관객으로서 어떤 자신감으로 이 무대가 나를 대하고 있는지 생각했다. 그리고 극이 시작되었을 때 모든 것은 시도되었고 최초였으며 식상함 따위는 전혀 없는 전대미문의 맥베스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늦은 육감이었다.

내밀한 표정과 몸짓들이 떠오른다. 어둠 속에서 촛불이나 의자나 책상으로 만들어진 상징들을 가지고 그들이 어떤 말을 하는가 꼼꼼히 지켜보았다. 그것은 욕망이며 권력이며 생각이며 불안이며 고통이고 꿈이다. 일련의 촛불들이 꽂혀있는 책상들은 날아다니고 그 와중에서 우리는 감히 입 밖으로 꺼내놓을 수 없는 어떤 '감'들을 느끼기 시작한다. 점점 몰입되어가는 것이다.

견딜 수 있을 줄 알았지. 하는 혼백들의 말을 들었을 때. 소름이 끼쳤다. 오소소 돋은 팔뚝의 감촉. 인간의 양심의 깊이. 맥베드라는 인간의 내면을 말하는데 아주 적절한 어휘라고 생각된다.

역시 셰익스피어의 작품이었고 대단했다. 하지만 연출력. 거의 모든 대사를 압축해 놨다고 생각하면 되겠는데, 내가 기억하고 있던 맥베드와는 정말 달랐다. 기본 스토리라는 틀은 있지만 그 안에서 몸짓으로 또는 상징으로 보여주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수 있었다. 그리고 플롯을 구성하는 연출력이 뛰어난 연극이었던 것 같다.

어떠한 작품을 그대로 답습하기 보다는 이렇게 참신하고 새로운 시도로 관객을 열광시키는 것도 괜찮은 시도일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