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부터 기다려왔던 공연이었다
성남아트센터 개관 5주년기념 이벤트의 일환으로 기획된 봄의 슈트투가르트 방성 심포니와 로져 노일턴에 이은 가을의 부타페스트 페스티발 오케스트라와 이반 피셔!

캬라얀의 전성기 시절의 지휘에 비견되는 인물이라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고 즐거운 공연 거기에다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있는 바이올린의 비르튜오소인 백주영씨의 브루흐의 연주까지 ...앵콜에서의 변주곡은 환상 그자체였다
활을 그으며 동시에 퉁겨주는 ...앵콜에서 무슨 반주를 해주나했었는데 실은 혼자 다섯개의 손가락과 한팔로 이루어진 기교였다 피아노로 보면 12손가락을 가졌다고 해야할 까......대한 민국에
저런 연주자가 또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자랑스런 자리이기도 했다

마지막 슈베르트의 교향곡9번 "The Great" 공연전에 미리 샤를 뮌쉬와 카를 뵘의 50년대-80년대연주를 구해 "예습"해서 간 이유로 귀에 많이 익었었는데
역시 실황을 그 어떤 CD가 따라가리요 거기다 부다페스트 오케스트라와 이반 피셔인데...

연주가 끝나고 나도 모르게 벅찬 가슴을 어찌할바 몰라 그냥 기립해서 열렬히 박수를 쳤다

오래간만에 몰입의 즐거움을 선사해준 이반피셔 오케스트라 백주영에게도 너무 감사한다

마지막으로 편리한 예매와 빠른 배송으로 공연을 더욱 즐겁고 편하게 해준 인터파크도...

2011년엔 또 어떤 팀이 올지 기대하며 벌써부터 검색 중이다

내연엔 패키지로 구매를 할까......미리 좋은 자리 '찜'해 놓게 말이다

오케스트라의 하모니가 너무나 훌륭해서...
슈베르트 9번 교향곡의 섬세함과 강렬함이 잘 표현된
감동적인 공연이었습니다.

슈베르트의 마지막 교향곡 9번, The Great...
넘쳐나는 멜로디에 질식될 것 같은 그의 교향곡적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난 곡이다.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고, 너무 신파로 흐를 수도 있는 함정을 가진 곡이었지만
어제 이반 피셔의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연주는 깔끔함 그 자체였다.
서서히 끓어오르는 곡적 긴장감이란 측면에서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 그의 지휘를
눈 앞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특히나 성남아트센터의 작은 콘서트홀은 이 악단과 너무도 잘 어울렸다.
목관의 아름다운 음색이 시종 일관 곡을 이끄는 이 교향곡에 맞추어
목관을 전면 중앙에 배치하고 금관을 그 뒤로
현악 파트는 양쪽 옆으로 넓게 배치하여
최대한 입체적인 음향을 추구한 그의 의도는
이 작은 콘서트홀과 그야말로 찰떡궁합을 이루어
형언하기 힘든 다채로운 음향을 선보였다.
1층 객석이 지나치게 낮은 감은 있었지만
너무 크고 울림이 많아 멍멍한 소리를 들려주는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과 비교한다면
너무도 생생한 음향을 들려주었다.
역시 작은 규모인 LG 아트센터와 비교될만한 음향이었다.

더구나 이런 연주를 서울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볼 수 있었다는 것도 너무 만족스러웠다.

자기 악단을 데리고 이런 연주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몹시도 신나는 것 같아 보인 이반 피셔의 지휘 동작도
즐거움을 배가시킨 요인이었다.

대곡을 이끌어가기에는 역량이 부족해보인 협연자가
따로노는 1악장 연주를 선보였지만
2악장부터는 노련한 솜씨로 독주자를 성실히 받쳐준
이반 피셔의 지휘 솜씨는 박수를 받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브라보!!!

지난 3개월 동안 참석한 클래식 음악 콘서트는 지난 8월 아시아 필하모닉 연주회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이다. 아시아 필의 연주는 지나치게 울림이 많은 예당의 음향 특성과 급조된 앙상블로 인한 안정적이지 못한 연주력 그리고 현악편성을 지나치게 두텁게 한 정명훈의 미스 초이스로 인해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한 연주를 들려주었다. 반면 어제 피셔와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연주회는 우리나라에서도 탑 클래스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뛰어난 연주회였다.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뉴욕 필과 같은 대규모 관현악단과 잉글리쉬 바로크 솔로이스트 같은 시대악기 연주단체의 중간 쯤에 위치한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하면서도 깔끔한 사운드 그리고 때때로 동구권 악단의 특징을 반영하듯 약간은 촌스러운듯 하지만 정겨운 액센트를 보유한 악단이었다. 이반 피셔는 이미 베를린, 암스테르담의 정기 연주회에 자주 초청될 정도로 뛰어난 지휘자이며 그의 지휘 동작은 리카르도 무티처럼 세련된 것이 아니라 비교적 수수하지만 곡의 핵심을 연주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무리가 없어보였다.

어제 연주회의 하이라이트는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더 그레이트'였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교향곡 중 하나로 실연으로 감상하는 것은 2007년 무티와 비엔나 필, 2009년 하이팅크와 시카고 심포니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이다. 무티의 뛰어난 곡 해석과 비엔나 필의 환상적인 사운드로 인해 2007년 공연은 필자의 기억에 최고의 '더 그레이트'연주로 남아있으며, 2009년 하이팅크의 연주회는 지휘자의 밋밋한 해석과 지나치게 트롬본이 강조된 시카고의 연주 탓에 그다지 큰 인상을 주지는 못하였다. 어제의 연주는 무티의 연주보다 낫다고 하기는 힘들겠지만 오케스트라의 소박하지만 응집력있는 사운드 그리고 피셔의 아르농쿠르를 연상시키는 악보에 충실하면서도 금관을 적절히 강조하는 흥미로운 해석으로 전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듣기 쉽지 않은 탑클래스의 연주회였다.

성남아트센터 콘서트 홀은 그다지 크지 않은 작은 규모에 약간 산만한 감은 있지만 악기의 질감이 선명히 전달되어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뛰어난 어큐스틱을 보유하고 있었다. 아직 필자가 방문해보지 못한 고양 아람누리 콘서트 홀과 더불어 국내 최고 수준의 음향을 갖춘 홀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오늘 연주회의 아쉬운 점에 대해 언급하자면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의 독주자로 선정된 백주영은 아직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같은 일급 악단과 협연하기에는 부족한 실력을 지닌 신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녀는 아직 깊이가 모자라는 얕은 소리와 산만한 음색을 기교로 보충하려는 인상을 주었으며, 지난 1월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향의 연주회에서 협연을 담당한 신현수와 비슷한 수준의 연주자로 보인다. 필자가 지난 4월 시카고 심포니의 정기연주회에서 자그마한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온몸으로 마치 신들린 듯 개성적이지만 깊이있는 소리를 뽑아내던 테츨라프를 보며 받았던 인상에 비하면 그녀는 아직 향상의 여지가 많아 보였다. 공연기획사에서 티켓 판매와 공연수익 향상의 측면에서 국내 연주자를 협연자로 기용하는 일이 많은 것은 알고 있지만, 앞으로는 좀 더 수준 높은 연주회를 위해 가능한 이를 자제해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