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클래식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조지 윈스턴이란 이름은 다 아실 거에요.
그 유명한 클래식 '캐논 변주곡'을 그만의 방식으로 연주한 곡이 제일 잘 알려졌지요.
저는 앨범을 3장이나 갖고 있는데 정말 돈이 안 아까웠어요.
이번에 내한하신다길래 이번 공연은 놓치지 않고 꼭 가야 겠다고 결심했어요.

첫곡 Baby let me hold your hand는 비틀즈 노래를 편곡한 곡인데요,
저는 그 전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음악이었는데 아무튼 피아노로 편곡하니 색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Colors는 느린 템포의 곡인데, 듣고 있자면 잔잔한 멜로디가 드넓은 지평으로 몸을 싣고 가는 기분이에요. 후반에 가면 악보가 조금 복잡해지는데 다양한 색이 어울리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 공연에서는 Colors와 Dance가 따로 나갔는데 원곡은 Colors-Dance라 하더군요. Dance라 하니 약간 느리고 우아한 동작을 강조하고, 마치 시간을 천천히 조종하는 듯한 무용수의 춤이 떠오릅니다. 역시나 듣기 좋고 부담없는 곡이구요.
Tamarack pines(낙엽송)는 제가 갖고 있던 Forest앨범에 실린 곡이라 친숙한 곡입니다. 인적이 드문 숲에 우뚝 서 있는 낙엽송... 햇빛이 조금씩 스미는 숲의 침엽수가 주는 신비롭고도 차가운 느낌을 피아노로 잘 살린 곡이었습니다. 후반부에 맨 끝의 건반으로 연주도 독특한 느낌을 주고요.
Time for love는 저번 2월에 나온 'Love will come'의 첫번째 트랙입니다. 이 앨범도 갖고 있는데 앨범 쟈켓에 잘 어울리는 곡이라고나 할까요? 도심 속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에 마음을 맡기는 그런 분위기의 곡입니다. 곧 사랑이 올 것이란 예감이 들게끔 곡조가 감미로우면서도 담백합니다.
Be my valentine, Charlie Brown은 만화 'Peanuts'에 쓰인 곡입니다. 앞의 'Time for love'가 담백한 형식의 곡이였다면 이 곡은 굉장히 낭만적인 곡입니다. 석양이 지는 풍경을 등진 채 피아노를 연주하며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 생각납니다, 저는. 재즈 형식에 충실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로맨틱한 분위기의 곡입니다.
Love will come은 느리고 짧은 곡입니다. 'Love will come'의 마지막 트랙이구요. 사랑의 예감이 들게 하는 편안하고 낭만적인 분위기의 곡입니다.
Moon은 조금 빠른 템포의 단조곡입니다. 짙푸른 안개에 휩싸인 달을 연상시키는 곡이지요. 차갑고 신비로운 달의 이미지에 맞춰 단조로 만들어진 곡 같습니다. 듣고 있자면 신비하고도 감상적인 분위기로 인도하는 것 같습니다. 이국적 느낌을 주는 후반부도 인상적이지요.
Dog and cat은 제목으로 보나 쫓고 쫓기는 개와 고양이를 연상시키는 곡인데 굉장히 빠른 템포의 재미있는(?) 곡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곡이구요. 졸음이 오시는 분들도 이 곡 듣고 잠에서 깨셨을 겁니다.
Variation on the kanon by pachelbel은 조지 윈스턴 곡 중 가장 유명한 곡이고, 또 가장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곡입니다. 저는 이 곡을 떠올리자면 산들바람이 드는 오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오랫동안 담아두었던 깊은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사실 원곡은 그렇지 않지만 윈스턴의 편곡은 Be my valentine, Charlie Brown못지 않게 로맨틱한 분위기의 곡이지요.

Carol of the bells는 정규 앨범 'Winter'에 실린 곡입니다. 역시 이 앨범 가지고 있기에 저에겐 친숙하구요. 제목을 보면 크리스마스 시즌에 어울릴 것 같은데 꼭 성탄절이라기보단 눈꽃, 찬바람, 침엽수가 떠오르는 차가운 느낌을 전달하는 곡이지요. 계속 높고도 단조풍의 가락이 지속되는데 겨울의 차갑고 신비로운 느낌을 전달하기 위한 방식이지요.
Cloudburst(호우)는 Carol of the bells와 비슷한 분위기로 시작합니다. 역시나 차가운 느낌을 주는 단조풍의 곡이지요. 폭우라 하지만 처음부터 과격한(?) 곡조로 시작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져 나중에 더욱 커지는 곡이지요. 중간중간 들리는 낮은 음조는 어두운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한 것 같습니다. 정신없이 연주되는 오른손의 연주는, 계속 빠르게 쏟아지는 빗방울을 표현한 것 같습니다.
The cradle은 정규 앨범 'Forest'에 실린 곡입니다. 조금 빠른 단조풍의 이 곡은 아직 어린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님의 마음에서 지은 곡인지, 아니면 노인이 어릴 적을 회상하는 마음에서 지은 곡인지 알 수 없지만 '삶의 덧없음'을 떠올리게 해 묘한 감상으로 이끄는 곡이지요. 차갑고도 부드럽게 조화된 멜로디는 아름답기도 하지만 듣는 이의 가슴을 다정하게 보듬어 줍니다. ^^*
Thanksgiving역시 유명한 곡입니다. 'Winter'에 수록된 곡인데 여름이라 다소 어울리지 않을 수 있지만 결실을 맺는 계절의 정경을 담아낸 곡인데 왜 단조풍인지 이해가 안 가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황금빛 평야를 보고 갑자기 눈물이 나는 정도의 감성을 지닌 분이시라면, 열매를 맺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버리고 마는 존재의 위대한 희생 정신을 이해할 것입니다. 아무튼 이 Thanksgiving는 윈스턴의 곡중 가장 서정적이고 감상적인 곡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Building the snowman과 The snowman's music box 둘 다 'Forest'에 수록된 곡입니다. 빠른 장조풍의 곡인데 쌓인 눈의 반짝거림, 뛰어노는 토끼와 아이들이 연상될 만큼 경쾌한 곡이지요. 우울해 있다가도 이 곡을 듣고 있자면 기분이 좋아지지요. 시종일관 높은 가락으로 연주되는데 유쾌한 모양새의 눈사람과 눈 속에서 뛰놀아 즐거워하는 아이들과 잘 어울리는 음조입니다.

평소 조지 윈스턴의 음악을 좋아하는데 사실 처음 들어본 곡들도 많았구요,
본래는 윈스턴의 앨범에 수록되지 않았는데 타 가수들의 노래를 편곡한 점도 독특했습니다.
윈스턴의 음악은 자연 친화적이면서도 도시 생활 속에서 들으면 정말 좋아요.
다 가버린 봄 속에서 곧 찾아올 신록의 향기를 느끼게 해주는 공연이었습니다.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자유분방해 보였는데, 한국어로 인사하고 다음 곡을 말씀하시는 등 무대 매너가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아무튼 정말 돈이 안 아까운 공연이었어요.

조지윈스턴..워낙 유명한 분이시고, 음악을 좋아하는 난 바로예매를 했다.
4월에 예매를 하고 얼마나 기다렸는지....

공연이 시작되고 터벅터벅 양말을 신고 편안한 면바지와 남방...
낡은 기타케이스를 들고 무대에 올랐다.
푸근하게 웃으면서.
하얀 종이를 (꼬깃꼬깃했다.) 피아노 안쪽에 넣어 놓고,
영어로 인사를 하고 그 하얀종이를 컨닝하며 서툰 한국말로 곡을 소개하는 그 덕분에 여기저기서 행복한 웃음이 나왔다.

아름답고 잔잔한 선율에 푹 빠져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싸인회!!!!
줄을 섰는데 모든 사람들에게 사인을 해주며 웃으며 행복해 하는 그를 보며
그의 음악이 따스한 이유를 알았다.
소박하지만 사람냄새 물씬 나는 조지윈스턴.
너무 행복했다.

손가락 끝에 열정을 담아내는 열정적인 공연이었어요.
끝내고 싸인회 한것도 좋았구요~ ^^

아직도 생생하게 들리는듯 합니다.
조지 윈스턴이 내한해서 공연을 하신다는게 와 닿지 안았는데. 제 눈으로 만나고 오니 정말 삶의 활력소 가 되었습니다.
공연의 여운이 끝나기도 전에 발빠르게 움직여 싸인의 줄에 합류하여 행복한 기다림으로 사인을 받았답니다. 만나서 반갑다는 영어한마디까지 주고 받으며 조지 윈스턴과 대화하는 운 좋은 기회도 갖게 되었네요.

제 삶의 재충전의 기회를 준 조지윈스턴의 아름다운 공연!! 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유명한 음악예술가 분들은 가격이 만만치는 않았지만, 인터파크 덕분에 그나마 좋은 자리게 앉아서 음악을 감상 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문예회관에서 직접 예매한것 보다 좋았던 것같습니다. 그부분은 저도 잘 몰랐는데 해 보니 이제 티켓 구입도 요령이 있는 듯 합니다.

잔잔한 피아노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