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입니다. ^^

'셰익스피어 인 러브'라는 엘리자베스 시대, 셰익스피어 연극에 대해 다룬 영화를 감명 깊게 본 터라 평소에 당시 영국의 연극 무대를 겪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그 시대에나 있었던, 그리고 지금은 영국의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 정도에서나 하고 있는 스탠딩 공연을 이번에 대학로에서 한다니 기대가 컸었다.

음, 사실은 공연을 두 번봤는데 첫 번째는 첫공 때 바로 가서 봤었다. 그 때는 솔직히 조금 실망스러웠다. 스탠딩만 실험할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배치돼있어 재기발랄하긴 했지만 중간중간 배우들의 호흡이 조금씩 어긋나는 느낌이었고 그래서 2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오롯이 집중할 수가 없어 약간 산만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기껏 보고 왔는데 다른 친구가 자기도 꼭 보고 싶었던 연극이라며 같이 보자고 하는 것이었다. 자기가 밥을 산다고 하기도 하고^^; 또 첫공이라 어수선했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서 - 그리고 워낙에 스탠딩이란 점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 결국 또 보러갔다. 결과는

다시 보러와서 정말 다행이다.

배우들의 호흡은 역시 첫공이라서 그랬던 건지 처음 본 공연보다 훨씬 잘 조율되어 있어 보기가 편안했다. 음, 2시간 러닝타임의 스탠딩이었음에도 보기가 편했다. 대사같은 것이 훨씬 잘 맞아떨어져 비슷한 시간 공연했음에도 공연에 굉장히 속도감이 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스탠딩이란 특징을 십분 살린 다른 각각의 요소들도 추가되어 정말 재미있었다. 스포일러라서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만 말하자면, 무대가 이동식이란 것과 관객이 그 이동에 참여한다는 점이 그렇게 매력적일 수가 없었다. 평소에 소극장의 좁은 의자에서 무릎엔 가방을 올려놓고 공연을 봤던 것에 비해 훨씬 능동적으로 연극을 감상하는 기분이었다.

또 배우들이 관객들과 더 소통하려 시도했다는 것도 굉장히 흥미롭고 매력적인 점이었다. 몇몇 대사들과 행동들은 정말 관객을 타겟으로 강하게 휘몰아치는데 영화관처럼 큰 화면으로 얼굴이 확대되는 것도 아닌데 영화의 클로즈업같은 강한 느낌이 났다.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서있는게 힘든 줄도 모를 거라는 공연 소개에 쓰여진 연출님의 자신만만한 말이 체감되는 순간ㅋㅋㅋㅋ

완벽한 연극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뛰어난 연극이었다. 무엇보다 스탠딩과 관객 참여극이라는 신선한 요소에 푸짐한 점수를 주고 싶다. 이번 공연을 통해 항상 실험적인 연극을 한다는 극단 하땅세에도 관심이 생겼다. 앞으로도 이런 공연을 자주 해주었으면!

타이투스 애드로니커스
제목부터 너무 낯선 극이다. 배우 이상직씨가 출연한다고 해서 선뜻 선택한 작품이다.
일단 무대 세트가 너무나 파격이다. 이동식 무대라니 더구나 스탠딩 연극이다. 배우를 내가 보고 싶은 곳으로 이동하면서 얼마든지 볼 수 있다. 나무말을 타고 달리는 배우는 심지어 관객 사이를 지나다닌다. 관객은 그 시대의 장터 시민들이 되어 만세도 해야하고 박수도 쳐야한다. 세익스피어시대에 아니 그 전에 있던 장터 연극을 보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관객과 뒤섞여 연극을 해야하는 배우들은 극의 몰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을 것같다. 타이투스의 아들 루시아스는 심지어 여배우가 한다. 다들 딸인줄 알았다. 처음엔 . 극을 보면 분명 아들인데. 그 배우 정말 남자배우보다 멋지게 연기를 했다. 이름은 모르지만 . 상기된 붉은 볼은 아버지 타이투스와 형제의 복수를 하기 위해 용감하게 싸운다. 멋진 극이다. 매력적인 무대와 파격적인 진행이 돋보이는. 그러나 정극의 카타르시스는 조금 아쉽다. 이상직 배우의 슬픔에 울부짖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니 남아있다. 연극의 새로움을 보고 싶다면 강추!!!

이상직배우님에게 완존 빠졌습니다. 다른 배우분들도 넘 넘 흡입력있는 연기를...
세익스피어하면 어려울거라는 생각을 완전 날려주셨습니다.^^ 웃다가 감동적일때는 완존 울다가...
정말 좋은 공연 감사합니다. 배우분들 화이팅!!!!

러닝타임 1시간 45분...

스탠딩 연극이기에 '끝까지 서서 참고 볼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던 것은 기우..

배우들의 강력한 에너지와 탄탄한 스토리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고 시간은 눈깜짝 할 새

흘러가 버렸네요...

전작 <하땅세> 에서 보여진 것처럼 대학로에 허다한 로맨스, 코미디 연극을 깨부수는 참신한

연출력은 역시나 하땅세 극단만이 가진 큰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잔인한 복수극임에도 극중 특유의 위트와 관객 참여형의 무대이동으로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었어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