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울 수 없는 강렬함..
오래도록 뮤지컬 식의 노래와 춤에 익숙해져 있던 터라 이 연극에서 배우들이
거의 제자리에서 약간의 동작과 함께 대부분 대사로만 극을 이끌어가는 상황이 약간 지루했지만,
상징적인 표현으로도 극의 내용은 잘 이해되었다.

14살 어린 시절의 나왈, 중년의 나왈, 노년의 나왈을 맡은 배우들이 각 세대의 시대적 상황 속에서
나왈의 삶이 어떻게 철저하게 망가져가는지를 잘 표현해주었다.
처절하고 애끓는 음성으로 비극적인 삶을 온몸으로 표현해준 노년의 나왈을 연기한 배우 이연규씨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전세계를 충격과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영화 <그을린 사랑>이 끔찍한 비극을 실제적으로
다 보여주어 무척 불편했고 보기 힘들었는데, 연극은 눈으로 보여지는 상황을 긴 대사를 통해
상징적으로 표현하여 인상적이었다.
남매가 엄마의 여정을 찾아가며 침묵 속에 갇힌 엄마의 과거를 하나하나 들추어내어
마침내 진실과 마주치는 순간, 그들 역시 침묵 속에 빠져들고 마는 비극적인 상황을 바라보며 그만,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슬람이라는 종교사회구조와 끔찍한 전쟁으로 인해 한 인간으로서의 삶은 철저하게 파괴되고
아들이 자신의 아이들의 아버지가 되는 비극이 버젓이 일어날 수 있는 사회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가부장제 아랍사회의 수많은 여인들의 가혹한 운명이 오늘날에도 실제한다는 것..
특히 엄마를 찾아 헤매던 한 소년이 점점 타락하여 전쟁터에서 사람들을 마구 죽이고
그걸 카메라에 담는 등 비인간적인 극악무도한 고문기술자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오늘날 끊이지 않는 내란 속에 제대로 배움의 기회를 갖지도 못하고 전쟁터에서 살아가는
소년병의 끔찍한 미래를 보는 듯해서 가슴이 아팠다.

믿기지 않는 끔찍한 진실을 세상에 알리는 것..

지난 4월에 본 아름다운 우리 연극 <봄날>을 보고난 후로 오랫동안 뮤지컬과 영화에 빠져 멀어졌던
잔잔하면서도 흡인력있는 연극이라는 장르에 점점 빠져들게 되었는데 이번에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
연극 <그을린 사랑>으로 인해 연극의 색다른 매력에 다시 매료된 것 같다.

아쉽지만 이 연극은 7월 초에 이미 공연이 끝났다.
잘 알지 못하고 쉽게 접해보지 못한 아랍의 여인들의 비극적인 삶을 생생하게 보여준
연극 <그을린 사랑>에서 받은 강렬한 인상을 지울 수 없어 뒤늦게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였다.

공연이 아주 감동적이었습니다.
재공연이 있다면 친구들에게 추천할랍니다.
공연을 본 이후 케이블TV에서 영화 ''그을린 사랑''을 해주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영화보다 공연이 더 좋았습니다.

너무 감명깊게 &#48419;어요 ㅠ
막공으로 한번 봤는데 정말 보길잘한듯..
배우분들 연기 다 훌륭하시고
음악 스토리 연기 연출 다 좋았던거같아요,,, ㅜ
마지막에 배우분들 인사하시는데
그때 눈물이 막 터져서 ㅜㅜㅜ

하루종일 돌아다녀서 졸까봐 걱정하며 보러갔는데 기우였어요ㅋㅋㅋㅋ
너무 좋은 극이었어요~

3시간이라는 시간이 아쉬울만큼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열연하신 배우님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