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페스티발 중에서 가장 먼저 찜해놓고 기다렸던 연극이었습니다.
한팩에 직접 전화해서 단체예매를 했지요.
이런 페스티발이 더 좋은 점은 다른 연극에 비해서 가격도 착하더라구요.
천명관소설은 워낙에 유명하고 또한 작가의 시선이 매우 독특해서 이전에도 연극화된 작품들이 있었습니다만
작가가 직접 대본에 참여한 것은 아마 처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연출은 청국장의 대표이신 김한길님께서 하신걸로 어렴풋이 알고 있는데 맞나 모르겠네요.

배우분들 연기가 정말 뛰어나더군요. 물론 한두분이 조금 전반적인 평균에는 살짝 못미친 듯도 하지만
극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평균이라 함은 워낙 주요인물들의 연기 퀄리티가 높았기 때문에 많이 올라가서 그런 것이었습니다.
독특한 의상과 분장도 극과 매우 잘 어울렸어요.
푸대처럼 뒤집어쓴 원피스 안에 의상을 그려넣어 캐릭터와 매우 잘 맞는 의상들이었는데
무척 아방가르드하면서도 핵심을 짚어낸 설정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간중간 살짝 지루할 때도 있었지만 극의 종반부로 가면서 다시 또 유쾌함이 살아났구요,
이 이야기가 진짜 살인이야기였다면 연극이라고 하더라도 도의상으로 벗어나는 면도 있겠지만
(후기 읽어보니 어떤 분은 살인을 정당화한거 아니냐고 하시는 분도 있는데)
사실은 살인이 아니라 사고로 인한 사고고 어찌보면 자살이니 좀 희석이 되지 않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 극의 진짜 핵심은 이미 일어난 죽음에 대한 뒷처리를 둘러싼 소동이니까 그렇게 봐도 되지 않을까요?

엉뚱하고 유쾌한 마리사역을 하신 배우분을 보고 깜짝 놀랐네요.
엄청 베태랑배우일거라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작년 맨씨어터 갈매기에서 하녀로 잠깐잠깐 거의 대사없이 나왔던 이은 이라는 분이었어요.
그 짧은 연기경력에 이렇게 자연스럽고 능청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다니.
배우분도 훌륭하지만 이런 캐릭터를 잡아주신 연출분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입니다.
더불어 부인역을 하신 분도 정말정말 몰입되는 연기로 두분의 호흡이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빵빵 터지는 상황과 대사로 간만에 큰 소리내며 부담없이 볼 수 있게 만들어진 연극이었습니다.
여자관객 입장으로서는 참 재미있고 즐거웠는데
일부 남자분들의 입장은 여자들이 짜고 남편을 처리(?)하는 내용이 좀 불편했었나봅니다.
살인을 한 것은 아니니 좀 이해를 해주었어도 좋았을텐데 말이지요^^;
하긴 저도 영화 "해피엔드"를 보면서 많이 우울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공연 내내 깔깔거리며 참 많이 웃었습니다.
우스꽝스러운 배우분들의 분장모습과
번역된 듯한 말투의 대사들.
과장된 듯한 연기가 모두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웃다보니
조금씩 마음에 그늘이 생겼습니다.

잘못을 저질렀으니 살인은 정당하다는 듯이
서로를 설득하고 설득당하는 등장인물들을 보면서
씁쓸한 기분을 감출 길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저는 이 극이 너무 좋았습니다.
상연기간이 너무 짧아서 아쉬워요.
다음에 또 더 다듬어진 모습으로 오래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8/23에 관람했던 연극. 유쾌한 하녀 마리사.
아니 24일이었나.. 기억이 가물가물.

사실 대학로 코메디 페스티벌의 프로그램 중에서 이 작품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었다.
제목과 포스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포쓰.
풉.

그렇게 가서 봤던 연극.
알고보니 소설가 천명관님의 동명 단편을 원작으로 했다고.

오.재미지다 재미져.
그리고. 많은 부분에서 창작극이라기 보다는 번안극 같은 느낌.
블랙코미디를 풀어가는 방식이랄까 이런것들이. 게다가 배경과 인물이 모두 외국 기준으로 되어있어서 더 그랬을지도.
하긴. 유쾌한 하녀 마리사가 아니라 유쾌한 하녀 영자씨 뭐 이런 이름이었으면 조금 어색했을지도.

근데 나 이거 보는 동안 예전에 개봉했던 영화 "조용한 가족"이 생각났다.

비슷한 블랙코미디. 그리고 소란극.
그 영화가 개봉한지 벌써 십오년 가까이구나. 무려 98년 개봉작이었으니.

비슷하다 비슷해.
유쾌하다 유쾌해.
그리고 이 공연은 "대놓고 코메디"이다.

여튼. 난 지금 이 공연을 보고 나서. 천명관님의 소설집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기왕이면 "유쾌한 하녀 마리사"가 들어있는 단편집부터.

공연기간이 너무 짧았던 것이 흠.

설마. 한번 더 올라오려니 :)

천명관님께서 직접 대본을 쓰셨다고 해서 많은 기대를 하고 갔습니다.
원작 그대로가 아니라 그 이후로 이어지는 스토리로 전개된다는 얘길 미리 들었던터라
어떻게 진행될까 참 궁금하기도 했고요.

원작은 한국 소설이지만 외국 작품같은 느낌을 주었었는데
원색의 옷과 소품들, 분장과 통통튀는 대사들 덕분인지
연극도 외국 작품같은 느낌을 주더라구요!

주인공인 마리사 역의 배우분의 연기가 배역에 아주 잘 맞았다고 생각하고요
부인 역할 하신 배우분의 연기도 인상깊었습니다 ^^
마지막 참치잡는 오빠 캐릭터는 종잡을수없는 행동과 대사때문에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진행될수록 많은 웃음을 주었네요.ㅎㅎ

곰곰 생각해보면 참으로 잔인한 대사(?)들인데
맛깔나고 유쾌하게 담아내는 천명관님의 개성은
연극으로도 빛을 발하는것 같았어요...

그리고 연출도 참 재미있었어요!
슬로우 모션으로 옆집여자가 린치 당하는 장면ㅋㅋㅋㅋㅋ

제가 기대하고 상상했던 이상을 보여준 유쾌한 연극!!!
4일동안의 공연으로 끝나는 건가요?
그러기엔 넘 잘만들어진 연극... 아쉬운데요...ㅠㅠ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책 읽고 갔는데도 내용이 많이 달라서 볼거리가 많았고, 등장인물도 많고해서 재미있었어요ㅋㅋ
제가 본 대학로 연극 중에 제일 재밌었어요! 천명관작가님 짱ㅋㅋ 글고 막 회상? 이런거 할때 배경이 아니라 조명 조금 바꾸는 걸로 진행시키는 것도 재밌었고 이해도 잘 되고ㅋㅋ

내용 상 조금 아쉬웠던 것은, 뒷 부분이 질질 끌고 그래서 가면 갈수록 언제 끝나? 이런 생각이 짙어진다는 점이예요. 관객 입장에서도 시체 마리사 오빠가 처리해준다는게 뻔한데 그걸 막 풀어서 몇십분간 보여주고 이러니까 지루하고, 경찰 캐릭터는 괜히 넣은 거 같아요ㅠㅠ 가뜩이나 스쳐지나가는 인물들 좀 있는데(옆집 아줌마, 남편 친구) 왜 경찰까지 넣었는지, 극 전개에 거슬리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또 그냥 갠적으로 아쉬웠던 건 맨 앞자리였는데도 막 초대권 받고 오신 분들이 바닥에 뭐 깔고 앉고 해서 좀...

깨알같은 웃음 포인트가 많아서 즐겁게 볼 수 있었어요. 다른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