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세지가 인상 깊으면서도, 소극장이라는 공간의 활용이 돋보였던 극이었습니다.
구성에 있어서 다소 급하고, 배우분들의 노래가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곡들이나 연출이 좋아서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시간의 사용" (작, 연출:이수연 작곡:이지수 출연:이중현, 심재선, 장성원, 임진주, 이호철 제작:사다리움직임연구소 극장:대학로 아트센터K 세모극장 별점:★★★☆☆) 무대는 직사각형의 구조물이 4개가 배치되어 있다. 지금 37세를 살아가는 4명의 인물이 현재의 삶과 꿈 많던 과거의 ...삶을 회상하며 얘기하고 있다. 대사들이 금방 와 닿지 않고 4명의 얘기가 나오다 보니 뚜렷한 한가지 얘기로 통일되지 못하는 느낌이 든다. 노래는 좋았다. 그러나, 뮤지컬이라고 하기에는 노래와 춤이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다리움직임연구소 작품답게 구조물의 사용과 움직임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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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는 순간, 상당히 철학적인 작품이겠군 싶었는데(실제로 그러했지만 보기에 어렵지 않다. 보고 나서 머리 속이 복잡해서 그렇지^^;), 사다리움직임연구소 작품이라 봤다. [보이첵][휴먼코메디][왕벚나무 동산] 아주 잘 봤거든. [굴레방다리의 소극]도 봤지만, 작품성은 높되 너무 무서워서 패스.
좌우간 시간을 초월해 존재하는 나레이터가, 20대 때 남달리 빛나고 열정적이었으나 37세인 현재는 마모되고 몰락한 네 명의 남녀를 관찰한다.
20대에 대사관 앞에서 팝 아트 퍼포먼스를 하는 용기와 삐딱성을 지닌 세상 거칠 것 없던 아티스트, 오토바이로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며 ''세상의 끝''을 찾아 헤매던 여행자, 전대협 부회장으로 학생 운동과 노동 운동에 젊음과 투지를 불태우던 사회 운동가, 16세 때 데뷔하여 한국의 랭보 소리를 들으며 한강 바람의 소리를 듣던 작가.
안 그래도 빛날 20대 때, 유달리 반짝거리며 남다른 개성을 보여줘 미래가 기대되고 한껏 촉망받던 그들. 그들이 37세인 지금은 어떠한가... 넷 다 광채는 사그러들고, 주변 성공한 사람들과 달리 아직도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하고, 그로 인해 스스로도 불안해하며 부평초처럼 떠돈다. 난 지금까지 무얼 해왔던가(=시간을 어떻게 써왔는가). 앞으로는 무얼 해야 하나(=어떻게 시간을 써야 하나).
입지를 세우지 못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두려움과 불안함. 미래를 향한 포부와 자신감에 부풀어 있던 20대와 달리, 이제 선택의 여지가 얼마 남지 않은 나이. 새로운 가능성이 거의 닫히기 시작하는 마흔 코앞.
와, 정말 공감했다. 함께 흔들리고 두려워했다. 나도 20대 땐 한 열정 했는데(;) 어딜 가나 특이하단 소리 들었는데(;) 지금 내가 이뤄놓은 건 뭐가 있을까 하는 회한에 잠겼달까.
아무튼 배우분들 연기 좋았다.
특히 나레이터 역은, 냉정하고 관조적이며 가차 없는 나레이터 말고도 수위나 단체여행객 술취한 뜨내기 갤러리 등, 다양한 역을 소화해냈다. 필모그라피 보니 적어도 네 작품에서 뵈었어! 대머리(;) 덕분에(?) 어렴풋이 어떤 어떤 역이었는지 기억이 날 듯도 하다;
음악도 좋았다. 영화 쪽에서는 유명한 작곡가고, 뮤지컬 작업에서도 상 받은 이라더니, 과연... 이 작품에 무게과 감동을 더해주는 음악이었음! 막판에 "당신은 절망하며 살아왔는가, 또는 그 반대인가."라는 대사에 깔리는 음악에 눈물나는 줄 알았음. 멋져 멋져.
무대도 근사하고. 네 개의 철 네모(?)와 네모들로 엮인 벽과 균열. 가로 누운 초승달. 강렬하고 인상적이었다.
곱씹어볼 게 많은 작품이었다.
시간의 사용은 시간의 노예가 되어버린
37살의 평범한 4명.. 노동운동가, 작가, 팝아티스트,
여행가에 관한 이야기이다.
심리추적, 시간에 대한 두려움, 절망을 보여주며
시간의 의미에 대해 얘기한다.
이를 통해 바쁜 세상 속에서 뒤쳐지지않기 위해
발버둥치며 시간에 쫓겨 살아가는 현대인을 대변하며
관객들과 공감을 형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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