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극 페스티벌의 미스터 쉐프는 말 그대로 단 2명의 최소한의 배우만이 등장하여





이야기를 풀어가는 형식으로 등장인물의 특성을 아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작품이다.

등장하는 배우가 단 2명이라 다소 지루하지 않을까라는 나의 걱정은 우주 저멀리



날려버린 작품으로 매끈한 전개와 부드러운 창작 스토리로 아주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개성넘치는 캐릭터와 재치있는 음악들, 그리고 간간이 보여주는 퍼포먼스들과

역시나 빠질수 없는 코믹적인 요소들로 1시간 30분 가량의 연극 공연 내내 지루하지 않게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다.

또한 스토리안에 인간의 욕망과 복수, 그리고 화해와 화합의 요소들을 조합하여 연극을



통해 관객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교훈을 내포하고 있어 내용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한줄평 : 실험적이지만 역설적으로 매우 전통적인 한편의 창작 연극!

2인극 페스티벌의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진다!





추신 : 좌석은 자유석으로 공연시작 15분전부터 입장이 가능합니다. 조금 일찍 가서



대기하다가 맨 앞자리에서 관람하여 2배의 감동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

"벤치" (부제:변화와 융합 제13회 2인극 페스티벌 작:알렉산드르 겔만 연출:박소원 출연:조휘준, 문재경 제작:극단 신기루만화경 극장:에술공간 혜화 별점:★★★☆☆) 무대는 여러개의 화면에서 미래의 놀이공원인 듯한 영상을 보여주고 있고, 벤치가 놓여있다. 한 남자가 등장하면서 공연은 시작된다. 뒤이어 등장한 여자한테 집적거리지만 여자는 자기를 기억 못하냐며 반발한다. 이들은 일년전에 같은 장소에서 만났다. 서로의 거짓말로 감정이 변화하고 어떤 것이 진실인지 모른다. 미래의 공간에서 과거와 현재의 남녀관계를 잘 묘사하였다.

''벤치''

2013년 제13회 2인극 페스티벌 참가작이다.
작년과 재작년에는 1시간 정도 되는 2인극 두 편을 연달아 올리는 방식이었는데, 올해는 한 편만(물론 공연시간은 더 길다) 올리다는 점도 그렇고 극장 여러 곳에서 나누어 한다는 점도 그렇고, 뭔가 많이 달라진 느낌이다. 올해 페스티벌의 주제가 ''변화와 융합''이라 변화를 택한건가??
뭐, 어쨌거나 여러 극장에서 다양한 작품을 올린다는 점은 좋지만, 각 작품들의 정보를 알려주는 통로가 거의 없었다는 점은 이번 2인극 페스티벌에 대하여 매우 아쉬운 점이다. 예매 사이트들에 극장 별로 오픈되어 있는 페이지에도 위의 포스터 정도만 올라가있지, 각 극단과 작품에 대한 소개가 없어서 어떤 작품을 골라야할지 매우 난감했더랬다. 앞으로는 이런 점도 신경 좀 썼으면 좋겠다.

2인극 페스티벌의 참가작이니 당연히 배우는 2명, 등장인물도 2명... 제목 ''벤치''는 이 작품의 두 등장인물들이 만나고 싸우고 헤어지는 모든 일들이 벌어지는 장소를 의미한다.
시작은 왠지 노숙자 같기도 하고 그냥 술취한 보통 사람 같기도 해보이는 한 남자가 등장하면서부터이다. 이여자 저여자(관객이다!! ㅋㅋ)에게 집적거리다 이내 그냥 포기한 듯 벤치 한 곳에 누워 술과 담배를 즐기는데, 어느새 한 여자가 나타나 그와 묘한 말과 눈빛을 주고 받는다. 그러나 돌변한 여자 때문에 남자는 도망가는 것 같았는데, 곧 다시 벤치로 돌아와 말을 이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1년 전에 그 벤치에서 만나 이미 하룻밤을 같이 보냈던 여자!! 왜 자기를 버리고 도망쳤냐며 따지는 여자의 공격과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는 남자의 수비가 교차되며, 과연 진실은 무엇이고 이 두 사람의 속마음을 어떤지를 궁금하게 만드는 상황이 벤치 앞에서 이어진다.

이 연극은 결국 여자와 남자의 감정이 서로 엇갈리며 보여주는 묘한 부조화, 그 속에서 슬슬 드러나는 남자의 거짓말과 여자의 추궁,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하여 다시 던지는 거짓말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여자의 혼돈, 이런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두 인물의 감정이 매우 큰 폭으로 진동하면서 그들의 표정, 행동, 말투 같은 것들이 확확 바뀐다는 점이다. 평범한 연인이라면 2~3년에 걸쳐서 겪었을 관계의 변화를 단 1시간 정도 만에 소화하는 것이라 비유하면 대략 비슷하려나. 물론 그런 관계의 변화에는 대부분 남자의 거짓말과 여자의 애정결핍이 함께 기여하는 것인지라 그다지 아름다운 사랑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어차피 세상의 모든 사랑이 다 아름다울 수는 없는 법이니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두 사람의 관계 역시 현실감은 상당하다. 어떻게든 들통날 거짓말을 지키기 위하여 더 큰 거짓말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남자, 그에게 속는다는 걸 알면서도 과감하게 이별을 선택하지 못하면서 애정을 구걸하는 여자, 정도의 차이일뿐 이런 사람은 주변에서 수두룩하게 찾을 수 있는 것 아닌가. 물론 이 작품의 두 인물들은 매우 극단적인 거짓말과 결핍 증세를 보여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이질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은 아마 저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인물들의 감정이 크게 바뀌니 그것을 표현하는 배우들의 모습 또한 그러하다. 내용이 어쨌든간에 남자와 여자가 서로에게 좋아 죽을 때의 연기와 격렬하게 대치할 때의 연기를 생각해보면 이 작품의 두 배우들이 참 대단한 연기를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렇게 극단적인 감정을, 그렇게 짧은 시간에, 그렇게 여러번 오가면서 표현한다는 것, 분명히 보통 일은 아니지 않을까.
또 하나 이 작품의 특이한 점은 그들이 머물렀던 벤치가 묘한 분위기의 놀이동산 옆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작품 내내 들어 지금도 귀에서 환청이 들리는 것 같은 ''성인들을 위한 놀이동산'' 어쩌고 하는 방송이 계속 들리는데, 그들의 감정이 변할 때마다 방송의 내용도 조금씩 바뀐다. 그 방송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두 인물의 감정과 행동을 이해하는데 지장은 없었을 듯 하니, 딱히 굳이 이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주의 깊게 들어보면 무대의 상황에 따라 바뀌는 멘트가 꽤 재미있다. 그리고 작품이 끝나갈 때면 어느새 문까지 닫는 디테일을 발견할 수도 있다.

연인(...이라고 하기에는 하룻밤 인연일 뿐이었지만) 사이의 다툼이 어떻게 커지는지 알 수 있는 디테일을 가진 작품이기도 했다. 과연 정말 여자는 그 중요한 지갑이 남자의 자켓에 들어있다는 것을 그 타이밍에 알아챈걸까? 한 번 더 본다면 그런 자세한 점에 대해서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쉽게도 오늘이 막공이었다. 다음에 또 볼 기회가 오려나 모르겠네 ㅎㅎ

"미스터 쉐프" (부제:변화와 융합 제13회 2인극 페스티벌 작:차근호 연출:선욱현 출연:윤상호, 이송이 제작:극단 필통 극장:에술공간 혜화 별점:★★★★☆) 한국 최고의 이탈리아 요리사가 보조 요리사를 채용하는데, 한 젊은 여자 요리사가 합격한다. 정통 레시피만 믿고 요리를 하는 미스터 쉐프에게 젊은 요리사는 새로운 변화와 혁신적인 방법을 요구한다. 이들의 얽혀 있는 과거가 드러나고, 각자의 요리사에게는 치명적인 단점들이 밝혀지면서 극의 절정 부분에 이른다. 짜임새 있는 얘기와 여러가지 웃음 코드가 재미있었다. 집중력 있는 연기를 보여준 이송이 배우님의 연기가 좋았다.

"누구를 향해 쏴라!" (부제:변화와 융합 제13회 2인극 페스티벌 작:해롤드 핀터 연출:송현옥, 나현민 출연:손기홍, 홍상표 제작:극단 물결 극장:에술공간 혜화 별점:★★☆☆☆) 외부와는 단절된 공간에 형사인 듯한 두 남자가 있다.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낸다. 마침내 최종 지시가 내려오고 뜻밖의 결말에 이른다. 결말의 의미를 잘 이해하기 어려웠고, 연계성 없는 상황과 대사가 지루했다. 지시가 내려오는 장면을 영상을 이용하여 표현한 것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