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찾아서" (부제:2013 연희단거리패 신작 레파토리 작:아세르·A·라작 연출:이승헌 음악감독:옴브레 출연:배보람, 윤정섭 제작:연희단거리패 극장:게릴라극장 별점:★★★★☆) 쉽게 접해보지 못하는 이라크 작가의 작품으로 연희단거리패의 신작이다. 이라크의 어느 도시에서 차와 아버지를 도둑맞은 남매가 아버지를 찾아 헤매이는 과정을 그린 얘기이다. 그 과정에서 돈벌이이의 수단이 되어버린 아버지와 한 여인을 만나게 된다. 2명의 배우가 여러가지 역할을 하고, 노래도 부른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을 정도로 열연을 보여주신 윤정섭 배우님과 흡인력 있는 눈빛과 다양한 표정의 배보람 배우님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공연이다. 거기다 노래는 왜 그렇게 잘 부르시는지... 뮤지컬 배우보다 감정 표현이 뛰어나서 노래가 더욱 마음에 다가오는 것 같다. 모든것이 돈으로만 평가되는 세상에 돈으로는 평가할 수 없는 아버지의 존재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공연이었다.

잃어버린 아버지가 경매장에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늘 두려운 전쟁속에 사는 그들.
이미 병원건물까지 부수는 잔인해져버린 그곳.
그렇게 모든게 어렵고 힘들었던 시대속에 물건을 훔치는 일은 흔하다.

차를 도둑맞으면서 아버지와 인생까지 모두 잃어버린듯한 허무함이 다가오면서 삶의역경은 계속된다.

지금 나라는 외부의 적과 싸우는중, 내부 문제는 알아서 하라는 정부의 말이 안타깝게 들려왔다.

그렇게 아버지를 찾아 여행 아닌 여행은 계속된다.
관객과 함께 ''아버지''를 외치며 간절함을 더욱 공감하였다.

사람의 동정심도 돈으로 거래되는 세상. 안타까움을 잊을수 없었다.

인간은 ''돈''이 있을수록 마음은 ''돌''이 되버린다.
현실의 아픔을 잘 표현함을 볼 수 있었다.

이슬람 사람은 늙어갈수록 신과 닮아간다고 했던가 하얗고 긴수염이 지난인생을 말해준듯 하였다.

불쌍한 사람을 대상으로 지나가는 행인에게 동정심을 유발시켜 돈을 벌게한다는 새로운 돈벌이에
과연 인간이 인간에게 할 수 있는 최악의 행동임을 보여주었다.

인간을 사고파는 것이 최고의 매매라고 생각하는 그들.
정상적이지않는 모든것들이 팔리는 세상이 되버린것이다.

심지어 죽게되면 각각의 기관을 떼어서 파는 처참한 인생의 마지막을 상상하게 된다.
살아서는 영혼을 팔고 죽어서는 물질로 된다는 표현이 너무와닿았다.

"침묵은 아름답다"
그렇게 자신도 몇번이나 팔리면서 자신이 당했던 아픔을 다른사람에게 느끼게 하듯 되풀이됨을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축구선수도 인간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도구인가?!

더이상은 신의 존재가 없다고 생각되는 그들은 자신에게 동정하라는 말로 모든사람을 혼란에 빠트린다.

한사람의 흥정.
늙은 아버지를 대상으로 가격을 깍으려는 것이 아닌 편안한 가정을 위함이었던 것이다.

누구나 가정과 희망이 있었지만 전쟁으로 인한 책임은 아무도없다.
그렇게 누구라도 상관없이 살게되었기에 주위모든것은 자신에게 맞춰보인 것이다.

불쌍한 한 인간보다는 더러운 돈만 밝히는 세상.
그렇게 전쟁의 후유증은 인간의 정까지 파괴함을 보여주었다.

너무나 극적이고 심각한 상황이지만 리얼하고 역동적인 모습은 진지함속에 웃음을 유도함을 볼 수 있었다.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잇는 이웃사람들을 보는것처럼 꾸미지 않고 생동감있는 표정에 자연스러움 느꼈다.

2명의 배우가 9역을 소화해내는 열정도 보여주었다.
도둑, 상인, 청소부, 노인, 자식..

''윤정섭''님의 머리카락이 모두 땀으로 흠뻑젖고 점점 공연이 진행 될수록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배보람''님의 똘망똘망하고 초롱초롱한 눈. 작은키에 깡총깡총거리는 모습은 역할에 집중할 수 있었다.

어쿠스틱 기타연주에 배고픔과 서러운 세상을 한탄하는 남녀의 서글픈 목소리.
그들의 즉흥적인 노래는 인생의 역경을 말하며 삶에 공감을 느끼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