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끝나자마자 리처드3세 연기한 배우 이름부터 찾아봤어요..ㅠ

주변에 추천하고 싶은데 딱 하루 공연..ㅠㅠ 이날 대학로에 보수단체 집회로 진짜 어수선했는데
그래서 볼까말까 망설였는데.. 보기를 너무 잘한것 같아요

주변에 보라고 권해주고 싶은데 딱 하루공연..ㅠㅠ 배우분은 너무 힘들었겠지만.. 관객은 너무 아쉽네요.ㅠ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한번 쯤 보고 싶어서 예매 하게 되었는데요. 무대와 조명,사운드 등 연출이 전체적으로 차갑고 단조로운 느낌이 들어서 주인공 리처드의 냉혈한 적인 모습과,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절망적이고 자학적인 스토리가 더욱 신랄하게 드러났다고 봅니다. 계속 여운이 남는 작품이네요. 다시 한번 보고 싶습니다.

오직 한번 뿐이었기에, 무대 위의 리처드는 온 힘을 다해 스스로를 드러냈던 연극. 바닥을 기는 것 마냥 돌아다니며 자신에게는 존재한다고 한 적 없던 인간다움을 과시한다.

좋았습니다.

연출진들과 배우님들이 화려해서 무척이나 기대했던 공연이었습니다.

하지만 고전극이고 딱 하루밖에 안하는 공연이라서 준비하기가 녹록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막상 공연 당일이 되자 부담없는 마음으로 객석에 앉았습니다.

물론, 전체적으로 모두 만족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기돈 배우님의 리처드3세는 제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모든 생각을 바꿔주셨고

개인의 죄가 오로지 개인의 죄와 악으로만 끝나는 것일까...

우리는 타인에게 타의인지 자의인지 간에 악의 씨앗을 뿌리고 조롱과 멸시로 씨앗의 뿌리를 자라게 하고

종국의 파멸을 스스로 만들어 내고서는 타인만을 비난하며 책임을 전가시키고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낳아준 어머니에게 너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라는 말과 함께 온갖 비난과 저주를

퍼부어대던 어머니의 품에서 그녀를 찌르거나 원망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어머니의 체온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 싶어하는 그리움의 열망이

이기돈 배우님의 손끝에서 아주 조심스럽게 너무도 절실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장면 이후로 리처드3세 왕은 왕위를 찬탈하기 위해서 친족을 죽이는 무차별한 왕이 아니라

태생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인정받지 못한

한 인간의 처절함과 그런 세상의 칼날을 피하기 위해서 처절하게 몸부림 칠수밖에 없었던

한 인간의 인격의 멸망을 보았습니다.

단 하루만 올리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공연이었습니다.

느슨하게 떨어져 있는 밧줄을 잡아 당겨서 좀더 팽팽한 연극으로 재연출하셔서

다음에도 꼭 이기돈 배우님께서 주연을 맡아주셨으면 좋겠네요

이기돈 배우님의 리처드 3세를 보기를 희망합니다.

좋은 공연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