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연극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인생무상을 배우들의 열정으로 잘 표현했습니다... 계속적으로 공연됐음 좋겠습니다...

벚꽃동산이란 연극을 정말 좋아하는데 참 재밌고 탄탄하게 잘 만들어준 거 같아 보기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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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체홉, 그리고 대학로를 지나가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흑백 전경.

이 조금은 낯설고 뜬금없는 두 가지는 극단 백수광부의 벚꽃동산을 통해 하나가 되었다.

안톤체홉의 벚꽃동산 속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꿈을 꾸고 있다. 과거에의 향수, 보다 나은 미래의 모습, 이상향 등등... 이 많은 인물들은 서로간의 대화를 통해 외면과 내면 사이의 괴리, 허위 등을 보여주기도 하고 자기만의 환상에 갇혀 타인의 현실적인 조언에는 귀기울이지 않으면서도 상대의 허위를 견지하고는 조롱 또는 그 자체를 외면하기도 한다. 조금은 시니컬한 면모가 보이지만 1막 초반 라네프스까야 안드레예브나와 그 일행이 영지로 돌아오는 장면, 3막을 여는 (인터미션 직후 2부가 시작하는) 장면의 동화적인 연출은 작품 속 인물들의 꿈을 몽환적 기법을 통해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이 작품은 두 명의 광대, 경제적인 면에서는 가장 현실적이지만 사회적인 면에서는 몽상적이어서 그만큼 소외되고 희롱의 대상이 되는 로빠힌의 꿈에서 시작되어 귀도 잘 들리지 않아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기 일수인 늙은 하인 피르스의 꿈으로 끝난다. 작품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과 피르스의 꿈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며 작품의 수미쌍관적 구조를 이루는 대학로의 흑백 전경은 안톤체홉 속 벚꽃동산 속 시대와는 거리가 있지만 대학로를 지나와 이번 ‘벚꽃동산’을 보러온 우리들, 객석의 우리의 모습을 반추한다. 흑백이라는 효과로 사실성이 약화된 영상을 보며 객석에 앉은 나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벚꽃동산> 속의 꿈꾸는 인물들을 만나고 나니 나 자신의 꿈은 무엇일까 다시 한 번 나 자신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전의 소극장 공연이 밀도있고 더 좋았다는 생각입니다.;;
이지하 배우님 연기는 칭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