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의 역동적인 움직임, 그리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절대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기준에 대한 생각과 고찰을 실험적이고 파격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정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무엇인가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아직도 달리던 그들의 땀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어리둥절하게 시작된 연극은 보는내내 뭐지? 의문이 들었다.
제목을 보고 바라는것에 대한 드라마틱한 연극을 기대했던것같다.
연극의 중반부 쯤에는 요즘 여기저기서 보여주는 부조리 불평등 가난 등에 대한 뻔한 지적질인가 생각했지만 내생각에는 그래도 행복한 삶에대한 표현이 아니었을까? 생각되었다.
땀흘리며 의견을 말하고, 자신을 표현하고, 각자의 위치가 환경이 출발점이 다를지라도 열심히 어딘가를
향해서 지칠때 까지 달려가는 모습에서 그냥 막연한 희망을 느꼈다. 연극을 보며 나도 함께 달린 열심히 달린 기분이 들었다.

제작자의 의도가 엥 그거 아닌데 라고 말해도 ...나는 나대로 ^^

어차피 막공 이어서 스포 그냥 떠뜨립니다. 바로 내용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참고로 스토리가 있는 연극이 아닙니다. 밑에 내용 보고 이게 뭐야 하실 수도 있습니다. 처음 라디오가 흘러나오고 기준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다음 관객 좌석에 앉아 있는 배우 한 명이 라디오를 바꿔 틀고 2002년 솔트레이크 시티 김동성이 오노에게 금메달을 도둑맞은 그 때 생중계가 들립니다. 그리고 배우가 명반의 조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명반은 결국 자신의 판단이죠.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 영화나 드라마에서의 명대사를 말합니다. 그리고 퇴장하고 4명이 들어와 네모의 꿈을 부릅니다. 그 뒤 양쪽에 있는 프린트기에서 2명이 각자 엄청난 양의 프린트를 하고 종이가 흩날립니다. 이 중 딱 5장만 서로 다른 색깔이 있습니다. 청소부는 나머지 종이는 다 쓰레기통에 버리고 색깔 있는 종이 5장만 챙깁니다. 그 뒤 탁구채를 든 네 명이 나와 출석을 부르고(김철수, 김영희, 이철수, 이영희, 박철수, 박영희, 최철수, 최영희, 윤철수, 윤영희, ......) 연극 구조에 대한 수업을 합니다. 겁나 뛰느라 지치고 수업이 끝나고 곧 2교시가 또 시작되어 이번엔 등장인물에 대한 수업을 합니다. 3교시가 시작되려 하자 탁구채를 던지고 다 나갑니다. 그 뒤 한 명이 나와 유명 영화 배우나 가수의 이름을 대며 나는 ~~도 아니고 ~~도 아니다는 반복합니다. 마지막으로 나는 마이클 잭슨은 아니지만 마이클 잭슨 노래를 좋아한다. 그리고 노래를 한 곡 부릅니다. 마지막으로 6명이 다 나와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각자 층에 내릴 때마다 뛰기 시작합니다. 다들 뛰면서 우리 나라가 역대 올림픽, 월드컵에서 처했던 오심 사례들을 나열합니다. 2002년 쇼트트랙 김동성, 2004년 체조 양태영, 2006년 독일 월드컵 스위스전, 2008년 여자 핸드볼, 펜싱 신아람, 펜싱 조준호(연도가 잘 기억이 안 나네요.)까지 우리가 국력이 약해 그렇다고 결론 내립니다. 그리고 2016년 박상영 선수의 금메달 장면을 끝으로 다들 지쳐 쓰러지며(위에 사례 하나하나 얘기할동안 6명 다 뛰고 있습니다. 거의 15분을) 극은 마감하는 듯합니다. 그런데 반전은 마지막에 있습니다. 2002 월드컵 이탈리아전, 스페인전의 영상과 댓글이 그 국가들 입장에서 나옵니다. 우리나라는 이탈리아 선수의 머리를 발로 차고 옷을 끄는 등의 비매너 플레이를 많이 합니다. 스페인전은 오프사이드가 아닌데도 오프사이드가 불리고, 파울이 아닌데 파울이 불리고, 골 라인을 넘지 않았는데 골 라인 아웃이 불리며 스페인은 무려 3골을 도둑맞습니다. 만약 이 때 VAR이 있었다면 4강 신화가 있었을까요? 아니면 최소한 16강이라도 진출했을까요? 정말 장문의 글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이 생각하는 기준이 옳은가요? 진짜로요? 단지 그렇게 믿고 싶은 거 아닐까요? 연극의 주제는 기준입니다. 그런데 제목은 HOPE입니다. 즉 내가 바라는 것에 따라 기준은 바뀌는 것입니다.

처음 시작때는 줄거리 모르고보면 어떤내용일지 모르는데 보다보면 느끼는게 많아지는 연극입니다. 보는관객분들 마다 다르겠지만 개개인의 주관적인 생각들로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과연 순위가 어떤의미가 있는지 그렇게 열심히했는데 주관적인 다른사람들의 판단으로 인해 무너졌는대도 다시 희망을 갖고 일어서는 모습들을 연극에서 보았습니다. 어떤장면에서는 왜 이렇게 표현했을까라고 생각했던부분들도 있지만 이것또한 주관적인 생각이고 어떻게보면 이런순위에 밀려서 살기보단 내 행복을 기준으로 살아가는게 중요하지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수용한 기준을 달성하는 순간, 혹은 달성 후 내 성취와 노고를 부정당했을 때의 절망감을 이 연극은 내 눈 앞에 보여줍니다. 그리고 내가 다시 일어설 힘이 있는 사람임을, 그 힘찬 발걸음을 그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수도 부정할 수도 없다고 느꼈습니다. 기준을 도달하기 어려운 절대적 가치로 여겨 우울에 잠기곤 하는 제게 위로가 되었어요. 몰입해서 보느라 시간이 금방 가버렸습니다. 잘봤어요~